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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이모저모

오페라는 누가 왜 만들었나?

작성자서푼짜리오페라|작성시간13.02.12|조회수413 목록 댓글 0

 

- 대체 오페라는 언제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나요?

 

- 음, 오페라라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졌어. 그래서 오페라는 드물게 생일이 있는 예술장르지. 말하자면 영화와 비슷한 셈이야. 인류가 언제부터 춤을 췄는지, 인간이 그린 최초의 그림이 어떤 것인지, 최초의 음악은 무엇인지, 우리는 알 길이 없잖아? 하지만 오페라는 분명히 생일이 있는 장르지. 1600년경의 어느 날,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오페라가 만들어졌어. 그것도 사람들이 작정을 하고 모여서, "자, 우리 지금부터 오페라라는 것을 만들어 봅시다."라고 해서 만들어진 거지.

 

- 그것 참 신기하네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말이에요. 그렇다면 그림이나 춤과는 달리 최초의 오페라도 남아 있겠네요.

 

- 물론이지. 1597년(정확하지는 않지만)에 만들어진 야코포 페리(jacopo Peri)의 오페라 <다프네Dafne>를 인류 최초의 오페라로 보고 있지. 안타깝게도 그 작품은 소실되어 지금은 전해지지 않지만 말이야. 대신에 지금 남아 있는 오페라들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1600년에 페리가 작곡한 <에루리디체Euridice>지. 지금으로부터 겨우 4백 년 밖에 되지 않은 이야기야.

 

- 그렇다면 그 전에는 오페라라는 것이 없었군요. 그런데 왜 그때 사람들은 오페라를 만들려고 했을까요?

 

- 음, 아주 중요한 질문이지. 1600년 전후의 이탈리아의 피렌체가 무슨 시대에 해당하지? 지금 우리가 '르네상스 시대'라고 부르는 바로 그 시기야. 르네상스를 '문예부흥'이라는 말로 번역하듯이, 그 당시 사람들은 고대 그리스-로마의 문화를 이상적인 적으로 생각해서 그것을 부흥시키고 재현하며, 또한 그것을 바탕으로 한층 더 뛰어난 문화를 형성하려고 했지. 우리가 아는 수많은 미술가와 건축가와 사상가들이 이 시대의 사람들이지. 미술가들만 예를 들어도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브루넬레스키, 보티첼리 등이 모두 이 시대의 사람들이고, 그것도 모두들 피렌체를 중심으로 활약했던 사람들이지. 그들은 고대 그리스의 신화를 소재로 하고 인간을 중심으로 표현한 조각이나 건축에서 감동을 받았지. 그래서 그것을 탐구하고 그 이상을 받아들여서, 자신들이 앞으로 펼칠 새로운 예술 방향의 바탕으로 삼으려 했어. 여기까지는 다 아는 이야기지?

그런데 연극이나 음악의 경우는 어땠을까? 미술가와 건축가들처럼 문학가와 음악가들도 당연히 그리스에 눈을 돌렸지. 그들은 특히 그리스에서 융성했던 비극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 왜 있잖아?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Oedipus Rex>나 <안티고네Antigone>같은 그리스 비극들 말이야. 하지만 르네상스 문학가와 음악가들은 당시에 그리스 비극들을 주로 책으로 접했을 뿐이먀, 실제로 공연 자체는 제대로 전승되고 있지는 않았어. 그래서 그들은 그리스 비극을 바탕으로 한 가장 멋지고 세련된 극을 실제 무대에서 재창조해 보려고 했던 거야. "우리가 명색이 그 유명한 르네상스인인데, 그리스 비극 정도는 재현해야 되지 않겠어?"라고 말하지는 않았겠지만, 하하. 아무튼 그들은 그리스 비극의 재현과 중흥에 의한 문화의 시대적 소명 같은 것을 느꼈던 게 틀림없어. 그래서 자신들이 직접 돈과 시간과 정열을 들여서 그리스 비극을 재현하게 되었지.

 

- 그게 오페라군요?

 

- 하지만 그들이 재창조한 것은 엄밀히 말하자면 그리스 비극이 아니었어. 즉, 그리스 비극을 제대로 재현하는 데는 실패한 셈이지. 대신에 그들은 오페라라는 돌연변이 같은 새 장르를 만들었어. 그렇게 해서 오페라라는 것이 탄생되었어!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그들은 피렌체를 지배하던 유명한 메디치가家의 궁전에 드나들던 음악가와 시인들 그리고 아마추어 애호가들로, '카메라타Camerata'라고 불리는 예술동아리의 회원들이었지. 그들을 중심으로 오페라가 만들어진 거야. 그리고 오페라는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게 되었지. 그것이 지금으로부터 4백 년 전의 이야기야.

 

- 재미있네요. 그렇다면 4백 년 전에 오페라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그런 형태의 극, 그러니까 오페라 같은 극은 전혀 없었나요?

 

- 그렇지는 않아. 그 전에도 유럽에서는 각 나라마다 다양한 형태의 음악극들이 전해지고 있었어. 지금 아시아의 경우에 우리나라에서는 판소리가, 일본에서는 가부키歌舞伎가, 중국에서는 경극京劇이 자신들의 전통을 지키고 있듯이 말이야. 오페라라는 것은 완전히 새롭고 대단히 세련된 형식미를 가지고 있으며 갑자기 나타난 것이기는 한데……. 엄밀하게 말하면 이전의 유럽 특히 이탈리아에서 전승되어 내려오던 여러 형태의 음악극들이 오페라를 이루는 데 기반이 된 것도 사실이지. 그래서 오페라라는 말과 형태는 4백 년 전에 하늘에서 떨어지듯이 만들어진 것이지만, 한편으로 오페라는 그때까지 유럽에서 존재하던 모든 연극과 음악의 형태들을 다 집약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출전 : <박종호에게 오페라를 묻다> 25 ~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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