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자리를 찾아
홍은
날파람이 목 놓아 울었다
슬픔일까 부끄러움일까
그 울음을 따라 나도 함께 울었다
머리칼은 슬픔에 젖어
축축 늘어진 채 바람에 흔들리고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나려면
그 땅을 꼭 붙잡아야 한다
죄가 바닥 친 그곳
수치스러운 그곳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침을 뱉었던 그 우물가로
언젠가 다시 돌아가야 한다
부끄러운 모습 끌고 나온 손들에 의해
차갑고 냉정한 돌을 던질 때면
“죄 없는 자가 돌을 던져라”
고개 숙인 귓가로 들려오는 은혜로운 소리
그곳으로 돌아가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
죄지은 그곳,
바람 속에 슬픔을 품고
그 부끄러운 곳이 다시 내가 설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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