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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수필)공부

2. 수필의 형식(7)

작성자신종찬|작성시간13.12.30|조회수397 목록 댓글 1

2. 수필의 형식

 게오르그 루카치는 ⟪에세이의 본질과 형식⟫이라는 글에서 “형식은 하나의 세계관이고 하나의 입장이다. 또 형식은 그것이 생겨나는 바의 삶에 대해 갖는 일종의 태도표명이다.”라고 했다. 형식은 내용을 담아내는 그릇의 역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형식이 세계관에 닿아 있고 세계관을 창조하기도 한다는 뜻이다. 이는 모든 작품에는 작가의 세계관을 구현하는 최적의 형식이 있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

 창작과정에서 작가는 자신의 개인적인 세계를 작품에 온전하게 구현하는 길을 모색한다. 내용과 형식은 엉성한 그물 같아서 작가의 의도와 욕망의 많은 부분을 놓치고 만다. 작품은 작가의 흔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작품이 온전히 작가의 전부일 수는 없다. 그러나 작품이 하나의 통일체로 완결성을 가지면 새로는 빛을 발산한다. 이런 작품이 독자에게 읽히는 순간 작가의 세계는 열린다. 가장 알맞은 형식에 의해 작품은 완성되는 것이다.

 수필은 자유로운 형식을 취하므로 무형식의 형식이라고 한다. 그래서 수필의 형식에 대해 그리 연구가 깊지 못하다. 문학에 대한 심미적 사유의 출발이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어떻게 말하는가.’에 있다고 한다면, 수필 형식에 대한 담론은 마땅히 확대되어야 한다.

 

1)고유 형식의 위반: 소설 기법 채용

수필은 나에 관해서 쓰는 방식이다. 내가 항상 작품의 중심에 있다. 그런데 자기와 연관된 이야기를 쓰는 과정에서 도덕적 시선을 의식하는 등 신경 쓰이는 일이 한둘이 아니다. 솔직하게 말하기가 쉽지 않다. 이것이 수필의 숙명적인 한계성인 동시에 고유성이다. 이런 점에서 수필쓰기는 작가 자신을 적당히 숨기는 작업일 수 있다. 그 손쉬운 방법이 소설을 닮는 방법으로 허구 체계를 빌려오는 것이다. 수필은 불가능하니 소설인 척해보는 것이다. 부분적으로 소설 방법을 채용하는 것이다. 이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은 보편성을 얻어야 한다는 점이다. 소설적으로 서술한 내용이 현재에도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하여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겠다)

 

2)고유 형식의 옹호: 문체의 품격과 힘

 수필에도 오랜 기간 변하지 않고 전통적으로 굳어져 내려오는 부분이 있다. 이를 ‘문화적 학습’이라고 부른다. 민태원의 ⟪청춘예찬⟫이나 이양하의 ⟪나무⟫와 같은 작품들이다. 이런 종류의 서정수필이나 시에서는 자아를 들어내는 전통적인 형식이 있어 왔으나, 자아의 정서과잉은 금기의 규율로 인식되어 왔다. 즉, 지나치게 작가 스스로가 도취된 상태로 감정 과잉상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모더니즘 대두 이후에는 더욱 그렇다. 작가가 감동하여 독자들이 어리둘절할 수도 있다. 작가는 독가가 감동할 여지를 주어야지 작가가 미리 감동하면 절대 안 된다.

 수필의 형식을 흔히 시와 소설의 중간쯤에 있다고 한다. 수필은 산문이란 점에서 소설적 진술에 바탕을 두지만, 문장표현에서는 시적인 함축을 상당히 채용한다. 양자를 잘 활용할 수도 있고, 양자 어느 것에도 온전히 속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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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신종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12.30 이번 주제에서는 왜 작가가 쉽게 감동에 빠져서는 안 되는 지를 말하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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