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행복 두 번째 이야기 / 雪花 박현희
작년 봄, 꽃가게에 들러
이름 모를 선인장 한 개를 사다 놓았는데
조금 더 자라다 보니 금세 화분이 비좁아지더라고요.
얼마 후 다시 꽃가게에 들러 훨씬 큰 화분을 골라
흙을 더 많이 퍼다가 밑거름을 넣고
잘 섞어서 분갈이를 해주었더니만
하루하루 어찌나 잘 자라던지
지난가을부터는 별꽃 같은 꽃송이가 하나둘 맺히더군요.
물을 줄 때마다 다닥다닥 열리는
별꽃 같은 선인장 꽃이 어찌나 신기하고 예쁘던지
어쩜 이렇게 예쁠까! 라며 매일 감탄사를 연발하지요.
분갈이를 해주지 않았더라면
좁디좁은 화분 속에서 뿌리가 얼마나 답답했을지
분갈이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 뭐 대단한 것도 아닌
별꽃처럼 송글송글 맺히는 예쁜 선인장 꽃 하나로
겨우내 집안을 온통 은은한 꽃향기로 가득 채우고
내 마음조차도 꽃처럼 환하게 피어나며
이렇듯 충만한 행복감을 느끼는 걸 보면
바로 이런 게 소박한 행복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