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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합평의 실제-5 (3) / 안현심 교수(인터넷 펌)

작성자仁堂孫興燮|작성시간26.06.14|조회수8 목록 댓글 2

시 합평의 실제-5 (3)

안현심 교수

 

③ 이환홍의 ‘쓰레기’​

 

<원작>

 

쓰레기

이환홍

 

마시던 컵을 은근슬쩍 흘려버린다

피우던 꽁초도 보란 듯이 날려버린다

CCTV 비웃으며 비닐봉지를 던져버린다

무자비한 무덤엔 파리 떼 들끓는다

 

새것만이 최고라고 으쓱거리며

시도 때도 없이 투기 시합을 벌인다

썩지 않을 공산(公算)이 크다

 

배설물도 자양분도 되고

죽은 몸뚱이도 먹이가 되는

대자연의 순리를 기역한다

그놈의 회초리 부러졌나?

 

<합평작>

 

쓰레기

이환홍

 

마시던 컵을 은근슬쩍 버린다

담배꽁초도 보란 듯이 날려버린다

CCTV를 비웃으며 비닐봉지를 내던진다

 

시도 때도 없이 투기 시합을 벌인다

쓰레기 무덤엔 파리 떼가 들끓는다

 

하느님의 회초리가

부러졌나 보다

 

<시작노트>

 

동식물은 주어진 환경에서 부끄럼 없이 살다가 죽어 가는데 사람은 썩지 않는 쓰레기를 양산하며 무차별적으로 버립니다. 양심의 가책은 쓰레기 더미에 묻어두고 제멋대로 살아가는 세태가 안타깝습니다. 대자연과 공생하며 깨끗한 세상을 물려줄 수 있는 시간을 기다려 봅니다.

 

<합평노트>

 

제1연의 “무자비한 무덤엔 파리 떼 들끓는다”라는 표현을 제2연으로 옮기면서 제2연의 “새것만이 최고라고 으쓱거리며”라는 표현과 “썩지 않을 공산(公算)이 크다”라는 표현을 삭제합니다. 제1연에서는 파렴치한 행위들만 형상화하고, 제2연은 파렴치한 행위의 결과만을 형상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제3연의 ‘배설물도 자양분이 되고/ 죽은 몸뚱이도 먹이가 되는/ 대자연의 순리를 거역한다“라는 표현은 통째로 삭제합니다. 제1, 2연과 맥락이 닿지 않으면서 시의 주제를 개진해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연의 “그놈의 회초리 부러졌나?”라는 표현은 “하느님의 회초리가/ 부러졌나보다”라고 수정합니다. 3인칭의 ‘그놈’이라는 표현보다는 ‘하느님’이라는 구체적인 존재를 등장시키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짓고, 조율하는 것이 하느님이라면 인간의 파렴치한 행위를 혼내줄 존재도 하느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하느님의 회초리가 부러져서 인간을 혼내주지 못한다는 형상화, 참 재미있지 않습니까?

 

진부한 표현을 삭제하고 나니 주제가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천천히 소리 내어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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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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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소월의 꽃 진달래 김봉균 | 작성시간 26.06.15 잘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仁堂孫興燮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5 불필요한 수식어를 더덕더덕 붙이다 보면 진부해지지요.
    연애편지 쓰던 습관이 이어져서 아닐까 싶습니다.
    간결하게 요점만 우리의 언어로 구사하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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