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 그댄 날 잊었겠지요 / 雪花 박현희
그대가 너무 그립고 보고 싶어서
동지섣달 긴긴 밤을 잠 못 들고
하얗게 꼬박 지새운 적도 참 많았었지요.
그대 모습 먼 발치에서나마
꼭 한 번만이라도 보고 싶어서
그대의 집 앞을 몰래 서성인 적도 있었어요.
이젠 모두 지난 추억이 되어서
조금은 무디어질 법도 하건만
지금도 가끔은
그대와 함께 걷던 오솔길을 나 홀로 거닐며
옛 추억에 잠기곤 한답니다.
추억이라 묻어 두기엔
그댈 느끼고 싶은 마음은 아직도 이렇듯 간절한데
지금쯤 그댄 내 이름조차 까맣게 잊었겠지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대가 날 기억해주지 않아도 좋습니다.
설령 그대가 날 잊었다 해도
그댈 향한 내 사랑은 죽는 날까지
영원히 평행선일 수밖에 없는
오로지 나 혼자만의
서글픈 해바라기 짝사랑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