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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숭게시판

[생각나누기]전도대에서의 팀장에게만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1)

작성자세파|작성시간99.08.16|조회수47 목록 댓글 0
가슴이 탄다..

벌써 11시라~ 후우~~
시간은 기달려 주지않는다고 누가 그랬던가.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들은 달리는 버스의 창에 맞아서 마치 여러마리의 지렁이가 매달린 모양으로 흘러내린다..
시속 100 킬로 ..
아무리 빨리 달려도 1시20분까지는 어렵다.
저렇게 비가 내리니 창문을 열 수도 없군.
"아저씨 에어콘 좀 끌 수 없을까요?
조금 추운 것 같아서...."
"이런, 에어콘을 끄면 창에 습기가 차서 운전을 할 수가 없는데.... 그냥 저 에어콘 입구를 막아봐요"
그렇군.. 그저께부터 아파왔던 머리가 다시 지끈거리는듯 하다.
앞으로 두시간 반...
하지만 도착 예정시간은 세시간 뒤....

배를 놓치면 안 되는데...
뒤에서 곤히 잠을 청하고 있는 조원들처럼 나도 자고 싶다.
아이스박스의 야채들과 한방하시는 집사님의 물품들을 잘 챙겼을까?
참.... 평소 걱정하고는 담 쌓던 놈이 이번엔 1년치 걱정을 몰하서 하게 되는구나.



-진찬이 형 오늘 출발 할 수 있을까요?
-글세 ~ 어렵지 않을까?
-비가 이렇게 오고 나도 좀 아픈 것 같아. 다시 원산도에 전화해 보구 너에게 연락 주마.
-삐리릭..
윽 ~ 머리야..
어제부터 아프던 머리가 오늘도 계속해서 아파왔다.
젠장 ... 우리 물품들은 내가 모두 잘 챙겨놨어야 했는데~
후우.. 조금만 누워있다가 교회로 가봐야겠군.



창 밖은 아직도 물줄기가 하염없이 뿌려지고 있었다.
하늘에 구멍이 났나..
까만 하늘.. 그리고 비, 후배들과 선배들의 밝은 웃음 소리.

- 여기에도 비는 내립니다. 하지만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서 배는 계속 다녀요..
- 그럼 저희 지금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 예 !! 믿음으로 떠나도록 하세요..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실 겁니다.
- 네에~ 그러지요.. 그럼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삐리릭..
오늘 안에 섬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이건 그냥 비가 아니라 태풍인데~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배는 뜨지않을텐데~
후우~~
"기사 아저씨! 저기 보이는 아산만 쪽으로 가시면 되요."
"예."
믿음..
전도사님은 믿음으로 떠나면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신다고 했지..
자신이 없다.
그래도 자신이 없는 자를 쓰시는 하나님이시니..
믿음도 은사라고 했던가?
난 그 은사하곤 거리가 먼 놈인가 보군. 푸후후
앞으로 세시간 뒤면 도착하겠지.. 배가 다녀야 할 텐데..


"진찬아 ~ 배가 1시 20분 말고는 또 언제 있니?"
"예! 목사님... 그게... 제가 알기로는 4시 40분에 있는 것으로.."
"그럼 그 배를 놓치면 사이 시간이 너무 길구나. 그 시간동안 있을 곳은 알아 봤니?"
"아직............."

진행을 맡은 지체들에겐 알아서 하겠다고 했다..
근처 교회에라도 있으면 된다구..
하지만....................
우리가 옮겨야 할 짐들은 너무 많다. 그에 비해 형제들의 숫자는 나까지 합쳐야 5명...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


지금 시간은 2시 정각.
이미 배는 떠나고 없다..
있을 곳은 정해져 있지 않고..
어떻게 할 건지도 정해져 있지 않고..
무심하게도 진정 폭우라는 말이 어울릴만한 빗줄기들은 우리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비라도 내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 보겠는데~~~~
힘들군..
이런 대책없는 경우라니...
다시 가슴이 탄다.


2시 10분.. 영목 선착장에 도착.

"여러분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짐과 여러분이 있을 만한 곳을 알아보겠습니다."
"진찬아! 정 있을 곳이 없음 민박집이라도 알아봐 잠깐 있다가 갈 거니까"
"네 .. 희정누나"
1회용 우의를 뒤집어 썼지만 빗줄기들은 기어코 내 상의를 적시는 것 같다.
별 도움이 안되는 우의군..
"아저씨 .. 여기 배가 들어올 때까지만 있을건데.. 약 20명정도 들어가서 쉴 방이 하나 있을까요?"
"방이야 있지요.."
"짐도 좀 있는데...비만 피하면 되거든요?"
"그러세요"
그래도 짐 옮기기 편한 선착장에서 제일 가까운 민박집으로 선택했다.
뭐 3시간 정도만 있을 곳이니..

"진찬아! 알아 봤니?"
"네.. 잠시있을 곳이지만 민박 집에서 쉬면서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요. 선착장에서 제일 가까운 민박 집을 선택했어요."
형제는 5명, 자매는 11명.
어쨌든 짐은 다 옮겨야 한다..


"경희야 힘들지 않아? 그거 되게 무거운데~~"
"그냥 혼자 들 수 있을 것같아!!"
빗 속에서 힘들게 짐을 민박집까지 나르면서 모두가 불평 한마디 없다.
형제고 자매고 할 것 없이 모두 와서 짐을 나른다..
그 부실한 1회용 우의를 입고서..
정말 미안하기 그지 없다.
만약 다른 팀으로 가게 되었다면 이런 일들은 하지 않아도 될텐데..
이렇게 좋은 지체들을 내게 주신 것도 하나님의 계획일라나?
배는 아직도 다닌다고 한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데도 바람만 불지 않는다면 배는 다닌다는군.
태풍이라면 당연히 바람이 불어야 하는거 아닌가?


-4시 50분이요?
-그럼 먼저 짐만이라도 섬으로 갈 배를 구할 수 없을까요?
-그럼 선착장 초소에 가서 충만호 선장님을 찾아 보세요. 그 분은 우리 교회 집사님이어서 얘길 하면 잘 해주실 꺼에요.
-네에.. 알겠습니다.
-삐리릭..
짐이 너무 많다..
이 짐을 형제 5명이서 배에 다 실는다는 것은 넘 힘들다.
그리고 분명 큰 배가 아니라 자그마한 배 임에 틀림이 없다..
저번 답사에서 타 본 그 폭이 30cm밖에 않되는 난간을 통해 올라 타야하는 배일 것이다.


"충만호 선장님?"
"예 ~ 저는 서울 동숭교회에서 왔는 데요.. 객선에 짐을 다 실을려니 힘에 부칠 것같아서 짐만이라도 먼저 충만호로 원산도까지 갔으면 좋겠는데요~~"
"그거 객선에서 다 실어줘요."
"그게 아니라..짐이.."
"객선에서 다 실어준다니께유."
"네에.."



"아무리 생각해도 어려울 것 같거든요."
"참내 .. 객선에서 다 실어준다니께유."
"만약 객선을 놓치면 나 한테 다시와요."
"네에.."
두 번째 부탁..
여전히 안된다고 객선에서 실어준다고 말하는 충만호 선장님.
우리 짐이 어느 정도인지만 봐 주시지...
여전히 친구들과 어울려 포커를 치는데 여념이 없는 그 분을 보며 어쩔 수 없이 다방에서 나와야만 했다.



"대훈아!!~~ 거기 왜 짐을 올려?"
"형~~ 여기 밀물이 장난이 아니에요.. 5분 정도만 기달릴 수 있음 실어 볼려고 했는데.. 5분 사이에 밀물이 우리 짐을 쌓아놓은 곳으로 마구 들어와서.. 다시 선착장 위편으로 올렸어요."
"이런.."
모두 정신이 하나도 없다..
객선은 불행하게도 큰 배가 아니라 내 생각대로 그 작은 객선이었다.
젠장....................
형제는 5명..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잔뜩 물을 먹은 아이스 박스. 그리고 거의 다 찢어진 박스들.
다행히 민박집에서 가지고 온 노란색 플라스틱 박스들이 몇개 있어서 거기에 젖은 박스들을 담아서 놓고 있었다.
만약 그거 라도 없었으면 하염없는 빗줄기에 다 찢어져서 제대로 나를 수도 없었을 것이다.


--배가 늦게 도착했단 말이에요.. 그 짐 언제 다 실어요? 아!! 정말!!! 배 출발해야 된다니까!!--

"영욱아~ 이 아이스 박스하고 몇몇 박스는 내가 나중에 배를 타고 나를께!!"
"얌마.. 그거 그냥 실어.. 다 실을 수 있어!!"

-- 아!!! 배 출발 해야 되요!!빨리 결정해요!! --

"거기 경관 아저씨! 그 아이스 박스 좀 들어줘요.. 그거 혼자선 못 든단 말이에요."
"네? 네. 알았어요."


후우~~
한바탕 전쟁을 치른 듯 하다.
어쨌든 배는 출발했고, 짐과 사람은 모두 다 탔다.
원산도로...............
비가 잠시 멎었다. 가랑비..
까만 하늘들 사이로 어렴풋이 원산도의 하늘만이 하얀 구름과 약간의 빛이 보인다.
하나님께서 우릴 인도하시는구나..
검푸른 바다를 헤치며 작은 객선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달리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
우린 그 앞에 서 있다..
많이 힘들었지만, 결국 우린 더 이상 외롭지 않은 그 섬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의 가슴을 느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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