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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이라는 이름의 집 / 김미정

작성자신병은|작성시간26.06.08|조회수21 목록 댓글 0

아버지이라는 이름의 집

 

김미정

 

 

미정아

노을의 향기가 담뿍 담긴 목소리

엄마와 우리들의 이름은 하나로 통했지요

 

9남매의 장남으로

사남매의 아버지로 그 무게를 진 

병약한 어깨 위로

붉은 노을 한 자락 걸치고 오셨지요

 

팔베개하고 낭낭 하게 읽어주시던

신문 속 세상이야기가

뽀뽀로 아침을 열어주시던 햇살의 줄기가

아기 새들 입에 넣어 주시던 비오비타의 사랑이 

한 자 한 자 당신의 필체로 깨우쳐 주시던

반듯한 글씨가

 

기둥이 되고 지붕이 되고 벽이 되어

태풍에도 비바람에도 견디는

사남매의 성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서늘한 바람 한줄기 지나는 길목마다

오지게 바라보시던 그 눈길이

오늘은 그리움으로 허공을 메우고 있습니다

 

마흔 여덟의 맺음에

그 곳도 좋은 사람이 더 많이 필요한가 보다

그 한마디가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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