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박목월, 「산도화 1」 /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01~0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산(山)은 / 구강산(九江山)
보랏빛 석산(石山)
산도화(山桃花) / 두어 송이 / 송이 버는데
봄눈 녹아 흐르는 / 옥 같은 / 물에
사슴은 / 암사슴 / 발을 씻는다.
어휘 풀이
*버는데: 피는데.
(나)[A][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B][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C][눈은 푹푹 나리고 /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01 (가)와 (나)의 공통점으로 적절한 것은?
① 회상의 방식으로 삶의 애환을 그려내고 있다.
② 화자 자신의 지난 삶에 대한 반성이 드러나 있다.
③ 대상의 부재에서 느끼는 안타까움이 드러나 있다.
④ 계절적 배경을 통해 애상적 분위기를 환기하고 있다.
⑤ 색채 이미지를 활용하여 공간의 성격을 형상화하고 있다.
02 <보기>를 참고하여 (가)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박목월의 초기 시에서 산(山)은 동양적 이상향을 환기하는 탈속적인 공간으로, 일종의 정신적 망명지로 추구되었다. 그는 일제 강점의 폭압적 현실을 견디는 방법으로 자신만의 이상 공간을 만들고, 그곳에서의 심리적 은신을 꾀한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시적 도피를 통해 잠시나마 부정적인 현실을 잊는 것은 세속을 떠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 작품에서 ‘산도화’의 ‘도’가 동양적 이상향과 관련 있는 ‘복숭아(桃)’라는 것을 생각할 때 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① 작품 속에 의도적으로 인간과 관련된 것을 배제함으로써 ‘구강산’이 탈속의 공간임을 나타내고 있군.
② ‘산도화’가 피어난다는 점에서 ‘구강산’은 동양적 이상향을 환기하는 공간으로 볼 수 있겠어.
③ ‘봄눈 녹아 흐르는’은 위축되었던 생명력이 발현되는 것으로, 어두운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화자의 소망이 반영되어 있군.
④ ‘구강산’에 흐르는 물을 ‘옥’과 같다고 표현하여 속세와 대비되는 ‘구강산’의 깨끗함을 부각하고 있어.
⑤ ‘암사슴’이 ‘발을 씻는’ 것은 화자가 부정적 현실을 잊기 위해 택한 도피처에서 느끼는 쓸쓸함을 달래려는 행동으로 볼 수 있겠어.
03 다음은 (나)를 영상시로 제작하기 위한 계획서이다. 이에 대한 평가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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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ㄱ. 하얀 눈이 수북하게 내리는 바깥 풍경을 제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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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
ㄴ. 혼자 소주를 마시는 주인공의 모습을 클로즈업으로 처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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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 주인공 생각 속의 눈, 당나귀, 여인을 하얀 색의 이미지로 제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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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
ㄹ. 환상 속에서 여인이 주인공에게 말을 건네는 장면을 삽입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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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
ㅁ. 아름다운 여인의 이미지를 하얀 눈과 중첩되게 제시하고, 당나귀의 울음소리를 음향 효과로 삽입한다. |
① ㄱ에서 수북하게 내리는 ‘눈’은 ‘나타샤’에 대한 화자의 사랑의 정도를 보여 주는 동시에 작품에 환상적 분위기를 부여하겠군.
② ㄴ은 감상자로 하여금 화자의 쓸쓸한 내면을 주목하게 하는 효과가 있겠군.
③ ㄷ을 통해 배경인 ‘눈’, 자연물인 ‘당나귀’, 그리고 여인인 ‘나타샤’라고 하는 이질적 요소들이 하나로 통합되는 효과를 줄 수 있겠군.
④ ㄹ의 ‘나타샤’는 화자의 순수한 마음을 이해해 주고 화자를 위로한다는 점에서 화자에게 정신적 위안을 주는 존재로서의 의미를 지니겠군.
⑤ ㅁ에서 ‘당나귀’의 울음소리는 현실이 부정적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줌으로써 화자가 산골로 도피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하는 기능을 하겠군.
도움자료
[2015 EBS 인터넷 수능] 문학(B)
12 박목월, 「산도화 1」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01 ⑤ 02 ⑤ 03 ⑤
가 박목월, 「산도화 1」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시로 동양적 이상향을 노래하고 있다. 보랏빛의 석산을 공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산도화가 두어 송이 피어나는 봄을 맞이하여 봄눈 녹아 흐르는 맑은 냇물에 발을 씻는 암사슴의 모습을 제시하여 제시된 시적 공간이 속세를 벗어난 공간임을 암시하는 동시에 이러한 공간에서 살고 싶은 화자의 소망도 드러내고 있다.
봄을 맞이하는 보랏빛 석산의 아름답고 고요한 모습
1연 : 보랏빛 석산의 모습
2연 : 봄을 맞아 피어나는 산도화
3연 : 봄눈 녹아 흐르는 시냇물
4연 : 시냇물에 발을 씻는 암사슴
나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하고 쓸쓸하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내면을 가지고 있는 화자는 ‘나타샤’와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깊은 산골로 떠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화자는 더러운 세상과 타협하는 대신 ‘나타샤’와의 사랑이 순수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깊은 산속으로 떠나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 이때 ‘나타샤’, ‘흰 당나귀’, 그리고 깊은 산속에 내리는 ‘흰 눈’을 하얀색의 색채 이미지로 제시하여 화자와 ‘나타샤’의 순수한 사랑을 축복하는 이미지로 제시하고 있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으려는 의지와 현실을 초월한 사랑에 대한 환상
1연 : 눈 내리는 밤
2연 : ‘나타샤’와 산골에 가서 살고 싶어 하는 ‘나’
3연 : 현실을 능동적으로 버리고자 함.
4연 : ‘나’와 ‘나타샤’의 사랑을 축복하는 ‘당나귀’
01 표현상 특징 파악 ⑤
(가)에서는 ‘보랏빛 석산’을 통해 시적 공간이 환상적 공간임을 나타내고 있다, (나)에서는 흰 눈의 색채 이미지를 통해 화자가 지향하는 공간이 순수의 공간임을 드러내고 있다.
① 두 작품 모두 화자가 자신의 지난 삶을 회상하는 내용이 나타나지 않는다.
② 두 작품 모두 자신의 지난 삶에 대한 반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③ (나)의 경우 화자가 사랑하는 사람인 ‘나타샤’와 화자는 서로 함께 있지 못한 상황에 처해 있긴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화자는 안타까움을 느끼기보다는 ‘나타샤’가 꼭 와 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보이고 있다. (가)의 경우 대상의 부재를 확인할 수 없다.
④ (가)의 경우 ‘봄눈’이라는 시어를 통해 봄이 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것이 애상적 분위기를 환기하는 것은 아니다. (나)의 경우 ‘흰 눈’을 통해 겨울이라는 계절적 배경이 제시되고 있긴 하지만 이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분위기 역시 애상적 분위기는 아니다.
02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⑤
암사슴이 발을 씻는 것은 구강산이 속세의 더러운 티끌을 허락하지 않는 순수하고 깨끗한 공간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보기>와 작품을 통해 화자가 특정 공간에서 쓸쓸함을 느낀다고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므로 암사슴이 발을 씻는 것을 쓸쓸함을 달래려는 행동으로 보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
① (가)에는 인간과 관련된 소재가 제시되고 있지 않은데, 이는 시적 공간이 속세와 멀리 떨어진 공간임을 나타내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② ‘산도화’는 ‘산에 핀 복숭아꽃’이라 해석할 수 있는데 여기서 복숭아는 동양의 전통적 이상향인 무릉도원과 연결지어 해석할 수 있다. 즉 산도화가 피는 구강산은 동양적 이상향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③ 계절적 배경을 눈이 녹는 ‘봄’으로 설정한 것은 일제 강점의 어두운 현실에서 벗어나 조국 광복의 날을 기원하는 작가의 바람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 이야기할 수 있다.
④ 봄눈이 녹아 흐르는 물을 옥과 같다고 표현함으로써 구강산이 아름답고 순수하며 깨끗한 공간임을 드러내고 있다.
03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의 재구성 ⑤
당나귀의 울음소리는 화자와 ‘나타샤’의 사랑을 축복하는 울음소리로 화자의 정서를 자연물인 당나귀로 확장하는 효과를 준다. 당나귀의 울음소리가 현실의 부정적 모습을 화자에게 일깨우고 있다는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
① ‘눈’은 ‘나타샤’에 대한 화자의 사랑의 정도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② 주인공은 내면의 울분을 달래줄 수 있는 수단으로 소주를 마시고 있는데, 누구와 함께 마시는 것이 아니라 혼자 마시고 있다. 이 장면을 확대하여 화면에 보여 주게 되면 감상자는 주인공의 쓸쓸한 내면을 주목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③ 자연적 배경으로서의 눈 내리는 산골, 자연물로서의 당나귀, 그리고 화자가 사랑하는 인간인 ‘나타샤’가 모두 흰색의 이미지로 처리됨으로써 이런 이질적 요소가 하나로 통합되는 느낌을 줄 수 있다.
④ ‘나타샤’가 화자에게 건네는 말은 화자의 마음을 이해해 주고 화자를 위로해 주는 말이다. 따라서 ‘나타샤’는 화자에게 정신적 위안을 주는 존재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