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데이비드 벨라스코 <황금빛 서부의 아가씨>
대본 조바키오 포르차노
초연 1918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
배경 1600년대 말, 이탈리아의 수녀원
<2019 피렌체 마지오 무지칼레 극장 / 60분 / 한글자막>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오케스트라 연주 / 발레리오 갈리 지휘 / 데니스 크리에프 지휘
안젤리카................................마리아 호세 시리(소프라노)
공작부인.....안젤리카의 이모.....안나 마리아 치우리(알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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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덕션 노트 ===
푸치니 3부작 <일 트리티코>중 <수녀 안젤리카>, 2019 피렌체 실황
피렌체에서 선보인 푸니치 3부작의 완성물
2019년, 피렌체의 '테아트로 델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는 푸니치(1858~1924)의 3부작 <일 트리티코>를 갈리(지휘)와 극장 소속 오케스트라, 크리에프(연출)의 솜씨로 선보였다. 그 결과 <외투>(Dynamic 57872), <쟌니 스키키>(Dynamic 57874) 영상물이 출시됐고, <수녀 안젤리카>가 나옴으로써 이 시리즈가 완결됐다. 주인공 안젤리카는 7년 전에 사생아를 낳았고, 회개 끝에 죽어가지만 성모 마리아의 도움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얘기다. 2019년 11월 실황으로, 고증에 충실한 크리에프(연출)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작품이 지닌 종교성과 인간성을 경건하게 그리고 있다. 여성 성악가들만 등장하는 것도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 18명의 성악가가 선보이는 호흡은 잘 다듬어진 여성 중창과 합창을 만나는 것 같다.
<일 트리티코> 3부작은 푸치니(1858-1924)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얻어 지옥, 연옥, 천국으로 나뉜 3개의, 전혀 다른 느낌의 오페라가 묶인 것이다.
<외투>, <수녀 안젤리카>, <쟌니 스키키>라는 3개의 작품은 죽음에 대한 시선을 단계적으로 발전시킨다. 푸치니의 시선에 따라 처음엔 사실적으로, 다음에는 환상적으로, 마지막에는 희화적으로 표현한다.
2019년 이탈리아 피렌체에 위치한 현대식 오페라극장으로 유명한 '테아트로 델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는 <일 트리티코>를 발레리오 갈리(지휘)와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오케스트라, 그리고 데니스 크리에프의 연출로 선보였다.
공연 후 <외투>(Dynamic 57872), <쟌니 스키키>(Dynamic 57874) 영상물이 차례대로 출시되었고, <수녀 안젤리카>가 나옴으로써 테아트로 델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프로덕션은 3부작을 완결하게 됐다.
<수녀 안젤리카>의 주인공 안젤리카는 7년 전에 사생아를 낳았다가 회개하러 수녀원에 왔다. 어느날 백모가 찾아와 동생이 결혼하게 되었으니 재산을 양도하라고 한다. 세상과 격리되어 아이의 안부도 모르던 안젤리카는 소식을 물었다가 2년 전에 전염병으로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슬픔에 빠진 안젤리카는 아이를 만나고 싶은 환상에 빠져들어 신비스런 황홀감 속에서 독을 마시고 죽어간다. 그 죄로 용서를 간구하며 죽어가던 그녀 앞에 아이를 안은 성모 마리아의 환영이 나타나 구원을 얻는다.
이 공연은 2019년 11월 실황이다. <쟌니 스키키>나 <외출>에서 시대적 배경과 고증에 충실한 크리에프(연출)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작품이 지닌 종교성과 인간성을 경건하게 그려낸다.
<수녀 안젤리카>는 여성 성악가들만 등장한다는 것. 안젤리카 역에 마리아 호세 시리를 비롯해 18명의 소프라노와 메조 소프라노가 등장한다. 그녀들이 선보이는 차분한 호흡은 잘 다듬어진 여성 중창과 합창을 만나는 것 같다.
그동안 좋은 상태의 영상물을 만나기 힘들었던 <일 트리티코>의 결정판이나 다름 없는 영상물이다. 해설지(20쪽 분량/이탈리아,영어)에 캐스팅, 작품해설이 수록.
※ 테아트로 델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의 푸치니 3부작 >일 트리티코>
① <외투>(Dynamic 57872) : 발레리오 갈리(지휘),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오케스트라, 프랑코 바살로(미켈레), 마리아 호세 시리(지오르제타), 안젤로 빌라리(루이지), 데니스 크리에프(연출) 외
② <쟌니 스키키>(Dynamic 57874) : 발레리오 갈리(지휘),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오케스트라, 브루노 드 시몬느(잔니 스키키), 프란체스카 론가리(라우레타), 안나 마리아 치우리(지타), 데니스 크리에프(연출) 외
===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최진영 글>
수녀 안젤리카
지아코모 푸치니(1858~1924)
푸치니의 ‘3부작’(Il trittico)은 그가 말년에 작곡한 〈외투〉(Il tabarro), 〈수녀 안젤리카〉(Suor Angelica), 〈잔니 스키키〉를 말하는데, 〈수녀 안젤리카〉는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으로 단테의 《신곡》 ‘연옥편’에 해당한다. 푸치니가 오랫동안 꿈꾸어 온 신비적인 소재로 단시간에 완성했지만, 여러 가지 제약과 더불어 ‘3부작’ 중 가장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단독으로 공연되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독특한 면모를 상당히 많이 지닌 작품이다.
흥행을 포기한 모험
이 작품에서 가장 특징적인 면은, 여성만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푸치니는 1917년 이 작품을 완성한 후, 루카 근교에 있는 비코펠라고의 한 수녀원에서 피아노로 연주하였다고 한다. 종교음악을 거의 작곡하지 않았던 푸치니는 이 오페라에서 종교 음악에 대한 재능을 보여준다. 또한 안젤리카가 그녀의 큰어머니와 대화하는 짧은 장면의 음악은 유도 동기의 활용과 날카로운 불협화음의 효과적 사용으로 그 긴박한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또한 그의 다른 오페라들에서와 같이 아름다운 선율이 주는 감동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등장인물이 여성들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극적인 박력이 부족하고, 성역이 모두 비슷한데다가(초판에는 모든 등장인물이 메조소프라노로 지정되어 있음) 오페라의 전반적 분위기가 비슷하게 일관되기 때문에 단독으로 연주되는 일이 드문 편이다(물론 이 작품은 ‘3부작’이 연속해서 상연될 것을 감안하여 작곡되었다). 작곡 당시에는 내용 자체가 마냥 어둡기만 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종교적으로 금기시 되고 있는 ‘자살’이라는 것을 소재로 삼았다는 이유로 평가 절하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모험은 푸치니가 자신의 작품 세계를 확장하기 위해 새로운 소재를 선택하고 새로운 풍의 음악을 추구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의 작품 역사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
‘3부작’ 가운데 첫 작품인 〈외투〉가 거의 완성되었을 무렵에도 나머지 두 작품에 대한 구성이 시작되지 못했고, 푸치니는 다른 작가들에게서 소재를 찾으려다 실패하여 조바키오 포르차노(Giovacchino Forzano, 1884~1970)가 쓴 〈잔니 스키키〉와 함께 이 〈수녀 안젤리카〉를 선택하게 되었다. 1918년 12월 14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3부작’이 모두 함께 무대에 오른 것이 초연이다.
아이를 잃고 신을 거스른 한 여인의 비극적 운명
1600년대 말, 이탈리아의 수녀원이 배경이다. 합창하는 동안 장난을 친 벌로 실을 뽑기도 하고, 정원의 아름다움에 젖어있기도 하다. 5월(성모성월)이 되었음을 알리며 성모님의 은혜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분은 이후 비극적인 결말 가운데에서도 신의 구원이 함께 할 것임을 암시한다. 수녀들이 서로 이야기 하는 와중에, 무언가 회개하기 위해 이곳에 들어온 안젤리카는 본래 귀족 출신이며 7년 동안 가족들에게 소식이 없다는 것이 관객들에게 드러낸다. 그 때 누군가 벌에 쏘이고, 마침 약초에 대해 잘 아는 안젤리카가 약초 몇 개를 골라 처방을 준다. 그러는 도중 탁발 수녀들이 오늘 얻은 것들을 가지고 들어오면서 문 밖에 마차가 서있다고 전하고 모두 자신을 면회하러 온 사람들이기를 바라는데, 이때 들어온 주임 수녀는 안젤리카의 면회인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면회실에서 기다리는 안젤리카 앞으로 귀족적 분위기의 공작부인이 등장한다. 그녀는 안젤리카의 큰어머니로, 안젤리카의 여동생이 결혼하기 위해 부모님의 유산을 나누어야 하며, 수녀원에 있는 그녀에게는 유산이 필요치 않으니 포기하라는 말을 전한다. 하지만 여동생의 소식에 감격한 안젤리카는 자신이 7년 전 결혼식도 치루지 않고 낳은 사내아이의 소식도 묻지만, 공작부인은 오히려 집안 망신을 시킨 것을 비난한다. 안젤리카가 다그치며 묻자 그때서야 2년 전에 병에 걸려 죽었다고 실토한다. 안젤리카는 비명을 지르며 기절하고, 안젤리카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지만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는 공작부인은 성모상 앞에서 잠시 기도를 하고 안젤리카를 남겨둔 채 나가버린다.
혼자가 된 안젤리카는 비탄에 빠져 혼자 죽은 아가를 그리고, 수녀들이 와서 안젤리카를 일으켜 세운 뒤 각자 방으로 들어간다. 밤이 깊어지자 안젤리카는 금기를 어기고 독초로 만든 독약을 마시고 자살하려 한다. 약의 기운으로 잠시 황홀경에 빠지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자살이라는 죄를 범한 가책에 고통스러워한다. 무릎을 꿇으며 죄를 뉘우치는 중 멀리서 천사의 소리가 들리고, 안젤리카는 구원을 더욱 간절히 청한다. 이 때 안젤리카의 눈앞에는 빛으로 가득 찬 수녀원에 성모마리아가 아이를 데리고 나타나는 모습이 보인다. 성모마리아가 죽어가는 안젤리카에게 아이를 밀어 보내고, 신에게서 용서를 받음이 암시되는 장면 가운데 안젤리카는 조용히 숨을 거둔다.
안젤리카의 아리아, ‘엄마도 없이’(Senza mamma, o bimbo)
안젤리카가 큰어머니(공작부인)에게 자신이 두고 온 아이 소식을 물었을 때 되돌아온 대답은, 그 아이가 2년 전에 병으로 죽었다는 것이었다. 이 때 비통에 잠긴 안젤리카가 부르는 노래로, 엄마도 없이 죽은 아이에 대한 슬픔과, 천사가 되었을 아이를 자신도 죽어 만나고 싶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렌토 그라베(Lento grave, 느리고 장중하게)라는 지시로 시작하는 이 슬픈 아리아는 화음이 단순하여 오히려 아름다우면서도 격정적인 멜로디를 돋보이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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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오페라 366
수녀 안젤리카
사전 지식
<외투>, <잔니 스키키>와 함께 ‘일 트리티코’라고 불린다. 모두 단막이다.
줄거리
피렌체 수녀원 문밖에서 제노비에파(Genovieffa) 수녀가 5월의 빛나는 햇살을 받으며 그 찬란한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있다. 옆에 있던 수습 수녀가 다른 수녀들에게 지난 사흘 동안 밤만 되면 샘물이 마치 황금빛 햇살이 담긴 듯 금빛으로 물들었다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저 햇살이야말로 신이 살아 계시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수녀 제노비에파는 밤중에 그 금빛 샘물을 떠다가 지난해 신의 부름을 받은 수녀의 무덤에 뿌리면 신의 축복을 받지 않겠느냐면서 오늘 밤 그렇게 해보자고 제안하지만, 수녀원장은 그런 일을 하는 것은 신의 축복을 억지로 구하는 것이므로 죄를 짓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수녀들은 화제를 바꾼다.
제노비에파 수녀가 자신은 예전에 양치기였다고 말하면서 지금이라도 어린 양을 가슴에 한 번 안아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수녀들은 소원이 무엇인지 돌아가면서 얘기해보기로 한다. 제각각 소원을 말하는데 한쪽 구석에 있는 안젤리카 수녀만 아무 소원이 없다고 말한다. 수녀들은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안젤리카 수녀는 지난 7년 동안 가족들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안젤리카는 사생아를 출산한 뒤 수녀원으로 들어왔다.
수녀원장이 누가 찾아왔다면서 안젤리카를 부른다. 안젤리카의 숙모다. 피렌체 공국의 공주인 숙모는 안젤리카의 여동생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그 때문에 상속받은 재산을 둘로 나눠야 한다고 말한다. 안젤리카의 부모가 세상을 떠날 때 남겨준 재산은 두 딸이 결혼할 때까지 아무도 사용하지 못하게 20년 동안 숨겨져 있었다. 안젤리카가 재산 상속에 관한 서류를 읽어본다. 숙모는 안젤리카의 과거를 상기시키는 몇 마디 얘기를 하지만 안젤리카는 관심 없는 눈치다. 안젤리카는 비록 아버지를 모르는 아이지만 자기 아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냐고 숙모에게 묻는다. 머뭇거리던 숙모는 2년 전에 죽었다고 말해준다. 안젤리카는 남의 얘기를 듣는 듯 그저 담담한 모습이다. 숙모는 안젤리카에게 재산 분할 서류를 놓고 갈 테니 자세히 읽어보라고 말하고는 자리를 뜬다. 안젤리카가 과거를 거론하자 민망한 생각에 그 자리에 더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어둠이 드리우자 안젤리카는 비로소 아들의 죽음을 애통해하며 한없는 회한에 잠긴다. 안젤리카는 수녀원 생활을 하면서 남몰래 익혀 만들어놓은 야생 약초주를 마신다. 술기운으로 죽은 아들 생각을 지우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한 많은 과거와 엄마 없이 자란 불쌍한 아들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안젤리카는 그동안 함께 지냈던 수녀들에게 작별을 고한 뒤 미련도 두지 않고 약초로 만든 독약을 마신다. 그녀는 죽음을 앞둔 마지막 순간에 정신을 차린 듯 죄를 용서해달라고 신에게 간구한다. 안젤리카가 숨을 거두는 순간 성당 문이 열리면서 성모마리아가 천천히 걸어 들어온다. 찬란한 햇살을 받고 있는 성모의 품에는 흰 천으로 감싼 아이가 안겨 있
[네이버 지식백과] 수녀 안젤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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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고 안동림(1932~2014) 교수 글>
내 마음의 아리아
엄마도 없이
푸치니 <수녀 안젤리카>
이 오페라는 푸찌니(푸치니, Giacomo Puccini, 1858~ 1924)가 작곡한 아홉 번째의 작품이며 [3부작Il Trittico] 중 두 번째 오페라이다. 세 번째의 밝고 유쾌한 [쟌니 스키끼(잔니 스키키)]에 비해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신(神)을 모시는 몸으로 그 종교적 규율을 어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내용을 가진 비극이다. 이러한 소재를 다루는 재주에서는 세계 최고인 푸찌니인 만큼, 어머니가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마치 하늘나라의 음악처럼 달콤하고 아름답게 감동적인 멜로디로 엮어 듣는 이를 감동의 세계로 이끌고 들어간다. 그 솜씨는 달리 비길 사람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너무 어둡다, 종교적으로 절대 인정하지 않는 자살을 주제로 삼았다 등 이유로 필요 이상으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어쩌면 이 작품이 푸찌니가 자기의 음 체계를 확장(擴張)하여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과정에 있던, 말하자면 그의 과도기에 있던 작품이어서 듣는 사람에게 불완전한 느낌을 주었을 수 있다. 하지만 수법이나 내용이 완벽하다고 하여 불완전한 것 이상으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고 하는 보장은 없다.
이 작품이 앞에서 말한 결점을 갖고 있다는 점은 단언(斷言)할 수는 없지만, 다른 오페라에서는 맛볼 수 없는 감동이 넘쳐흐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 오페라에는 달리 볼 수 없는 희귀한 특성이 한 가지 더 있다. 그것은 이 오페라에 나오는 15명 정도의 캐스트가 전부 여성이라는 점이다. 물론 푸찌니로서는 3개의 오페라가 동시에 공연됨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이런 기발한 곡을 작곡했겠지만 어쨌든 달리 그 예를 볼 수 없는 귀중한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각본은 포르짜노(Giovacchino Forzano)가 썼다.
큰 어머니에게 맡긴 아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 수녀
17세기 말, 이탈리아의 한 수녀원이다. 정식 결혼식을 치루지 않고 사내아이를 낳은 죄로 회개(悔改)하기 위해 이미 7년 동안이나 수녀원 생활을 하고 있는 안젤리카에게 어느 날, 냉혹하기로 소문이 난 큰어머니(伯母)가 찾아온다. 그녀는 안젤리카의 여동생의 결혼식을 기회로,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은 수녀 몸에 필요 없는 것이므로 그만 포기하라고 권유하려고 온 것이다. 그러나 안젤리카는 그런 것과는 달리 7년 전에 맡긴 아이 소식이 더 궁금하다. 그런 애타는 심정 따위는 아랑곳 않고 집안 망신을 시킨 데 대해 온갖 욕설을 다 퍼부으면서도 어린애 이야기만 나오면 입을 꼭 다물고 마는 큰어머니이다. 그런 큰어머니에 초조감을 느낀 안젤리카가 “냉혹한 침묵에 대해서는 성모 마리아가 벌을 내릴 겁니다” 하고 다그치니까 큰 어머니는 마지못해 작은 목소리로 “2년 전에 무거운 병에 걸려… 최선을 다 했으나…”하고 어린애가 죽은 사실을 털어 놓았다. 이 세상에 대한 유일한 희망을 잃어버렸음을 깨닫고 비명을 지르며 졸도한다. 사랑하는 아이를 만날 수 있는 길은 저승 밖에 없다고 결심한 그녀는 금기(禁忌)를 어기고 직접 재배한 독초에서 짜낸 독약을 마셔버린다. 죽어가는 안젤리카의 귀에 하늘나라의 음악이 울려와 마지막 힘을 다해 얼굴을 드니 거기에는 천사의 모습을 한 자식이 보인다. 하느님은 그녀의 자살을 용서했을 뿐 아니라, 기적을 일으켜 그녀를 하늘나라로 맞아 들인다.
'엄마도 없이'
엄마도 없이 아가야, 너는 죽었구나!
아가는 내 입맞춤도 받지 못하고,
입술의 핏기를 잃고 차갑게 식어
눈을 감았다. 아가의 고운 눈을 감았다!
내 품에 안기지도 못하고
두 손을 십자로 접은 채!
이렇게 죽은 네가 알아듣지 못하지만
얼마나 이 엄마가 사랑하고 있었는지를!
지금은 하늘나라의 천사가 되어
이제 너는 엄마를 만날 수 있단다,
너는 하늘을 날아 내려와
내 둘레를 날개짓하고 있겠지,
내게 입을 맞추며 만지고 있는 너,
아 가르쳐다오,
언제 하늘나라에서 너를 만날 수 있는지를?
언제 너에게 입맞춤을 할 수 있는지를?
오 내 괴로움도 모두 부드럽게 마지막을 고하고,
언제 너와 함께 하늘로 올라가
언제 나도 죽을 수 있을까?
천사인 아가야, 엄마에게 가르쳐다오,
별이 반짝이는 동안에
말해다오, 귀여운 아가야!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비통(悲痛)한 생각을 표현한 감동적인 아리아이다. 특히 후반의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화음(和音) 진행 위를 흐르는 멜로디의 아름다움은 비길 데가 없다 .또 하프와 오르간의 반주를 타고 노래하는 혼성합창이 서서히 음량을 높이다가 오케스트라가 가세하며 웅장한 휘날레(피날레)를 이루는 마지막 막이 내리기 전 부분은, 그 멜로디와 화음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추천 음반 및 DVD
[CD] 세라휜 지휘, 로마 가극장 관현악단/합창단(1957) 로스 앙헬레스(S) EMI
좀 오래되었지만 이 [수녀 안젤리카]를 무시할 수는 없다. 주역인 로스 앙헬레스(Victoria de los Angeles)의 따뜻한 목소리의 질이 ‘안젤리카’ 역에 들어맞고 바르비에리(Fedora Barbieri)와도 잘 어울린다. 드라마 지휘의 ‘신’(神) 이라고까지 불리던 세라휜(세라핀, Tullio Serafin)의 자유자재(自由自在)의 지휘는 마지막 하늘로 오르는 설계가 긴장감을 북돋아 준다.
[CD] 가르델리 지휘, 휘렌쩨 5월 음악제 관현악단/합창단(1961) 테발디(S) Decca
이 최초의 [수녀 안젤리카]는 전3부작을 한 묶음으로 영국 Decca가 처음 스테레오로 발매한 음반의 하나이다. 당시 Decca가 거느린 명가수를 총동원한 호화로운 배역이 망라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세 오페라의 여주인공을 테발디(Renata Tebaldi)가 도맡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세 역의 목소리가 질과 성격이 다르므로 실제 무대에서는 한 가수가 다 노래하기 어려운 기획이다. 테발디는 이 세 역을 남다른 음색과 표현변화로 가려서 노래할 뿐 아니라, 확고한 이상적인 모습을 제시하는 통일감까지 정연(整然)하게 표현하고 있다. [수녀 안젤리카]에서 테발디와 시미오나토(Giulietta Simionato)가 펼치는 긴박감 넘치는 대결도 놓질 수 없는 부분이다. 시미오나토는 저음부의 울림을 충분히 살려 표현한 인물이 자칫 담백하고 지루해지기 쉬운 이 오페라를 극적인 드라마로 북돋아 올리고 있다.
[CD] 파타네 지휘, 뮌헨 방송 교향악단/바바리아 방송 합창단/뮌헨 소년 합창단 포프(S) RCA
파타네(Giuseppe Patanè)의 지휘는 단단하게 다듬어져 수준이 높다. 그 중 [수녀 안젤리카]는 주역인 포프(Lucia popp)와 리포브쉐크(Marjana Lipovsek)를 기용하여 비교적 어려운 신비극을 빛으로 충만한 음악 세계를 만들어 내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엄마도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