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웃음
전유덕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얘야, 요즘도 시 잘 쓰고 있니?"
반가운 목소리 끝에 웃음이 먼저 피어났다
허리와 어깨가 아파 요양보호사의 손길을 받으시는 어머니
말동무가 되어주던 요양사님이
문창반에 오른 시 한 편을 천천히 읽어드렸다고 한다
내 어린 날의 고향집, 아버지의 땀과
그리운 골목이 담긴 이야기
가만히 듣고 계시던 어머니가 문득 말씀하셨단다
"그 시는 우리 큰딸이 쓴 것 같은데. 누가 쓴 시예요?"
"전유덕입니다."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어머니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다고 했다.
얼마나 딸을 알고 계시면
글 속의 내용만으로 딸을 알아보셨을까
시는 내 손으로 썼지만
가장 먼저 나를 읽어낸 사람은 어머니였다
그날,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던 어머니의 웃음은
세상 어떤 칭찬보다 더 따뜻하고 오래 가슴에 남았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