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목선
홍은
개펄에 발이 묶인 목선
한때 선명했던 페인트는 벗겨지고
곳곳에 붉은 녹물이 눈물처럼 흘러나온다
주황빛 저녁노을이 녹슨 몸뚱이 위에 스며들고
갈매기 한 마리 구름 사이로 미끄러지듯 날아간다
한때는 열정적으로 바다를 사랑했다
함께하지 못하는 설움은 각인되어 버리고
찬바람은 들창을 두들기듯 목선을 때린다
작은 물소리마저 삼켜버린 저 바다는 너무 잔인하다
다시는 거막만을 헤엄쳐 다니지 못할 것 같다
밤바람이 검은빛을 감고 찾아올 때
낮의 한숨들이 살며시 풀려난다
낯선 어둠이 평온함으로 다가올 때
이제 더 이상 외로움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깨 위 짐들이 물거품처럼 녹아내리는 시간
차가운 파도는 오히려 포근했고
물결은 목선을 간질였다
이대로 개펄과 하나가 되어도 좋겠다
그저 개펄을 거니는 왜가리만
하늘을 향해 왜~악 거리며 울음을 토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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