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행복 첫 번째 이야기 / 雪花 박현희
그저 틈만 나면
쇼핑 사이트 이곳저곳을 검색해가며
"엄마, 이 옷 참 예쁘지. 저 가방은 어때?"라며
이거 사달라 저거 사달라 애교로 보채는
여우 같은 딸래미가 하도 얄미워서
무자식 상팔자라고 투덜거렸더니만
그나마 사달라고 조르는 자식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노라고
결혼을 못 해 독신으로 살아가는 누군가가 제게 그러더군요.
순간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게요.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소중한 행복인지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새삼 깨닫게 되더라고요.
이제 곧 우리 품에서 벗어나
제 밥벌이하며 살아갈 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른이 되면 아양을 떨며 더는 조를 일도 없을 텐데
기왕이면 해달라는 대로
뭐든 다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식 없이 독신으로 살아가는 누군가에겐
이것저것 사달라며 조르는 자식조차도
대단히 부러움을 살 일인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온갖 애교작전을 벌이는 딸아이와 다툼하는
이 시간조차도 내겐 참으로 소박한 행복이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