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도스토예프스키의 장편 소설 <죽음의 집의 기록>
대본 야나체크
초연 1930년 브르노 국립극장
배경 1860년 시베리아 이르티시 강변에 있는 수용소
<2018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 97분 / 한글자막>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 & 합창단 연주 / 시몬 영 지휘 / 프랑크 카스토르프 연출
알렉산드르 고랸치코프.....시베리아 수용소의 신입 정치범.....페터 로제(바리톤)
알레야...........................타타르인 소년............................예프게니아 소트니코바(메조소프라노. 바지 역할)
루카 쿠즈미치................................................................알레스 비르스체인(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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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덕션 노트 ===
2018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실황
야나체크(1854~1928) <죽음의 집으로부터>
출시를 기다린 바이에른 극장의 문제작
2018년 5월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극장(뮌헨) 실황으로 여성지휘자 시몬 영의 지휘로 오른 야나체크의 1930년 초연작이다. 도스토예프스키 원작으로 시베리아 수용소에서 정치범 고리안치코프가 석방되기까지 1년의 시간을 그린 무대이다. 독일의 문제적 연출가 카스토르프가 연출을 맡았으니 독일의 첨단 연출기법도 살펴볼 수 있는 화제작이다. 카메라맨이 무대에 직접 올라 성악가들의 얼굴을 촬영하여 무대 위 영상으로 송신하고, 감금된 수용소에서 인간이 두려워할 모든 것들을 시각적으로 아이콘화하기도 한다. 야나체크는 수용소에서의 절망 끝에서 발견한 고귀한 인간성에 주목한다.
해설지(14쪽-영/독/불어)에는 트랙, 시놉시스가 소개되어 있다.
2018년 5월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극장(뮌헨) 실황이다. 여성지휘자로 각광받는 시몬 영이 지휘를 맡았고, 독일의 연출가 프랭크 카스토르프가 연출을 맡아 화제를 낳았고, 많은 이들이 영상으로 출시되기를 고대하던 프로덕션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죽음의 집으로부터>는 시베리아의 수용소가 주요 무대. 시베리아 수용소에서 정치범 고리안치코프가 새로 들어와 그가 석방되는 시점까지 약 1년의 시간을 그리고 있다. 등장인물 가운데 여성 배역은 창녀 한 명의 단역이고, 소년범을 소프라노가 노래(바지 역할)한다.
독일의 아방가르드 연출의 현 주소를 알고 싶다면 이 영상물을 택할 것. 연출가 카스토르프는 동독 시대에도 국가의 강압적인 사회주의에 저항하며 핵심적인 연극 인사로 활동한 인물이다. 오페라 속 '선율'과 '음악'보다 야나체크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원작을 보여주려했던 '인간'과 '역사'에 대해 집중한다. 카메라맨이 무대에 직접 올라 성악가들의 얼굴을 촬영하여 무대로 송신하고, 감금된 수용소에서 인간이 두려워할 모든 것들을 시각적으로 아이콘화하기도 한다.
동구권 오페라는 이탈리아나 독일과 많이 다른 느낌이다. 슬라브주의의 영향으로 러시아 문학을 모티프로 한 작품을 많이 썼는데, 줄거리의 전개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처럼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복잡다단한 인간사를 보여주려 한다.
원작은 소설가가 시베리아 감옥에서 보낸 시간에서 영감을 얻은 문학으로 러시아 수용소 죄수들의 절망적인 삶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도스토에프스키는 이 대본을 완성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했다.
만년의 야나체크는 도스토예프스키를 모델로 하여 직접 오페라의 대본을 써내려갔다. 하지만 그 역시 3막을 끝내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야나체크의 장례식이 엄수되고, 집에 돌아와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던 가족들이 그 속에서 오페라의 3막 초고를 발견한다. 그리고 제자인 슐루브나와·바칼라가 오케스트라 파트를 완성해 작품을 초연하니, 야나체크가 죽은 2년 뒤 1930년이었다. 야나체크는 수용소에서의 절망 끝에서 발견한 고귀한 인간성에 주목한다.
해설지(14쪽/영/독/불어)에는 트랙, 시놉시스가 소개되어 있다.
출전 <불멸의 오페라 Ⅲ, 박종호> 979 ~ 996쪽 야나체크 <죽은 자의 집에서>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수용소의 인간 군상 레오시 야나체크(1854~1928)는 20세기 오페라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한 명이지만, 그는 가장 늦은 나이에 오페라계에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즉 그는 50세가 되어서야 첫 오페라를 쓰기 시작했으며 60세가 넘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고 했던가? 이렇게 늦게 만개한 사람의 일생은 그의 작품의 발전과 밀접하게 연관된 경우가 많다. 인생의 축적이 없는 젊은 상태에서 작곡을 한 어린 천재들의 그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그런 점에서 10대의 어린 시절에 이미 여러 오페라를 작곡했던 모차르트의 오페라 세계와 정반대 지점에 있는 것이 야나체크의 오페라들일 것이다. 그는 이렇게 늦게 오페라 작곡을 시작했지만, 그 시기에 뒤늦게 빠져든 또 하나의 것이 있었으니 바로 비밀의 사랑이었다. 당시에 야나체크는 오랫동안 사이가 나빴던 부인과 이혼이나 다름없는 별거 상태에 들어간 지 한 해 정도가 지났을 때였다. 야나체크는 종종 그랬듯이 휴가를 위해서 체코의 유명한 온천 도시 루하초비체를 찾았다. 거기서 우연히 들어간 한 골동품 가게에서 운명 같은 여인을 만난다. 25세의 젊은 부인인 카밀라 스토슬로바로 이미 아들 하나를 두고 있었는데, 둘의 나이 차이는 38세였다. 카밀라와의 만남은 63세가 된 노老예술가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그녀에 대한 야나체크의 열정과 강박과 집착은 그에게 큰 화근이 되기도 했다. 그녀에 대한 과도한 열망은 야나체크에게 파멸을 가져왔으며, 그의 죽음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즉 두 사람이 카밀라의 어린 아들을 데리고 아무도 몰래 떠난 온천 여행에서 아이가 실종되는 일이 벌어졌다. 당황한 야나체크는 아이를 찾기 위해서 빗속의 거리를 백방으로 뛰어다녔고, 그 결과 감기에 걸렸다. 감기는 폐렴으로 악화되었고 그는 그길로 다시는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다. 카밀라에 대한 야나체크의 사랑은 그의 작품들로 다시 태어났다. 즉 야나체크의 만년 작품들 중에는 늦사랑의 산물이 아닌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나체크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가 남긴 유작遺作 오페라가 <죽은 자의 집에서 Z Mrtveho Domu>다. 이 오페라는 야나체크 생전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가 죽은 지 2년 후에 초연되어 그의 최후 오페라로서 큰 주목을 받았다. <죽은 자의 집에서>는 야나체크의 예술성과 작품에 대한 구축력이 절정에 이른 작품으로서, 그의 오페라 라인업 중에서 마지막 걸작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그리하여 야나체크의 여러 오페라들 가운데서도 <예누파>, <카탸 카바노바>, <영리한 암여우>, <마크로풀로스 사건> 그리고 <죽은 자의 집에서>에 이르는, 이른바 야나체크의 5대 걸작이 완성된 것이다. 오페라 <죽은 자의 집에서>는 러시아의 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1821~1881)의 장편소설 『죽음의 집의 기록』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한글 번역본으로 500쪽 가까이나 되는 이 작품을 읽어 본 사람은 이것이 오페라 소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죽음의 집’이나 ‘죽은 자의 집’이란 한마디로 수용소 즉 감옥을 가리키는 것이다. 즉 내내 절망이 가득한 죽음과 같은 감옥 안에서 일어나는 답답한 일상을 그린 것이 이 소설이다. 이것이 어떻게 노작곡가로 하여금 걸작 오페라를 쓰도록 만들 수 있었을까? 야나체크는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즉 73세 때 이 오페라의 첫 스케치를 시작했던 것이다. 도스토옙스키는 그저 책상에 앉아서 펜대만을 놀린 사람이 아니라, 직접 나서서 실천하고 민중에게 부르짖었던 행동가이기도 했다. 20대의 젊은 도스토옙스키는 당시 러시아의 젊은 인텔리겐치아들이 모이던 비밀 회합에도 종종 참여했다. 그는 당시 제정 러시아의 전제 정치와 농노 제도 속에서 더 나은 러시아의 미래를 꿈꾸던 이상주의자였으며, 또한 민주적인 혁명을 원했던 급진주의자이기도 했다. 도스토옙스키는 비밀 회합의 동료들과 함께 농민 봉기를 부추기며 러시아 정교회와 정부를 비난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하지만 밀고자가 있어서 그는 재판에 회부되었고 다른 동료 14명과 함께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사형 집행이 거행되기 직전에 도스토옙스키는 정부에서 미리 짜 놓은 각본대로 황제의 은전에 의해 사면된다. 대신에 그는 4년간의 시베리아 유형과 그 이후에 강제로 사병으로 군 복무를 해야 하는 소위 제2급 유형수로 결정되었다. 이렇게 뜻하지 않게 겪은 4년간의 시베리아 수용소 생활이 바로 그의 소설 『죽음의 집의 기록』의 바탕이 되었다. 그러므로 이것은 비록 소설이지만 작가의 소중하고 고통스러웠던 체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기록으로, 그 어떤 작품들보다 작가 자신의 자서전적인 요소가 강하게 들어 있다. 이야기의 화자인 고랸치코프는 정치범으로 이 수용소에 들어온다. 그는 이곳에서 자신과 함께 생활하는 250명의 죄수들을 관찰하면서 그들의 인격과 생활과 운명 속에 잠시 동승한다. 여기에서 그는 기인에서부터 잔혹한 폭력범, 신앙을 위해서 방화를 한 노인, 영혼의 승리를 외친 자, 순진무구해서 죄를 지은 자, 어린 소년범, 유대인이나 터키인과 같이 여러 지방에서 온 다양한 인물 등을 접한다. 그들의 죄목은 살인, 강도, 절도, 사기, 방화, 위폐 등 다양하지만, 그들 모두 “어머니가 낳은” 인간들이다. 고랸치코프는 감옥의 노역이란 것이 일 자체의 강도보다는 강제라는 점 때문에 자유 의지를 가진 인간에게 더욱 힘들다는 것을 깨달아 간다. 이곳도 하나의 사회로서 음모, 중상모의, 유언비어, 밀고, 시기, 말다툼, 뇌물 수수, 부조리, 부정 등이 끊이지 않는다. 놀랍게도 이곳에서도 돈이 통용되고, 사식뿐 아니라 술도 마실 수 있고, 일에 빠질 수도 있고, 돈이 있으면 여자를 살 수도 있다. 이곳에서 죄수들을 감시하고 다스리는 자들, 즉 “법의 무능한 집행자들”은 원래 법률이 가진 진정한 정신과 의미는 하나도 이해하지 못한 채로 오직 문자 그대로 법을 집행하기만 하면 된다고 믿으면서 법을 집행한다. 하지만 화자는 그런 집행이 도리어 인간 사회에 무질서를 가져올 수 있으며, 그들은 다른 긍정적인 결과를 결코 이끌어 낼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상상할 능력도 없는 자들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결국 이 이야기는 죄수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죄수를 양산하고 법의 이름으로 그들을 부당하게 단죄하고 감금하며 노역을 강제하는 다른 인간 계급과 그 체제에 대한 준엄한 고발로 이어지게 된다. 그런 점에서 도스토옙스키의 또 다른 유명한 소설 『죄와 벌』은 어쩌면 벌이 아닌 죄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으며, 그 뒤의 벌에 관해서는 『죽음의 집의 기록』에 나타난다고 볼 수도 있다. 『죄와 벌』에서 죄를 지은 인간이 『죽음의 집의 기록』에서 어떤 식으로 벌을 받는가가 이어지게 서술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크게 보아서 『죄와 벌』이 제1부요, 『죽음의 집의 기록』이 제2부가 되는 셈이다. 또한 이런 부당한 감금을 기록하는 문학적 전통은 후배 러시아 작가인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로 이어진다. 『죽음의 집의 기록』에서 작가는 인간적 가치의 존중과 인간적인 대접을 강조한다. 그것만이 신의 모습을 하고 태어났지만, 이미 오래전에 신의 모습을 상실한 사람들조차도 진정한 인간으로 만들 수 있다고 외치고 있다. 이 이야기는 그런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마지막 장인 ‘출옥’ 장면이다. 초조하게 자유의 순간을 기다리던 화자의 회한과 감성, 그리고 그동안 인내심은 늘었지만 어쩌면 냉정하고 무심한 인간으로 변해 버렸을지도 모르는 자신의 모습을 의심하고 걱정하면서도 다시 자유를 찾은 인간의 숭고함이란 ‘죽음에서 부활’하는 순간과 같다고 표현한다. 문호 톨스토이는 『죽음의 집의 기록』에 대해서 “이것은 신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쓰인 가장 승화된 기독교적 예술이다”라고 갈파했다. 야나체크는 도스토옙스키의 원작 소설을 읽고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의 이전 오페라들과는 많이 다른 내용이다. 무엇보다도 작품 전체에 사랑이란 없고 생존만이 있다. 또한 이것은 집단극이며, 여러 사람들이 체제와 그 체제의 집행자들에 의해서 얼마나 희생되어 가고 인간성을 말살당하는가를 말한다. 더불어서 그럼에도 인간의 존엄성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작지만 영웅적인 인간들이 나온다. 이것이 야나체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야나체크는 이 작품에 대해서 주인공이 한 명이 아니라 집단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오페라는 집단이 주인공이며 집단성이 극을 움직이는 것이다. 야나체크는 도스토옙스키의 원작을 러시아어판으로 읽었으며, 그것을 스스로 체코어로 번역하고 대본도 직접 만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장황한 장편소설을 무대 위에 올리기 쉽도록 줄이고 손봐야 했다. 그러므로 몇몇 대목은 도스토옙스키의 소설과 다를 수밖에 없다. 첫째, 원작의 많은 등장인물들을 축소시켜서 대여섯 명의 죄수들의 이야기로 줄였다. 둘째, 야나체크가 창조한 가공의 작가가 이곳에 들어와서 감옥 생활을 하고 다시 출옥하는 과정으로 그려 냈다. 셋째, 극 중에 연극을 공연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른바 극중극 장면이다. 야나체크는 처음 소설을 읽을 때부터 이 대목에 많은 흥미를 가졌고 오페라로 만들면 좋은 ‘극중극’ 즉 액자극 장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과연 오페라에서 이 부분은 작곡가가 애정을 가지고 써서 아주 강조되어 있다. 넷째, 원작 소설에는 알렉산드르 페트로비치라는 죄수가 귀족으로 나오는데, 따라서 그는 감옥에서도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야나체크는 그에게 그런 대우를 해 줄 만한 여유가 없었던지 아니면 보통 사람처럼 다루는 것이 자신의 의도에 부합된다고 생각했던지, 오페라에서 그를 일반 죄수들과 같이 취급하고 있다. 특히 작곡가가 원작을 읽고 오페라로 만들게 된 직접적인 동기 중 하나이며 작품이 완성된 뒤에도 가장 흥미로운 부분으로 남은 것이 두 개의 ‘극중극’ 장면이다. 즉 죄수들은 축제일(원작에서는 크리스마스다)을 맞이해서 잠시 노역에서 벗어나 그들만의 연극 공연 행사를 하는 것이다. 실제로 도스토옙스키가 감옥에 있을 때 거기서 공연이 열렸는데, 그가 직접 연출과 연기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스토옙스키의 원작에서는 감옥에서 <경쟁자 필라트카와 미로슈카>와 <대식가 케드릴> 그리고 마지막으로 <음악 반주에 맞춘 무언극>의 세 작품을 공연하는 것으로 나온다. 야나체크는 오페라에서 이 세 개의 극을 두 개로 줄였는데, 첫 번째 극은 <케드릴과 돈 후안>이고 두 번째 극은 <훌륭한 방앗간 집 아내>다. 첫 번째의 <케드릴과 돈 후안>은 원작의 두 번째 연극 <대식가 케드릴>과 같은 것인데, 이것은 실제로 러시아에 있는 연극이다. 제목처럼 우리가 아는 돈 후안의 이야기인데, 티호느라보프가 출간한 책 『돈 후안과 돈 페드로의 코미디』에 나온다고 한다. 돈 후안은 잘 알려져 있듯이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의 돈 조반니이고, 케드릴은 돈 조반니의 하인 레포렐로의 러시아식 이름이다. 돈 후안보다 케드릴이 먼저 나오니 케드릴이 주인공인 희극인 것이다. 두 번째의 <훌륭한 방앗간 집 아내>는 도스토옙스키의 원작에는 나오지 않는 것인데, 이것은 러시아 작가 고골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다. 야나체크는 이 두 번째의 연극을 무언극 즉 팬터마임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그것은 원작 속의 세 번째 극이 무언극이라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야나체크의 두 극을 보면 전자는 형식상 ‘오페라’이며 후자는 ‘팬터마임’이다. 이 두 개의 극중극은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이 오페라에 큰 재미와 생명력을 넣어 주는 뛰어난 장치가 되었다. 야나체크는 체코어를 음악 속에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50세에 쓴 최초의 걸작인 <예누파>부터 낭창법을 추구했는데, 이것은 그 후로 점점 더 발전했다. 그러면서 음악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멜로디적인 요소도 줄어들어서 전작 <마크로풀로스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이렇다 할 아름다운 아리아나 인상적인 선율 같은 것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의 최후의 오페라 <죽은 자의 집에서>에서는 음악이 다시 멜로디를 찾아 가고 있다. 특히 여기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은 바그너의 유도동기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여겨지는, 각자의 성격에 맞는 자신만의 멜로디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오페라는 더 선율적으로 바뀌었으며, 듣기에 더 좋으며, 몇 개의 클라이맥스(특히 각 막이 끝나는 피날레 대목들 대부분이 그러하다)에서는 감동적인 음악을 선사한다. 오케스트라는 당시의 현대 음악치고는 꽤 대규모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이 3관 편성에 플루트, 호른, 트럼펫 등 4대의 관악기를 사용한다. 게다가 하프에 첼레스타까지 동원된다. 특히 처음에 연주되는 도입부는 장대한 서곡풍으로, 오페라가 마치 후기 낭만주의로 되돌아간 듯이 멋지다. <죽은 자의 집에서>의 작곡을 마친 야나체크는 악보의 속표지에 마지막으로 이렇게 썼다. “어떤 인간이라 해도 그에게는 반짝이는 신성神性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는 법이다…….” 그리고 체코 역사상 최고이자 최대의 오페라 작곡가는 자신의 마지막 오페라의 공연을 보지 못한 채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