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이육사, 「교목」 / 송수권, 「나팔꽃」
[01~0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 서서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라.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 속 깊이 거꾸러져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나) 바지랑대 끝 더는 꼬일 것이 없어 끝이다 끝 하고
다음날 아침에 나가 보면 나팔꽃 줄기는 허공에 두 뼘은 더 자라서
꼬여 있는 것이다. 움직이는 것은 아침 구름 두어 점, 이슬 몇 방울
더 움직이는 바지랑대는 없을 것이었다.
그런데도 다음날 아침에 나가보면 덩굴손까지 흘러나와
허공을 감아쥐고 바지랑대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젠 포기하고 되돌아올 때도 되었거니 하고
다음날 아침에 나가보면 가냘픈 줄기에 두세 개의 종(鍾)까지 매어 달고는
아침 하늘에다 은은한 종소리를 퍼내고 있는 것이다.
이젠 더 꼬일 것이 없다 없다고 생각되었을 때
우리의 아픔도 더 한 번 길게 꼬여서 푸른 종소리는 나는 법일까
어휘 풀이
*바지랑대: 빨랫줄을 받치는 긴 막대기.
01 (가)와 (나)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가)와 달리 (나)에는 대상의 부재에서 느끼는 안타까움이 드러나 있다.
② (나)와 달리 (가)는 화자의 시선이 근경에서 원경으로 이동하고 있다.
③ (가)와 (나)는 모두 자연물에 인격을 부여하여 시적 의미를 드러내고 있다.
④ (가)와 (나)는 모두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려는 화자의 모습이 나타나 있다.
⑤ (가)와 (나)는 모두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의 지난 삶을 반성하는 태도가 드러나 있다.
02 <보기>의 ‘다양한 방법’에 해당하는 것을 (가)에서 구체적으로 찾는다고 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가)는 형식적 틀에서 자유로운 현대시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형식적 측면이나 내용적 측면에서의 통일성을 확보하고 있다.
① 학생 1: 각 연을 모두 부정어로 마무리 짓고 있어요.
② 학생 2: 각 연의 세 번째 행을 모두 4어절로 구성하고 있어요.
③ 학생 3: 각 연은 모두 첫 번째 행에서 자연물을 통해 화자가 지향하는 삶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어요.
④ 학생 4: 각 연은 모두 세 번째 행에서 부사어를 사용하여 화자의 단호한 자세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어요.
⑤ 학생 5: 각 연은 모두 첫 번째 행의 길이를 가장 짧게, 두 번째 행의 길이를 가장 길게 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03 (나)의 시상 전개 구조를 <보기>와 같이 나타낸다고 할 때, 이와 관련하여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A 1~4행] ⇨ [B 5~6행] ⇨ [C 7~9행] ⇨ [D 10~11행]
① A와 B에서 시적 대상은 공간을 확장해 가는 모습을 보인다.
② A에서 C에 이르기까지 화자의 예측과 예측의 빗나감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③ A에서의 하강의 이미지는 B의 ‘그런데도’를 기점으로 상승의 이미지로 전환된다.
④ A~ C에서 외부의 대상을 향했던 화자의 시선이 D에서는 자신의 내면으로 이동한다.
⑤ C에서는 모양의 유사성에 기반을 둔 비유가, D에서는 속성의 유사성에 기반을 둔 비유가 사용된다.
도움자료
[2015 EBS 인터넷 수능] 문학(B)
08 이육사, 「교목」
송수권, 「나팔꽃」 본문 40~41쪽
01 ③ 02 ③ 03 ③
가 이육사, 「교목」
줄기가 곧고 굵으며 높이 자라는 나무인 교목을 통해 화자가 지향하는 삶의 자세를 말하고 있는 작품이다. 일제 강점의 부정적 현실에서 어떠한 외부적 시련에도 굴복하지 않고 현실적 유혹과 도 타협하지 않으려 했던 시인의 굳은 마음과 의연한 자세가 교목을 통해 형상화되고 있다.
부정적 현실에 굴하지 않는 굳은 의지
1연: 우뚝 선 교목의 모습
2연: 자신의 삶에 대한 당당함
3연: 타협하지 않는 강인한 의지
나 송수권, 「나팔꽃」
이제는 한계에 직면했을 것이라는 화자의 예상과 달리 끊임없이 뻗어가는 나팔꽃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성찰하는 작품이다. 화자는 바지랑대의 끝까지 뻗어 있는 나팔꽃을 보며 더 이상 갈 곳이 없으니 그 자리에 멈추어 있을 것이라 짐작하지만, 화자의 예상과 달리 다음 날 아침 바지랑대를 넘어 허공으로 나아가는 나팔꽃을 보며 경탄을 한다. 그리고 그다음 날, 꽃봉오리마저 피워 내는 나팔꽃의 모습에서 화자는 다시 한 번 경탄한다. 한계에 직면했을 때, 좌절하지 않고 이를 이겨 내려는 나팔꽃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인생도, 그리고 우리 인생의 슬픔도 더 큰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으며 시상을 마무리 짓고 있다.
끊임없이 뻗어 나가는 나팔꽃을 통해 바라본 인생의 의미
1~6행 : 예상과 달리 계속 자라는 나팔꽃
7~9행 : 꽃봉오리를 피우며 자라나는 나팔꽃
10~11행 : 나팔꽃을 통해 성찰하는 인생의 의미
01 작품 간의 공통점, 차이점 파악 ③
(가)의 경우 교목이 ‘설렘’과 ‘쓸쓸함’을 느끼며 올곧은 신념을 지키겠다는 단호한 결의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내고 있으며, (나)의 경우 나팔꽃이 ‘바지랑대를 찾고’ 있는 것으로 표현해 자연물인 나팔꽃이 의지를 지닌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두 작품 모두 자연물에 인격을 부여하여 시적 의미를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① (가)의 경우 부재하는 대상을 화자가 염원하는 광복의 세상이라 볼 때 적절할 수 있지만, (나)의 경우 부재하는 대상을 작품에서 확인할 수 없다.
② (가)의 경우 시선의 이동에 따라 시상이 전개되는 작품이 아니며, (나) 역시 바지랑대 끝에서 계속 성장해 가는 나팔꽃을 바라볼 뿐 시선이 가까운 곳에서 먼 곳으로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④ (가)의 경우 부정적 현실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이고 있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 (나) 역시 고난과 시련을 이겨 내는 모습을 나팔꽃을 통해 발견하고 있으므로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려 한다는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
⑤ (가)의 경우 지난 삶에 대한 반성이 나타나지 않으며, (나)의 경우 바지랑대 끝 나팔꽃을 바라보며 우리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반성적 태도가 표면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02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③
‘푸른 하늘’은 화자가 지향하는 삶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으나, ‘낡은 거미집’이나 ‘검은 그림자’는 부정적 상황을 나타낸 시구로 화자가 지향하는 삶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① 각 연을 ‘말아라’, ‘아니라’, ‘못해라’ 등의 부정적 의미를 지닌 서술어로 마무리 짓고 있다.
② 각 연의 세 번째 행은 4어절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런 정형성이 작품에 통일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④ 각 연은 세 번째 행에 ‘차라리’, ‘아예’, ‘차마’와 같은 부사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부정적 현실과 결코 타협하지 않겠다는 화자의 강한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⑤ 각 연은 모두 첫 번째 행이 가장 짧고, 두 번째 행의 길이가 가장 길고, 세 번째 행이 중간 정도의 길이로 구성되어 있다.
03 시상 전개 방식에 대한 이해 ③
A의 ‘허공에 두 뼘은 더 자라서’를 참고할 때, 바지랑대 끝의 나팔꽃은 하강의 이미지로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① A와 B에서 시적 대상인 나팔꽃은 계속 뻗어 가는 모습으로 제시된다.
② A에서 C에 이르기까지 화자는 더 이상 나팔꽃이 뻗어 나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나팔꽃은 더 이상 뻗어 나가기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뻗어 가는 모습을 보인다.
④ A, B, C에서 화자의 시선은 외적 대상인 나팔꽃에 고정되지만 D에서는 화자 자신의 삶의 모습으로 이동하게 된다.
⑤ C에서는 나팔꽃의 꽃봉오리를 보며 ‘종’이라 표현하고 있다. 이는 나팔꽃의 꽃봉오리와 종과의 형태적 유사성에 기반하여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D에서는 우리의 아픔이 푸른 종소리를 내는 것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는 우리의 아픔과 나팔꽃 줄기는 모두 시련을 딛고 일어설 때 더욱 성장하게 된다는 것을 나타낸다. 즉 우리의 아픔과 나팔꽃 줄기는 유사한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는 속성의 유사성에 기반을 둔 비유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