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 장사와 울아내
수수밭 김매던 아낙이 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마침 굴비 장사가 지나갔다.
"굴비사려, 굴비!
아주머니, 굴비사요."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요."
메기수염을 한
굴비 장수는 뙤약볕 들녘을 휘 둘러 보았다.
"그거 한번 하면 한 마리 주겠소."
가난한 계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주먹밥 싸들고 품 팔러 간
남편 의 얼굴이 떠올랐다.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올랐다.
"웬 굴비여 ?"
아낙은 수수밭 고랑에서 굴비 잡은 이야기를 했다.
사내는 굴비를 맛있게 먹고 나서 말했다.
"앞으로는 절대 하지 마!"
수수밭 이랑에는 수수이삭 아직 패지도 않았지만
소쩍새가 목이 쉬는 새벽녘 까지
사내와 계집은 잘살길 기원하며 ...
풍년(豊年)을 기원하며 수수떡방아를 찧었다
며칠 후 굴비 장수가 다시 마을에 나타났다
그날 저녁 밥상에 굴비 두 마리가 또 올랐다.
"또 웬 굴비여!"
계집이 굴비를 발라 주며 말했다.
"당신이 앞으로는 절대 하지말라고 해서
앞으로는 안허고 뒤로 했구먼유 ..."
"이 넘의 여편네야 ~
사내밑에 깔리지 말란말여~~!
알았어 ? ..으이그~~ 이걸 걍 !!!! "
그리고 며칠 후 또 굴비 장수가 마을에 나타났다
그날 저녁 밥상에 굴비 세 마리가 또 올랐다.
"또 또 웬 굴비여!"
계집이 굴비를 발라 주며 말했다.
"당신이 사내밑에 깔리지 말라혀서
내가 그사낼 깔고 앉자 위올라깄먼유.
아~이그 여편네야!..
개똥벌레들이
밤새도록 사랑의 등 깜박이며 날아다니고
베짱이들도 밤이슬
마시며 노래 불렀다. 하더이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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