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처럼 환상적인 이미지는 우리에게 커다란 기쁨을 준다. 그런 이미지는 우리가 만든 것이며 틀림없이 우리의 삶과 운명에 상징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中
꿈꿀 때도 자유의지가 있을까? 만일 꿈꾸면서도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꿈속에서 저지르는 기이하고 황당하며 때로는 불법적이기도 한 모든 행동에도 책임을 져야 하나?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우리가 꿈꿀 때 하는 생각과 행동에도 윤리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어려운 문제를 놓고 머리를 싸맸다. 꿈속에서 육체적인 갈망이 생겨도 과연 죄가 되는 걸까? 꿈에서 간통을 저지르면 그것도 죄가 될까? 꿈에서도 의식적으로 사고할 때와 똑같은 정신적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우구스티누스는 속이 바짝바짝 탔다. 여느 건강한 인간과 마찬가지로 그도 가끔 꿈속에서 간음을 했고 또 그것을 즐겼다. 그러나 신부라는 신분으로 이런 꿈을 꾼다는 자체가 그를 몹시 괴롭혔다(그가 밤마다 일어나는 야간의 음경발기에 대해 알았더라면 아마 훨씬 더 당황했을 것이다.) <고백록>에서 그는 이렇게 썼다.
내 기억 속에는 아직도 나를 쫒아다니는 이미지들이 살아 있다. 이 이미지들은 내가 꺠어 있을 때는 맥도 못 추다가, 내가 잠들면 내게 쾌락을 줄 뿐만 아니라 같이 동조하자고 부추기긱까지 하는데, 흡사 현실과 아주 똑같다. 오 주님, 나의 주님. 그때의 나도 정말 내 자신입니까? 그러나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잠이 드는 바로 그 순간, 혹은 잠을 자는 상태에서 다시 깨어나는 그 순간의 내 모습에는 아주 많은 차이가 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꿈속에서 즐겼던 음란한 생각은 자기도 모르게 일어난 일이었으며, 사람은 자발적인 생각에 대해서만 책임져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납득시킴으로써 이 도덕적인 궁지로부터 모면하려고 몸부림쳤다. 따라서 그가 다른 여자와 간음하는 음란한 꿈은 죄가 되지 않았으며. 이런 엄청난 철학적 발전과 함께 마침내 그는 자유로워졌다.
어떤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할지 모르지만, 어떤 사람은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우리는 어느 정도 우리가 꾸는 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꿈에 대한 기억이 꿈 꾸는 사람의 정신을 어느 정도 드러내 준다는 점에서, 꿈은 그 사람의 경험, 생각, 태도, 그리고 자신이 열중하고 있는 대상이 무엇인지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꿈은 전혀 가치 없는 것이 아니다. 17세기에 활동한 작가 토머스 브라운은 "잠이 아니라 죽음만이 죄를 끝낼 수 있다"고 말함으로써 자신의 관점을 명확히 밝혔다. 꿈속에서는 하는 일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경찰서에 끌려가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 달콤한 잠의 유혹 中 -
이 논제는 예전 날개님이 말씀하셨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가끔 자각몽 속에서 도덕적이라고 할 수 없는 끔찍한 일들을 저지릅니다. 그러나 꿈에서 깨어나서는 그 장면을 떠올리고 얼굴을 붉히곤 부끄러워하거나 그 끔직한 장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잊어버리려 세차게 고개를 흔든 경험을 가지고 계실 것 입니다.
그러나 모두 괜찮습니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고 자신이 발설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그런 꿈을 꾸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가 될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그렇 것을 즐겨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자신의 꿈을 조정하여 자신이 원하는 상황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한 꿈들을 남보다는 더욱 더 많이 꿀 확률이 높습니다.
정말로 그러한 꿈들만을 원하세요? 깊게 생각해보세요. 이 세상에는 아름다운 영화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에게 웃음 주기 위한 영화, 사랑을 알게 하는 영화, 여름날 더위를 싹 식혀주는 공포영화,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주고 욕구를 해결해 주는 애로영화...
제 주위에 한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정말 잔인한 영화들만 골라보는 친구입니다. 그때문인지 그 친구와의 대화주제는 한상 잔인한 이야기이고 동식물들에게도 잔인한 짓을 자주 합니다. 온 통 머릿속에는 잔인한 것들이 자리잡고 있고 그의 행동도 점점 잔인해 집니다. 잔인한 것들을 자주보고 또 그 생각만 하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는 아무리 꿈이라도 이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꿈 속에 놀러 들어가기만 하면 드림섹스를 시도하는 피카츄, 꿈 속에 놀러 들어가기만 하면 사람들을 즐겨 죽이는 라이츄 그리고 그들과 반대로 꿈 속의 사람들은 실제 인격체로 여기고 그들과 친구하며 여러가지 대화를 나누고 함께 날아서 이곳저곳을 여행하는 이상해씨. 그들은 꿈 속에서 그리고 깨어나서 굉장한 쾌락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그 꿈을 자주 떠올리며 다음번을 기약할 것입니다.
과연 피카츄, 라이츄는 괜찮을까요? 이러한 실험을 해 본적이 없고 이에 대한 연구결과도 존재 하지 않겠지만 대충 결과는 유추해 낼 수 있습니다.
전 여러분들께 권장해 드리고 싶습니다. 꿈나라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파괴자 보다는 꿈나라 사람들이 반겨주고 환영해주는 그런 멋진 루시드드리머가 되라고...
착한소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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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잇힝님 작성시간 08.03.20 루시드드림 자체가 원래 일탈을 하기 위해 꾸는것 아닌가요? 오히려 그런 위험한 꿈을 꾸고 나면 현실에서 더욱더 조심하게 되는 경우도 있겠죠.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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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생강차 작성시간 08.04.05 적어도 저는 꿈이라 해도, 자신의 자유의지..를 가지고 행동하였기 때문에 꿈속의 죄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의지로 움직이는 것들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니까요. 꿈속에서 항상 무언가를 파괴하다보면 몸으로는 생소하겠지만 결국 정신이 파괴에 무뎌져버릴수도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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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제로리나 작성시간 08.04.06 제가 여태까지 찾아다녔던 게시물이네요^^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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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약손 작성시간 08.04.10 잠재의식은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요 꿈속에서 한일도 죄책감이 든다면 평생 따라다닐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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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겜황테자 작성시간 08.09.19 누군가에게 피해를주는것도아니고 자기만족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