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set
박성민
그 순간만큼은 천동설이었다
끝을 향할수록 시간은 빨랐다
눈에 담고, 가슴으로 느끼기엔 항상 부족했다
땅거미 여운까지 흠뻑 적시고 난 후에야
고개 돌려 네 얼굴을 찾았다
오늘 그러하듯 내일도 그렇다고 의심하지 않았다
항상 그 자리에 시간 맞춰 가면
딱히 보지 않아도, 뭐라 말하지 않아도
붉게 반짝이는 윤슬을 따라가는 네 눈빛과
오늘도 채우지 못해 아쉬워하는 네 감정을
잡은 손만으로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드라마처럼 끝으로 갈수록 시간은 빠르다
해는 뚝하고 떨어져 버리고
땅거미마저 진한 어둠으로 변한 뒤
아무리 더듬어도 잡히는 손이 없다
눈먼 밤길 혼자 돌아오는 날
참, 너도 나를 훤히 읽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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