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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 ♡ 시인방

국화꽃

작성자김별|작성시간14.04.26|조회수203 목록 댓글 32

 

국화꽃 / 김별

 

세상의 모든 꽃들이 다 떨어진 날에

초록이 꽃같이 아름다운 날에

 

하나 둘

저녁별이 돋아나듯이

 

어두운 바다에

등댓불이 밝혀지듯이

 

피지 말았어야 할 사연의

쓰디 쓴 향기를 품고

 

꽃잎마다

차마 삼킬 수 없는 이슬이 맺혀

 

세상 화려한 색깔 다 접고

살풀이, 그 영혼의 색깔로

 

한,

그 지워지지 않을 넋으로

 

피지 말았어야 할 날에

피지 말았어야 했던 꽃이여

 

보낼 수 없는 마음

떠날 수 없는 마음

 

잡을 수 없는 마음

놓을 수 없는 마음

 

땅도 울고

하늘도 울었건만

 

꽃 잎 한 장 한 장마다 새겨진 빛나는 눈빛이여

꽃 잎 한 장 한 장마다 새겨진 따듯한 가슴이여

 

굽이굽이 강물이 되고

어두운 하늘에 새가 되어도

 

억만 년을 풀어도

다는 못 풀

 

그 눈빛, 그 마음

뼈에 새긴들 이보다 아플까만

 

물 위에 쓴들 그 이름 지워질까만

돌에 새긴 사람이여

 

돌을 쪼아 새긴 얼굴이여

그 영원한 웃음이여

 

어느 이별인들 사랑보다 아름다울 수 있으랴만

숨을 쉬는 것, 살아있다는 것이 죄가 되는 날에

 

무슨 약속으로 이 손을 놓으랴

무슨 다짐으로 이 눈물을 닦을 수 있으랴

 

피지 말았어야 할 날에

피지 말았어야 했던 꽃이여

 

세상의 모든 원통 애통 절통 비통

고통 다 접어

 

꽃 같은 목숨을

꽃 같이 거두어 가지 못한 목숨이여

 

꽃 같은 목숨을

꽃이 같이 거두어 간 목숨이여

 

여기 통곡으로도 보내지 못 할 자리

천만 송이 꽃으로 피었나니

 

차마 하지 못할 말

죄가 되고 천벌이 될 말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천만 번을 소리쳐도

부족한 말로

 

용서를 구하고

꽃 한 송이 바치며 피눈물을 삼킵니다

 

채 피우지도 못한 꿈

떨어지지 않을 발걸음

 

꽃잎처럼 거두시고

이제 편히 쉬소서

 

님들은 보내지 못한 가슴에

영원히 남아

 

이 땅에 진정 눈부시고 향기로운 꽃으로

다시 피어날 것입니다

 

피어나,

이 땅에 선과 정의의 혼이 될 것입니다.

 

사랑과 행복과 새롭게 만들어 가야 할

새 시대의 희망에 영령이 될 것입니다

 

이제 편히 잠드소서

이제 고이 잠드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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