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문
|개암 김동출|
외래진료를 며칠 앞두고 있다
서울
A병원 앞쪽 회전문으로 들어가
진료 일정을 모두 끝내면
병원 뒤쪽 회전문으로 나와
제일 빠른 길 동서울 터미널로
다시, 모진 비바람에 죽지를 꿰맨
사랑하는 아내가 창문열고 기다리는
가고파 바닷가 보금자리로
주남의 왁새처럼 되돌아오기를
기적이란 노랫소리를 꺽꺽대며 여섯해의 세월을 비켜 간 기약없는 발걸음을 날아 오르고 있다
가끔
꿈속에서 여여이 흐르는 한강이 보인다
섬망 속에서 링거줄을 내 손으로 끊어버린 황망한 일도 생각난다
병상에서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흩어진 깨알같이 숱한 이벤트
간호사들은 회진을 도는 의사에게
내가 펼친 이벤트를 낱낱이 고해바쳤다
그 소리를 멍청하게 귓전에 흘려 보냈던
그 일들이 *회전문* 한마디에 낱낱이
떠 오르는 밝아 온 새날 아침
0.5mg 하얀 면역억제제를 한 알을 습관처럼 삼킨다.
202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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