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붉은 보름달 / 박희도

작성자신병은|작성시간26.06.16|조회수24 목록 댓글 0

붉은 보름달

    -개기월식

 

박희도

 

 

빨갛게 외로움 짓무르는 밤에

쥐불을 돌리고 보면

벌겋게 돌아 앉은 밤은 멍텅하다 

노라발간 쥐불은 먹물같은 어둠을 살렸다 

자박자박 뒤를 밟는다 

 

비단자락 갓길에 배인 까슬거림이

끄스랭이로 일어나는 밤

땅따먹기를 했다

실핀을 튕겨 선을 긋고

쏟아진 머리카락으로 지붕을 엮었다 

살찐 굼벵이도 숨겼다 

내 땅이 아닌 땅을 악착같이 탐했다 

희끄무레한 저녁이 스며들면 툭툭 털고 돌아섰다 

흐려진 오렌지 반쪽

붉도록 더 집요한 반쪽찾기

검은 하늘에 붉은 만월이 제 집을 찾았다 

 

외롭지 않게 지켜 달라던 고백같은 독백이 둥실 뜬다

용서의 마음을 구하며 꿇던 고백이 빛나고 있다

 

브레이크가 잡히고 시계가 멈추고 웜홀이 열리고.

 

엄마였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