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10개월때 근처 국공립 어린이집을 갔었습니다. 그래도 국공립 어린이집이 괜찮다는 말을 들어서 기대도 있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방안에 갇혀있다는 느낌도 들었고, 놀잇감들도 너무 단순하고 부실하게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방식에선 무언가 결여되어 보였습니다.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지 못했으나, 어렴풋이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영유아들에겐 단순히 시간을 죽이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관 이틀만에 퇴원하겠다고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15~16개월이 되고 나서 두빛나래터 어린이집에 적응을 시작했습니다. 거의 한달 동안 제 옆에만 있고 많이 울었습니다. 게다가 현서는 움직임 발달이 조금 느린 편이었기 때문에, 당시 혼자 서있지도 못했어서 더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평소에는 집에서 밥 먹이는 것도 힘들고 재우는 것도 힘든데, 어떻게 여기서 밥도 먹고, 낮잠도 잘 수 있을지 잘 상상이 가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두빛에서의 방식들이 많이 낯설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머릿속에 있던 어린이집의 모습은 선생님과 아이들이 어우러져 함께 노는 어떤 그림이었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 놀게 하고 우쭈쭈?해주기 보다 올바르게 가르치는 모습들이 낯설었습니다. '아직 현서는 걷지도 못하는 아기인데 이렇게까지 해야할까? 괜히 현서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좋게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처음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느꼈던 '갇혀있는' 느낌보다는 제2의 집처럼 '생활'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린이집 공간이 크다고 할 순 없지만, 단순히 공간의 크기를 넘어선 자유로움이 있었습니다. 옆에 산으로 산책을 가거나 텃밭에서 노는 것도 당연히 답답함을 덜어주는 요소였습니다. 그리고 저도 오냐오냐 키우고 싶진 않기 때문에, 똑바로 가르쳐주시는 선생님들이 방식이 장기적으로 현서한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스마트폰이나 tv에 노출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두빛의 방식이 저랑 맞았습니다. 이렇게 낯선 부분과 좋은 부분들이 동시에 있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서 현서에게도 변화가 생기고, 제 마음에도 두빛에 대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울고 난리가 났지만, 결과적으로 현서는 제가 옆에 없는 것이 더 적응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시간, 두시간 거리를 두고 점심도 먹기 시작했습니다. 현서는 씹는 것을 귀찮아하고 뱉는 습관이 있었어서, 어린이집에서 밥을 먹는 것이 처음엔 상상이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경험과 인내와 노하우로 무장한 원장선생님 덕분에 점심 식사 습관도 조금씩 바로잡고 양도 늘릴 수 있었습니다. 낮잠 시간에도 다른 애들한테 민폐끼치면 어찌하나 싶었는데 선생님이 요령껏 잘 적응시켜주셨습니다. 그리고 당시 유일하게 걷지 못하는 현서를 위해 걸음마도 열심히 연습시켜주시고 밀착케어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점점 식사도 좋아지고, 낮잠도 늘어나고, 혼자서도 잘 놀고, 산책도 매우 즐거워하고, 잘 걷고, 어느순간 완벽히 적응해있는 현서가 있었습니다. 하나하나 과제들을 완수해나가는 현서가 대견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일반 어린이집이었다면 밥도 잘 안 먹고 걷지도 못했던 현서를 이렇게 맞춤으로 잘 이끌어주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랑 아내가 이렇게 아무런 걱정없이 회사에 다니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현서가 두빛에서 잘 지내고, 선생님들도 잘 해주신다는 믿음이 있어서 회사에서도 편안합니다.
현서가 잘 적응하게 애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현서를 잘 부탁드립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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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소영 작성시간 26.06.11 어머니도 배속에서 키우고 낳아서 키우시느라 힘드셨겠지만
손수 이유식 만들어먹이고
현서 식탁보를 비롯해 빠지기 쉬운 준비물까지 세심하게 챙겨주신 아버님도 함께 해주셨고
현재 조부모님도
저희가 안내해주시는데로 노력하시는 덕분에 현서가 밝고 활발하게 잘 지내고 있는 듯합니다
낯가림도 심했지만
진짜 많이 좋아졌구요
여러사람의 사랑속에 현서가 건강하고 잘 크고 있음에 감사하고
두빛을 믿어주시는 부모님들 덕분에 저희는 힘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 -
작성자현서엄마 작성시간 26.06.12 현서 아빠 너무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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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람이엄마 작성시간 26.06.12 현서어머니는 좋겠다!! 부럽습니다!!! (이것봐라 이람애비)
움직임 발달이 느린 편이고 씹는거 귀찮아하고 뱉는 습관… 황씨 특징인가요 🤣 저도 많은 변화 중 두빛에서 잘 성장했다고 느끼는 부분입니다 🩷
이번주 울지 않고 할아버지 할머니 손 잡고 씩씩하게 등원하는 현서가 자주 보입니다. 울고불고 몸부림치는 황이람이 어깨에 들쳐업고 등원했던 걸 생각하면.. 현서 아주 잘 지내고 & 잘 크고 있는 것 같아요🥰 -
작성자최성희 작성시간 26.06.12 아빠바라기였던 현서의 성장이 잘 느껴지는 글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바깥양반라고 자칭하시는 현서어머님도 너무 멋지고 세심하게 현서를 돌보시는 아버님도 인상적입니다~!!ㅎㅎ저희 또한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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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서엄마 작성시간 26.06.12 오우! 현서아버님 글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현서아버지의 식탁보가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적응기 역시 너무 인상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