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귀나무 지팡이
홍은
톡톡 도드라진 가시들은
불효했던 흔적처럼
아주 거칠고 곁을 내주지 않았지
이별을 작정하고 나서는 길
이제 가시들을 쳐내고
몸을 깎아내고도 슬픔을 감당하는 나무
내 이름이 되어버린 머귀나무
불효자식 굴건을 쓰고
하늘을 바라보지 못해
머귀나무 지팡이 짚었네
곡을 하는 시간도
하늘을 바라볼 용기도 없어
읊조리는 어머니라는 슬픈 이름
머귀나무 지팡이에 몸을 기대
조용히 길을 걸었네
* 제주도에서는 머귀나무 지팡이를 집고 어머니의 상을 치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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