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이라는 이름의 집
김미정
‘미정아’
노을의 향기가 담뿍 담긴 목소리
엄마와 우리들의 이름은 하나로 통했지요
9남매의 장남으로
사남매의 아버지로 그 무게를 진
병약한 어깨 위로
붉은 노을 한 자락 걸치고 오셨지요
팔베개하고 낭낭 하게 읽어주시던
신문 속 세상이야기가
뽀뽀로 아침을 열어주시던 햇살의 줄기가
아기 새들 입에 넣어 주시던 비오비타의 사랑이
한 자 한 자 당신의 필체로 깨우쳐 주시던
반듯한 글씨가
기둥이 되고 지붕이 되고 벽이 되어
태풍에도 비바람에도 견디는
사남매의 성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서늘한 바람 한줄기 지나는 길목마다
오지게 바라보시던 그 눈길이
오늘은 그리움으로 허공을 메우고 있습니다
마흔 여덟의 맺음에
‘그 곳도 좋은 사람이 더 많이 필요한가 보다’
그 한마디가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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