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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 ♡ 시인방

공범

작성자김별|작성시간14.04.19|조회수319 목록 댓글 36

공범 / 김별

 

-----(비통한 마음으로 삼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비옵니다)

 

솟구치는 분노에 치가 떨립니다.

억장이 무너지는 고통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있을 수가 없는 일,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또다시 이 땅을

원한의 통곡소리로 뒤덮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슬픔의 눈물 대신

참회의 눈물을 흘려야 합니다.

 

이 선량한 사람들을 살해한 자는

진정 누구입니까?

직무를 팽개치고 도망가기 바빴던 세월호의 선장입니까?

침몰하기 직전까지 승객들에게

배안에 그대로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방송을 되풀이하다가

정작 자기들은 먼저 구명벌을 잡아타고 도주한 선원들이었습니까?

아니면 구명조끼를 학생에게 벗어주고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다

스물두 살 꽃다운 나이를 접어야 했던 박지영 승무원과

배가 침몰하기 직전까지 구조에 앞장서서

승객 이십여 명을 구하고 침몰 직전에야 탈출한 김홍경님과

자신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고 다시 구조를 위해 뛰어들었다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2학년 정차웅군입니까

다섯 살짜리 아이 권지연양를 안고 탈출한 박호진군과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에 안간힘을 썼던 정의로운 승객들이었습니까?

 

우리는 늘 그렇게

안전하다는 말을 믿다가

나라를 빼앗겼고

전쟁을 맞았고

영문도 모른 채 살해당했습니다.

 

우리는 누구입니까?

당신은

나는

이 죽음 앞에 당당합니까?

이 죽음 앞에 부끄럽지 않습니까?

이 죽음 앞에 슬퍼할 자격이 있습니까?

이 죽음 앞에 누군가를 욕할 자격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나도

당신도

그리고 우리 모두는

무책임한 선장이었고

기본적인 매뉴얼조차 지키지 않았던 공범이었고 방관자였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들을 죽였고

또한 우리 역시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언제 다시 죽어야 할 지 모를 잠재적 처리 대상자들입니다.

 

나는

당신은

우리는 지금껏

얼마나 정의로웠습니까?

얼마나 법과 질서와 양심을 잘 지켰습니까?

민주시민으로서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얼마나 떳떳하고 선량했습니까?

누구를 욕하고

누구를 책임자라 손가락질 하시겠습니까?

우리는 아직도 사람의 가슴으로 체온은 따듯합니까?

돈 이외의 가치가 아직 우리들 가슴속에 남아 있습니까?

 

당신은

땅투기 하지 않았습니까?

위장전입하지 않았습니까?

세금포탈하지 않았습니까?

공금횡령하지 않았습니까?

남이야 죽든 살든 나만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사기치고 음해하고 무고하고

무전유죄 유전무죄

철저한 정글의 법칙을 모든 법률보다 상위에 두지 않았습니까?

돈만 있으면 황제처럼 굴림하며 살 수 있는 이 나라

가난한 약자들은 언제나 죄지은 종으로

평생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이 나라

당신은 지위를 이용하여 약자들에게 갑을 횡포를 일삼지 않았습니까?

당신이 모은 재산, 정녕 깨끗하고 부끄럽지 않습니까?

당신이 누리는 명예, 떳떳하게 진정한 노력의 대가입니까?

당신은 진정 존경 받을 만한 사람입니까?

 

자살률 세계 1위

노동시간 세계 1위

1인당 술 소비량 세계 1위

음주운전율 세계 1위

음주운전 사고 세계 1위

청소년 흡연율 세계 1위

사회불평등 빈부격차 세계 1위

사교육비 세계 1위

학교 교육비 가계 부담률 세계 1위

대학 교육비 민간 부담률 세계 1위

국민소득 대비 부동산가격 세계1위

정신병원 강제 입원 세계 1위

40대 남자 사망률 세계 1위

세계 진출 매춘 여성 세계 1위(12만명, 매춘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4배)

여성 노동자 저임금 비율 세계 1위

어린이 도로교통 사망률 세계 1위

노인 빈곤율 세계 1위

이혼율, 낙태율 세계 1위

고령화 저출산 세계 1위

성형수술 세계 1위

화장품 사용 횟수 세계 1위

여성의 남자 무시 욕하기 세계 1위

항생제 소비량 세계 1위

꽃뱀 통계 세계 1위

더치페이 안하기 세계 1위

미국 입국 심사대가 뽑은 꼴불견 여성 세계 1위

농촌 총각 사기결혼, 이혼율 세계 1위

고급 위스키 출고량 11년간 연속 세계 1위

무고범죄율 일본의 4,151배, 위증죄 671배

총 113만 명의 무고한 양민학살

 

OECD국가 중 강간율 1위

OECD국가 중 저임금 비율 1위

OECD국가 중 빈부격차 불만비율 1위

OECD국가 중 노동소득분배율 최악 1위

OECD국가 중 자본소득분배율 1위

OECD국가 중 생활만족도 꼴지

OECD국가 중 육아지원 부담률 꼴지

OECD국가 중 생계비 꼴지

OECD국가 중 독서량 꼴지

OECD국가 중 국가청렴도 꼴지

OECD계산법 실업률 22%

이 외에도 우리는 얼마나 부끄럽고 죄 많은

1위와 꼴지를 가지고 있습니까?

 

10%의 부자들이 국가 전체 부의 74% 차지

1%(10%)의 인구가 54%(86%)의 사유지 차지

국민소득대비 가계부채 95%

월 100만 원 이하 노동자비율 34%

한해 가출청소년 50만 명

무주택가구비율 45%

빈곤층 1,200만 명

결식아동 120만 명

 

이래도 복지사회를 말하고

행복과 선진국을 외치고

세계화를 외치고

정의니 준법이니 민주사회를 외치겠습니까?

 

우리는 누구입니까

나는 누구고

당신은 또 누구입니까

우리는

우리 사회를 이런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만든 공범 아니었습니까?

누구를 욕하고

누가 욕먹어야 합니까

누가 돌을 던지고

누가 그 돌에 맞아 죽어야 합니까

돌을 맞아야 할 사람이 단지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뿐이었습니까?

우리는 지금껏

똥 묻은 개가 되어 겨 묻은 개를 물고 뜯지는 않았습니까?

제 눈의 들보는 못 보고 남의 눈의 티끌만 욕하지 않았습니까?

우리는 어느새

천사보다 더 천사 같은 얼굴을 가진 악마가 되어버린 것은 아니었습니까?

 

선거 때만 되면 금방 좋은 세상이 올 것 같은데

종교를 가지면 금방 구원을 받아 불행한 사람은 이 땅에 단 한사람도 없을 것 같은데

위정자들의 말을 들으면 이 땅이

금방 젓과 꿀이 흐르는 세계 최고의 행복천국이 내일이라도 될 것 같은데

절망을 지나 희망이 없는 사회가 되고 말았습니다.

살아볼수록 더 힘이 듭니다.

가난한 사람은 점점 늘어나고

사막이 되어버린 도시는 무섭고 가증스러운 하이에나들만 우글거립니다.

 

가엽고 억울한 원혼이 넘쳐나는 이 땅에

진정 진실과 사랑은 있습니까?

착하게 열심히 일한 대가로

평생 굴종의 삶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화장실 둘 딸린 근사한 아파트와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기며 보내는 휴일은 영원한 꿈입니까?

대형유통매장 하나가 생길 때마다

서민들 구멍가게 950개가량이 쓰러지는데

이들에게

진정 행복과 희망을 말하겠습니까?

거짓과 위선이 넘치는 이 땅에서

포기하지 않고 다시 꿈을 이어가도 좋겠습니까?

 

오늘 우리가 흘린 눈물이

진정한 것이었다면

이제 참회의 눈물을 흘려야 합니다.

나약한 눈물을 거두고

분노의 눈물을 흘려야 합니다.

가여운 영혼들에게 꽃 한 송이를 바치는 것으로 슬픔을 달래고

늦었지만 이 땅에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위기에 몰린 민주주의의 기치를 다시 들어야 합니다.

썩어빠진 구시대의 인식과 관행을 몰아내야 합니다.

기득권자들의 이익챙기기 수단이 되어버린 법을

국민 모두의 법으로 새로이 만들어야 합니다.

정치인, 언론인, 재벌, 군부, 종교인, 교육자, 공무원, 법조인 등등.......,

이 땅에 힘 있고 가진 자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스스로 내려놓고 내부개혁부터 단행해야 합니다.

지난 수십 년 간 국민의 희생과 도움으로 이룩한 성과를

이제 국민의 몫으로 돌려주어야 합니다.

언제까지 시기상조라고만 하시겠습니까?

언제까지 감언이설과 술수로만 국민을 속이겠습니까?

그것이 아니고서는 모두가 위선입니다.

그것을 솔선수범하지 않고는 모두가 죄악입니다.

그것이 아니고서는 내일이라도 다시 이런 참혹한 죽음은

우리의 목숨을 어디서든 예고 없이 덮칠 겁니다.

 

그것이 피지도 못한 꽃다운 목숨을

이유도 없이 살해당한

가여운 영혼들의 마지막 절규일 것이고

유가족에 대한 진정한 보상이고

국민과 역사가 내리는 준엄한 명령입니다.

 

무엇이 역사바로세우기입니까

이것을 실천하는 일이 역사바로세우기이고

진정한 선진국이 되는 길이고

민주주의가 꽃피는 복지국가가 되는 길이고

대한민국이 진정 자랑스러운 세계 1위가 되는 길입니다.

이 땅에서 끝없이 울려 퍼지던

죽음의 장송곡을 영원히 몰아내고

진정으로 힘 있는 나라

행복한 국민이 되는 길입니다.

 

가여운 영혼들이여 편히 잠드소서

미움, 아픔, 두려움, 억울함, 다 버리고

자는 듯이 이제 편히 잠드소서 !

하늘이시여 !

이 가여운 영혼들을 굽어 살피소서 !

눈물을 흘리며 엎드려 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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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C-미경 | 작성시간 14.04.20 우리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너무 부끄럽고 슬픈일입니다.
    서로 원통해 하고 비통해 하다가도 금방 잊어버리는 습성이 더 문제인것 같습니다.
    문제를 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잊기에 바쁘고 기억에서 지우기에 바빠
    오늘 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반성을 하고 책임을 지고 다짐을 하고 앞으로는 그런일이 생기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좋은글에 머물다 갑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4.21 지성인이란 일반대중이 생업에 종사하느라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할 때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고, 사막에서 길을 잃고 우왕좌왕 할 때 오아시스가 있는
    방향을 제시해 주는 사람일 겁니다. 그러나 지성인은 원래 사회적 신분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기득권세력과 타협하지 않기에 말이지요. 그런 까닭에 일반대중이 지성인에게 힘을 모아주지 않는다면 그 힘은 미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일반대중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없겠지요. 그래서 일반대중은 지성인에게 힘을 모아주어야 합니다.
    함께 해야한다는 거지요. 미경님의 마음이 그러하시니, 끝까지 함께 해 주세요.
    무슨 혁명을 하거나 대단한 일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 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4.21 김별 정의로움 목소리들을 더 큰 사회적 힘으로 만들어 내야 하니까요. 그때만이 꺼져가는 우리 사회의 희망을 불씨를 다시 되살릴 수 있을 겁니다. 미경님의 진심어린 말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클라라윤 | 작성시간 14.04.21 사랑하는 내 조국의 현주소가 여기라니.....
    이토록 치욕스런 국제적 망신은 또 어찌하오리까?
    손가락 한마디도 까딱하기 싫은 의욕 상실의 맨붕상태에서
    님의 글에 실낱같은 희망의 빛이 보입니다.
    고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4.21 클라라윤님의 말씀에서 저 역시 용기를 얻습니다.
    님의 안타까워하시는 마음과 저의 마음이 무엇이 다를까요.
    저 역시 요 며칠 의욕상실의 맨붕 상태인 걸요.
    그렇지만 절망만 하고 있기에는 우리 국민은 아파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는 것 아니겠는지요? 정의로운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해요. 그때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나라, 행복한 국민이 되지 않겠습니까?
    귀한 말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보람있는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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