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에 맺은 나비의 사랑으로 살고 싶다

작성자해조(향천)|작성시간26.06.15|조회수0 목록 댓글 0

그대는 반 쪼가리 찢어진 꽃잎

나는 꽃을 지키는 죽지 상한 나비

둘 다 조금은 부족하고 덜 채워 젖지만

온전한 하나로 합쳐지면

세상에 이보다 더 아름다운 사랑이 또 있을까

 

그대는 투명하고 맑은 옹달샘으로

나는 화려하지 않은

옹달샘만 사랑하는 촌뜨기 송사리로 만나

첫눈에 반하기까지 일 초밖에 안 걸린

천륜의 뜻으로 맺어진 원앙 같은 사랑

 

 

 

하늘이 울면 땅도 젖고 땅이 울면

청산도 파랗게 멍들어 아파하고

바다까지 밤을 새워 넘치는

삼박자가 척척 맞는 천생의 연분으로

 

나는 머루 다래나무를 가꾸는 산지기로

겉으론 남루한 옷차림의 소박 하지만

속은 한 사람을 위한 사랑으로

빈틈없이 꽉 찬 알토랑 같은 사랑의 주인공이 되어

 

허름한 앞치마를 두른 산골 아낙 그대를 위해

아침이면 밤새워 내린 이슬을 받아

체로 걸러 사랑으로 팔팔 끓인

따듯한 국화차로 그대를 위한 아침을 열고

 

체로 거른 이슬로 밥물을 붓고

햇볕을 따다 불을 지펴 밥을 지어

향기 진한 곰취 쌈을 싸서

그대 입속에 낼 놈 넣어주는 행복감으로

 

아무도 날 찾아주지 않아도

그대가 있어 외롭지 않고

 

그대를 바라볼 수 있는 행복함으로

원시림 우거진 숲 속에다

멧비둘기 둥지 같은 하얀 오두막 집을 짓고

밤이면 해바라기 꺾어 불을 밝기고

소곤소곤 사랑놀음에 행복을 노래하다

 

출출한 시장기 돌면

밤하늘 별을 툭툭털어 밥을 짓고

반딧불로 불을 지펴 냉기가시면

 

 

 

알몸으로 굴러도 흉이 되지 않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그대와

사랑을 하다 죽어도 후회되지 않을

아름다운 꽃잎에 맺은 나비의 사랑으로

아무런 조건이 따르지 않는

세속에 물들지 않은 사랑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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