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드와인 : 먼저 레드와인은 원료인 적포도를 수확하여 가지를 제거하고 으깬다. 옛날에는 포도송이를 으깨면서 손으로 하나씩 가지를 제거하거나 가지를 제거하지 않고 와인을 담았지만, 요즈음은 제경기(除梗機)라는 기계를 사용하여 알맹이만 골라내면서 지긋이 눌러 터뜨린다. 아직도 가지를 제거하지 않고 포도송이 전체를 짓이겨 발효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가지에서 좋지 않은 냄새가 나올 수 있으므로 고급 와인 제조에는 이 방법을 쓰지 않는다.전통적인 방법으로 통안에 사람이 들어가 맨발로 포도를 밟아서 터뜨리는 것이 가장 좋은데, 그 이유는 딱딱한 기구가 껍질이나 씨에 상처를 주면 쓴맛이 나오기 때문에 부드러운 발바닥으로 눌러 터뜨리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산화황을 넣어 잡균 오염을 방지하고, 이어서 이스트를 첨가하 여 발효를 진행시킨다. 발효가 시작되면 먼저 당분 농도를 측정해야 한다. 당분 이 변하여 알코올이 되므로 당분 함량이 날마다 줄어들면 발효가 활발히 진행되 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그리고 적정 온도를 유지하여, 온도가 너무 올라가서 이 스트가 죽거나 잡균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레드와인 발효에서 중요한 것은 껍질에서 색소가 우러나오도록 떠오르는 껍질을 잘 가라 앉혀 껍질과 액이 잘 섞이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레드와인 고유의 붉은 색깔이 나오고 곰팡이 번식도 막을 수 있다. 원하는 색깔이 되면 즙을 짜는데, 자연적으로 흘러 나오는 즙이 맛이 부드럽고 고급이므로 강한 압력을 가해서 나오는 즙은 따로 보관했다가 나중에 맛을 조절할 때 사용한다.
이렇게 껍질과 씨 등 고형물을 제거한 와인은 아직 발효가 완료되지 않아 당분이 남아 있을 수가 있다. 당분이나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여 남아있는 당분을전부 알코올로 변화시킨 다음, 온도를 낮추고 방치시키면 위에는 맑은 액이 뜨고 찌꺼기는 가라 앉는다. 이 때 윗부분의 맑은 액만 채취해서 찌꺼기와 분리시키는데, 이런 방법을 두 세번 하면 맑은 액을 얻을 수 있다. 요즈음은 기계적인여과방법을 사용하여 한 번에 간편하게 처리하기도 한다.
화이트와인 : 화이트와인은 청포도의 주스만을 발효시킨 것으로 레드와인와는 달리껍질의 색소 추출과정이 없다. 경우에 따라 적포도를 원료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바로 주스를 자내면 적포도라 할 지라도 그 주스는 붉은 색깔을 약간 있을 정도이고, 발효 후에는 붉은 색깔이 완전히 없어진다. 이렇게 짜낸 주스에서 찌꺼기를 제거하여 맑게 한 다음 이스트를 첨가하여, 될 수 있으면 낮은 온도에서 발효를 시킨다. 온도가 높으면 잡균에 오염되어 좋지 않은 성분이 생길 수 있고, 가지고 있던 향기 성분도 휘발되어 날아갈 우려가 있다. 화이트와인도 레드와인와 마찬가지로 찌꺼기를 제거한 다음 숙성에 들어간다.
와인의 숙성 : 발효가 갓 끝난 와인은 이스트 냄새나 탄산가스 등이 섞여 있어서, 향이나 맛이 매우 거칠기 때문에 바로 마실 수 없다. 그래서 와인은 종류에 따라 몇 개월에서 몇 년까지 맛과 향의 조화를 위해서 숙성기간을 두고 있는데, 이 점이 와인의 가장 큰 특성이라 할 수 있다. 와인은 숙성기간 중에 작고 복잡한 변화가 일어난다. 레드와인은 짙은 보라색에서 점차 벽돌색깔로 되면서, 맛의 강도도 변하여 거칠고 쓴 맛이 부드럽게 된다. 화이트와인도 황금색으로 변하면서 원숙한 맛을 내지만, 너무 오래두면 갈색으로 변하면서 신선도를 잃기 때문에 화이트와인을 2-3년 이상 숙성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와 같은 숙성은 보통 오크통에서 이루어지는데, 여기서는 적절한 고기접촉으로 산화가 조금씩 진행되면서 오크통 성분과 와인이 반응하여 다양하고 세련된 맛과 향이 생성된다.
숙성에 대해서 가장 말이 많고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와인일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와인을 만들 때 큰 탱크에 포도를 짓이겨 넣고 그 위를 콘크리트로 밀봉하여 수십년 둔다는 헛소문이나, 어디서 발견된 수백년 묵은 와인이 아주 비싸게 팔렸다는 해외토픽은 오래된 와인의 신비로움을 더해주지만, 와인은 오래되어 좋을 것이 없다. 와인의 알코올 농도는 10% 안팎으로 맥주에 비해 높긴 하지만 이 정도의 농도로는 장기간 보존이 불가능하다. 적어도 알코올 농도 20% 이상 되어야 자체 보존이 가능하다. 그리고 와인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이 수명이 있어서 갓 발효가 끝난 와인은 맛이 거칠지만 점점 숙성되면서 원숙한 맛을 유지하다가 어느 정도 지나면 수명이 다해 부패되고 만다. 그렇지만 이런 기간은 포도의 품종과 만드는 방법에 따라 일정하지는 않다. 고급 와인은 충분한 숙성기간을 거친 다음에 병에 넣고, 병 속에서도 미세한 변화를 일으켜 원숙한 맛으로 개선될 수 있지만 너무 오래두면 부패하므로 가장 좋은 상태에 있을 때 마셔야 한다. 대체로 고급 화이트와인은 2-5년, 레드와인은 5-10년 정도가 되었을 때를 가장 원숙한 상태로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와인은 1-2년 사이에 소비되는 것이 보통이다. 50년, 100년 묵은 와인이 비싼 값에 팔리는 이유는 맛보다는 골동품적인 가치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와인은 병에 숙성기간을 표시하지 않고 수확년도만 표시한다. 즉 와인은 숙성기간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 어느 해에 수확한 것인가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