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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합평의 실제-5 (4) / 안현심 교수(인터넷 펌)

작성자仁堂孫興燮|작성시간26.06.16|조회수6 목록 댓글 2

시 합평의 실제-5 (4)

안현심 교수

 

④ 박득희의 ‘살아보니’

 

<원작>

 

살아보니

박득희

 

살아보니 아무것도 아니더이다 ​

 

왜 그리 고집을 부렸는지

 

생각을 해봐도 나지 않더이다

 

살아보니 부족한 것 알겠더이다

 

가지려고 손 내밀어도

 

내 몫이 아님을 이제야 알겠더이다

 

살아보니 왜 그랬는지 모르겠더이다

 

삶 속에 일어난 일 거기서 거기인 것을

 

왜 그리 집착하였는지 아무 생각도 안 나더이다

 

<합평작>

 

살아보니

박득희

 

살아보니 아무것도 아니더이다

왜 그리 고집을 부렸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생각나지 않더이다

 

살아보니 부족한 것 알겠더이다

가지려고 손 내밀어도

내 몫이 아님을 이제야 알겠더이다

 

살아보니 왜 그랬는지 모르겠더이다

삶 속에서 일어난 일, 거기서 거기인 것을

왜 그리 집착했는지 아무 생각이 안 나더이다

 

<시작노트>

 

삶의 길은 바빠야 한다고 어느 분이 말씀하셨지만 나이 들수록 더 바빠져서 꼭 해야 할 일, 만나야 될 사람을 못 만나고 있습니다. 장맛비가 심하게 내립니다. 감기 조심하시길 빕니다.

 

<합평노트>

 

현학적이지 않으면서 무리 없는 형상화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연과 연을 합쳤을 뿐 수정한 곳은 거의 없습니다.

 

시를 읽다 보면 삶을 달관한 사람의 노래처럼 느껴집니다. 조선시대 자연을 벗 삼아 강호가도(江湖歌道)를 즐기던 사대부들이 초연한 삶을 노래하던 작품 같습니다. 이런 작품에는 가시가 없고, 내적 이미지가 몽돌처럼 둥글둥글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시는 좀 못되고, 인격이 완성되지 않은 어린아이, 엄살쟁이 같아야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 다시 말해, 가시가 있어야 찔린 상처에서 핏빛어린 눈망울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여튼, 성숙하면 좀 모자라라, 모자라면 성숙해져라 하면서 변덕을 부리는 것이 시인 듯합니다. 네모인가 하면 세모이고, 세모인가 하면 동그라미인 시는 알 듯 하다가도 모를 무한대의 생명체입니다.

 

이 변득쟁이를 잘 데리고 다녀야 하는데 비위 맞추기가 어려우니 큰일입니다. 바로 여기에 시인들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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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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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소월의 꽃 진달래 김봉균 | 작성시간 26.06.17 잘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仁堂孫興燮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7 드라마도 예측 가능하면 재미가 없듯이
    시 또한 예측 불허의 전개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지도 교수님의 조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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