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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텃밭을 가꾼다

작성자솔거 최명운|작성시간20.05.07|조회수374 목록 댓글 0
삶의 텃밭을 가꾼다
도깨비 솔거

손님 안내하고 계단을 내려오는데
커다란 소나무 가지에
걸린 월하 그림처럼 아름답다
손님도 창문을 통해
자연이 보여주는 풍경을 감탄하며
참으로 멋지다 한다
감성이 풍부한 마음을 가진
분이라 느껴진다

밤에 우는 새, 새벽에 우는 새
낮에 노래 부르는 새
우는지 노래하는지 구애하는 건지
알 수 없지만
마음의 한 자리를 움직이는 새에서
세상이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한다
추위가 물러가고
온화한 기운이 감돌며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라서 인지
말벌 대추벌이 추녀 밑이나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
건물 틈새 곳곳에 대추벌이 벌집을 짖고
알을 까고 수시로 들락날락하면서
위협을 느끼게 한다

하얀 순백의 배꽃이 폈던 배송이
무더기로 데크 바닥에 떨어진다
온도교차가 높아서인지 잎이 말리는 병 때문인지
알 수가 없어 읍내 농약사에 가서
과일나무에 뿌리는 농약을 샀다
커피 믹스 봉지 만한 농약을 주면서 하는 말
농약 성분은 모두 수입해 생산해서 비싸단다
여러 그루 농약을 살포하는 줄 알고
농약 큰 봉질 권하려다가
배나무 한 그루, 사과 한 그루
올해 심은 자두 한 그루 복숭아 한 그루
체리 한 그루라니까 헛웃음 지으며
커피믹스만 한 봉지를 권하며 웃는다

개울가 뽕나무 오디는 촘촘한 알갱이
부실하며
이웃집 축대 사이서
자란 오디는 알갱이가 듬실하다
뽕잎과 오디 동시에 자라는 뽕나무
하얗게 변하는 바이러스 걸리지 않으면
머지않아 자연이 제공해 주는
달콤새콤한 뽕 오디를 맛볼 수 있겠다.
사는 것이란
유수 같은 세월 속에서
삶의 희로애락을 덧쌓아가면서
인생의 텃밭을 가꾸는 것일 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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