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둥이 / 다감 이정애
이산가족 상봉이나 한 듯
할무! 채윤아! 하며
서로 달려가 포옹하며 반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강지들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순하기까지 하니 더 예쁘다
시윤아! 하고 부르면
제 이름인 줄 아는지 얼른 쳐다보는
9개월 된 순둥이 나의 손자
고구마 하나 손에 쥐여 주고
전 부치고 있었더니
몇 개 나온 옥수수로
조금씩 베어 먹고 놀다가
앉은 채 머리를 바닥에 대고
쌔근대며 잠든 아이
에미를 닮았을까
아비를 닮았을까
예쁜 순둥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