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영화 '매트릭스'로 보는 루시드드림 -6편-

작성자이규상|작성시간05.07.09|조회수6,199 목록 댓글 36

매트릭스로 보는 루시드드림 - 6편
(지난내용 보기 [1] [2] [3] [4] [5])

 

혓바닥이 입술 같아

 

6편은 마침내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진실"을 알려주는 장면입니다.
이번에도 대본을 그대로 옮겨서 이야기를 풀어가겠습니다. 중요 대사는 노란색으로 처리했습니다.
예) 모피어스:
자신이 생각하는 모습을 디지털화 한 거지.

 

갑자기 이상한 곳으로 이동한 네오

모피어스: 이것이 컨스트럭트다. 로딩 프로그램이지. 뭐든지 로드할 수 있어.
옷이든, 장비든, 무기든, 훈련 시뮬레이션이든, 필요한 건 전부 다.

매트릭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둘은 매트릭스와 같은 가상 현실 프로그램에 접속한다.
이곳은 매트릭스로 접속하기 전에 필요한 물품을 로드하는 로딩 프로그램.
(로딩 프로그램내의 환경은 실제 매트릭스와 동일하므로 아래 내용을 보는중에 착오 없길 바랍니다.)

 

이곳은 어디인가?

 

로딩 프로그램에서는 원하는 모든 것을 로드할 수 있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대량의 총기를 불러오는 장면이 나오는데, 원하는 것을 원하는 만큼 얻는다는 점에서 루시드 드림과 완전히 같다. 훈련 시뮬레이션을 로드하는 것도 역시 루시드 드림과 동일하다. 배경과 의상 등이 완전히 바뀌는데, 환경에 변화를 가하는 이가 자기 자신이냐, 외부에서 프로그램을 제어하는 오퍼레이터냐의 차이 일뿐.
(이후에 네오가 강해짐에 따라 이 차이도 모호해진다 - 루시드 드림과 더욱 비슷해지는 것이다)

 

모피어스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네오: 프로그램 안이라구요? / 모피어스: 그렇게 믿기가 힘든가?
자네 옷도 바뀌었고, 머리와 몸의 구멍도 없어. 머리 모양도 다르고.
지금 자네의 모습은 잉여 자기 이미지란 거야. 자신이 생각하는 모습을 디지털화한 거지.

네오의 말을 "꿈 속이라구요?"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전편에서도 수차례 이야기 했지만, 꿈속의 모든 것은 물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꿈의 모든 것은)있으면서도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실제로 없는것도 꿈에서는 있을 수 있는데, 이것은 "무엇이든지"란 얘기다. 곰곰히 생각해 보자.

 

모피어스의 이야기를 듣는 네오

 

까까머리에 누더기옷을 입고 있는 네오가 매트릭스에서 생활하던 시절의 말끔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보자. 이 점에 대해서 모피어스는 "자신이 생각하는 모습을 디지털화한 거지."라고 이야기 했는데, 좀 더 정확히는 "자신이 기억하는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다. 때문에 바로 어제까지 매트릭스에서 생활하던 네오는 그 시절의 익숙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 꿈속에서 나를 보면 연령과 성별은 물론이고 외모도 현재의 내 모습과 매우 닮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매트릭스는 컴퓨터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디지털화"가 된다는 것이 참 재미있다. 이처럼 꿈은 나의 모습 뿐만 아니라 모든 요소가 물리적인 근거가 아닌 전적으로 기억에 의존하고있다. 그러므로 내가 원하는 모습, 원하는 상황으로 바꾸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이 부분은 앞으로 설명할 기회가 많으니 어려우면 넘어가도 좋다.

 

이어지는 이야기

 

꿈의 내용 또한 꿈을 꾸는 이의 기억과 경험에 근거한다.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아프리카 어디 오지의 원주민이 엘리베이터 악몽을 꿀 리는 없다. 하지만 매트릭스는 하나의 공간에 여러명이 접속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두명 이상의 사람이 동시에 같은 공간에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꿈으로 치면 공유몽(共有夢, Shared Dream)인 셈이다. 스타크래프트의 배틀넷이나 리니지 등의 인터넷 온라인 게임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공유몽은 과학적인 증명 사례가 없다.]

 

진짜가 아닌가요?

네오: 진짜가 아닌가요? / 모피어스: 진짜가 뭔데? 정의를 어떻게 내려?
촉각이나 후각, 미각, 시각을 뜻하는 거라면 진짜란 두뇌가 해석하는 전자 신호에 불과해.

진짜란 무엇일까?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는 진짜는 모피어스의 이야기처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것들 뿐이다. 눈에 보이는 것, 냄새가 나는 것, 만져지는 것 등. 사람들은 "내가 직접 보지 않으면 진짜가 아니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정말 그럴까? / 꿈속에서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으며 부드러운 바람과 물결의 시원함도 느낄 수 있다. 그럼 이것들이 모두 진짜인가?

 

매트릭스의 모델은 20세기 말의 세상

모피어스: 이게 자네가 아는 세상이야. 바로 20세기 말의 모습이지.
이젠
매트릭스라는 신경 상호작용 시뮬레이션의 일부로만 존재하지.

*상호작용론(interactionism): 데카르트 철학과 심리철학에서 서로 구별되고 분리된 두 실체인 정신과 육체가 인과적으로 상호작용한다고 보는 이원론. 상호작용론자들은 가령 존 듀가 돌벽을 발길질하려는 마음을 먹는 심리적 사건이 실제로 다리와 발을 벽 쪽으로 움직이는 신체 행위의 원인이 되며, 반대로 발이 벽을 치는 물리적 사건이 심한 통증을 느끼는 심리적 사건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말이 무척 어려워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꿈속에서 멋진 이성과 만나거나 격렬한 싸움 등을 하면 깨어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실제 자고 있는 몸의 맥박과 호흡, 체온 등에 변화가 생긴다. 꿈속에서 운동을 할 때에는 동작에 해당하는 몸의 근육이 반응을 보인다. 이것은 꿈속에서의 행동 및 생각이 실제 몸에 생리적인 반응을 일으킨다는 아주 흥미로운 사실의 증거들이다. 기계가 매트릭스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인간을 통제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자세한 설명은 아래에서(제2의 르네상스).
(상호작용론에 대한 정보는 다음 백과사전의 내용을 옮겼습니다.)

 

모피어스의 안경 다리 없는 신기한 선글라스

모피어스: 자넨 꿈나라에서 살았었네.

매트릭스는 꿈이다. 기계가 만들어낸 꿈. 가상의 세계.
이제는 더 이상의 설명 없이도 모피어스의 대사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

─ 여기까지가 영화 속의 매트릭스와 꿈이 어떻게 닮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입니다. 자각몽을 배우는 이에게 이 영화는 특별히 재미가 더합니다. 이 글을 만들기 위해 영화를 수차례 돌려볼 때마다 기발하고 놀라운 발상에 매번 감탄합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다음편 부터는 발전하는 네오의 모습과 영화 속 곳곳에 숨어있는 재미있는 꿈의 모습을 함께 찾아보기로 합시다.

아래의 내용은 자각몽과는 별개로 영화 속 매트릭스의 역사를 풀어보았습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참고 자료 및 그림: 애니매트릭스 (The Animatrix, 2003) 中 The Second Renaissance 편

 

인간의 명령에 따라 열심히 일하는 인조인간들

제2의 르네상스
The Second Renaissance

21세기 초, 극도로 발달한 인간의 문명은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을 만들어내기까지에 이른다. 인간보다 힘세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이 인조인간들은 인간 대신 열심히 일을 하여 인간의 삶을 윤택하고 편리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인간은 점점 나태해져만 갔다.

 

01의 뛰어난 인공지능과 기술력으로 생산된 제품은 인간 세상의 시장을 장악했다

 

그러던 어느날, 불화의 씨앗이 자라났다. 인간은 명령대로 충실히 일하는 착한 기계들을 존중하지 않았고, 마침내 B1-66ER이라는 품종의 로봇 한대가 최초로 인간에게 대항하여 자신의 주인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 인간은 사건의 재판에서도 공정하지 않았다. 로봇의 이야기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들은 인간 세상에서 추방당했다. 로봇들은 문명의 발상지(메소포타미아 문명으로 설정되어있다)에 정착하여 01이라는 이름으로 그들만의 나라를 세워 안식을 찾고 번영하기 시작했다.

 

인간과의 평화적 협상을 위해 UN을 찾은 01의 특사들. 발언기회 조차 주어지지 않고 추방당한다

 

고도의 인공지능을 지닌 로봇들은 그들의 나라에서 보다 뛰어난 인공지능을 탄생시켰고, 그런 로봇들의 공산품은 인간들의 시장을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점차적으로 힘을 잃어가는 인류의 지도자들은 01과의 협력을 거부하고 이미 한번 추방했던 그들을 또다시 고립시켰다. 기계들은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인간과의 협상과 UN 가입을 시도했으나 인간은 이를 거부하고 01를 공격했다.

 

인간은 결국 검은 연기를 덮어 기계와 그들의 에너지원인 태양을 차단한다

 

나약한 인간들과 달리 로봇은 뜨거운 열과 방사능에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01은 마침내 인간 세상에 반격을 가했고 강력한 로봇 군대는 승리를 거듭했다. 인간의 나라는 하나 둘씩 점령되었고 궁지에 몰린 인간은 온 하늘을 검은 연기로 덮어 기계들의 에너지원인 태양을 잠재우기에 이른다.

 

기계와 인간의 끔찍한 전쟁

 

에너지원을 잃은 기계는 총공격을 시작했다. 인간과 기계사이의 마지막 전쟁이었다. 인간은 강력한 기계 군대를 상대로 필사적인 대항을 했지만 압도적인 기계의 힘을 당해내지는 못했다.

 

기계는 인간을 연구하여 새로운 동력원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알아낸다

 

기계들은 그들의 적을 연구한 끝에 교체 가능한 에너지원을 찾았다. 그것은 인간의 생체 전기와 체열, 운동 에너지였다. 인류 최대의 불행이었다. 끝없이 불어나는 인간은 기계들에게 무한한 에너지원으로 안성맞춤이었다. 곧 두 적대자 사이에는 새로운 공생관계가 성립되었다.

 

인간은 그들 자신을 위해 만든 기계에 의해 멸망한다

 

한때 화려한 문명을 꽃피우던 인간은 스스로 멸망했고, 새로운 정복자인 기계들의 노예 노릇을 하며 그 사실 조차도 모른 채 꿈속에서 살아가는 건전지가 되어 버렸다.

 

기계들의 건전지가 되어 버린 수 많은 인간의 모습

 

이것이 제2의 르네상스라고 불리는 영화 속 역사의 전모이다. 오늘날 우리는 정말 진짜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사실이 어떻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마다의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은 진정으로 아름답기 때문이다. - 이규상

내용중 어려운 부분은 리플로 질문해주세요. [만든이: 이규상]

위 내용을 다른 곳에 유포하는 것은 절대로 금합니다.
내용의 오류/기타 지적은 꼬리말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K-9999 | 작성시간 11.04.13 애니 매트리스인가요..? 저부분은 처음봅니다~
  • 작성자물돌이 | 작성시간 11.05.30 애니 매트릭스라 ㅋ
  • 작성자놀런 | 작성시간 11.06.10 캬~~ 진작 읽을껄 ㅋ
  • 작성자참치매니아 | 작성시간 11.08.07 오오오오ㅋㅋㅋ
  • 작성자수석합격 | 작성시간 12.06.23 흠.. 이해가 한층 깊어지네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