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1학년때 발간된 덕수교지 14호에 우리 61회 동기들 7편의 詩가 올라가 있어
등재된 詩를 모두 동 게시판에 옮겨 놓았습니다.
그 외 이병천 학우의 "가을,그리고 겨울에 있었던 이야기" 김관영 학우의 "노을이
불타기 때문에"의 단편소설 2편이 올라가 있으며,박세훈 학우의 "산보광",이종화
학우의 "나의 생활신조", 수필 2편과 차동혁 학우의 독후감 "The Mother" 그리고
SBS 신임 사장으로 취임한 이웅모 학우의 "가을 언덕에서"의 꽁트가 올라가 있습
니다.
동대문 교정의 학창시절을 생각하며,그래도 감성이 풍부했던 우리 동기들이었다
는 생각을 합니다.
연 화 (戀 火) 김 주 호
마음으로 핀 고운 병(病)으로
광한전(廣寒殿) 에 꿈마다
얼마나 올라갔기에
생애(生涯)의 행향(行香)길 총총히 만드셨나.
탑밑에서 일찌기
님을 기다리다가
웬일일까
바람에 잠이 들었네.
전생(前生)의 길가에서 핀 초췌한 들꽃처럼
인연의 다리를
건너는 마음이지만
팔찌를 약속처럼 가슴에 얹어 두고
가야금 소리따라
환궁을 하였다네
역졸(驛卒)의 몸으로 별을 사랑하랴
은하수를 건너야지.
청등(靑燈)의 밤에 눈이 뜨였기에
팔찌의 사랑을 전생(全生)에 새기면서
어느새 탑근처를
신앙(信仰)처럼 오르는 연화(戀火)
호 수 최 병 억
희망의 보금자리
나는 호수의 호수속의 정열을 불러 보았오.
그러나 대답은 없었오.
살며시 눈길을 돌린 나
암흑이 보이는 구료.
푸르른 호수
호수속의 정열
살며시 암흑으로 변해갔다오.
또한 내마음
삶에 대한
사색 번뇌속에 묻혀 갔다오
그러나 암흑은 걷히지가 않았오
호수와 정열을 기원하는 나.
보이는 구료.
살포시
푸르른 호수 정열이 고개를 드는 구료.
호수와 정열이 나타날때엔
내마음 희망으로 변해간다오
푸르른 호수를 바라 보겠오
정열의 -- 등대를 기준삼아
저 건너 언덕까지 내 마음의 노를 저어 가겠오.
나는 힘껏 외쳤다오.
비 양 근 모
실같이 번지는
가로등의 시선을 씻고
텅 비인 채 떠나는 버스의
등을 두드려
공중의 위엄을 전하고
무수한 가을의 파편에서
모습을 찾는 우둔함은
차라리
비 오는날 휴일을 맞아
지붕밑에서 현생(現生)을 익히고
창 밖의 눈길이 정다워
청초한 거리를
날으는듯 발을 내딛어
어젯밤 나무뿌리에 걸린 시간은
비오는 날
삶이 역겨운 땅에서
천상(天上)을 알다.
찬란하게 슬픔을 먹으며
재회(再會)는
세월이 장벽처럼 두르는
지상위에
연연(蓮蓮)하는 나이테가
엷은 미소를 보낸는데.
겨 울 이 야 기 이 상 진
취한 눈빛으로
겨울을 사냥하던
그글피쯤
덜그덕 거리던
신발소리에 놀다
하루를 보내고
달음박질 쳐가며
진눈깨비의 행렬을
예감하고 있었네
향수를 위하여
시험해보는 연극으로
맵시있는 약속을
하고 있었네
흰비둘기의 웃음소리에
나의 국기를 달고
내일을
지피고 있었네.
이 방 유 선 재
밤이 천리를 걸어와
마음에 닿고
낯설은 울음에 끝없이 잠겨간다.
꽃피기전 하루쯤
찾아오는 먼 손님의
발소리
눈멀은 비들기
하얀 바람앞에
너를 기다리고 있노라면
아
밤이 천리를 걸어와
마음에 닿고
낯설은 울음에 잠겨간다.
낙 엽 백 남 영
바람이 마을을 둘러 싸오면
기억은 옛시절
등나무를 연방 당기고
어느 계집애 댕기를 막대기에 감아
올리던
소낙비에 병(病)을 맞던 마음
어젰밤 살 오르던 잎들이
마악 죽음을 혼돈할때
길게 자란 등나무
여린 내음새.
과거를 아는 자의 일상(日常)은
퇴색해 가는 흔적을 못내 보면서
눈(雪)은 신(神)이 체념해 버린 겨울에
쓴 냄새 나던 기억이야
눈 속에서나 사라지어라
새 벽 의 잉 태 홍 환 영
어둠은
졸음에 겨워
고개를 늘어뜨린
가로등 주위에서
맴돌고,
방안 가득히
안개처럼 서린
형광등 불빛
말끔히 증발되면
내 나른한
육신은
암흑에 물려
동화하고
오직 두 귀만이
날카로운 청각들 갈아
먼 골목 끝까지
지친 발걸음 소리들을
따라 가다가
되돌아 오면
내 고막의 트럼펫을
아련히 뽑아대는
귀뜨라미 소리.
이윽고 내 귀속에
먹물이 가득차면
아름다운 꿈
품속에 사뿐이
내려앉고
검은색 질푸른 하늘엔
반짝이는 샛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