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인생의 허물 벗기 / 雪花 박현희
마른 가랑잎 한잎 두잎 떨어져 나뒹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밤새 내린 무서리로 꽁꽁 언 대지에
새로운 생명을 잉태할 따스한 봄은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네요.
계절은 어김없이
또 이렇게 서서히 바뀌어 가고
사랑도 인생도 흐르는 물처럼
속절없이 흘러만 가는군요.
번데기가 나방이 되기까지
힘겨운 산통 끝에 새 생명은 태어나듯이
사랑과 인생 또한 모진 허물 벗기 뒤에
더욱 성숙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을 테지요.
한잎 두잎 힘없이 떨어져 나뒹굴다
이리저리 흩어지는 마른 갈잎을 바라보며
쉼 없이 오고 가는 계절의 변화 앞에서
변화무쌍한 사랑과 인생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