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23
[1~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황동규, ‘즐거운편지’
1. 윗글의 표현상 특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대구와 반복을 통해 통일된 리듬감을 형성하고 있다.
② 설의적 표현을 사용하여 시의 주제를 강조하고 있다.
③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장소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④ 산문체의 진술을 통해 화자의 심화된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⑤ 비장한 어조를 사용하여 화자의 반성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2. <보기>는 윗글에 대한 학생의 감상문이다. 시의 내용에 비추어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이 시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오랫동안 항상 생각하고 기다려 온 화자의 애틋한 마음이 느껴진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시는 화자인 ‘내’가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사적이고 진솔한 고백을 담고 있기 때문에 독자에게 더욱 큰 공감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이 시의 화자는 ⓒ한없이 기다리는 것이야말로 사랑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사랑도 언젠가는 그칠 것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다. 다만 ⓔ계절이 순환하듯 사랑은 영원하리라는 확신을 갖고 그대와의 열애를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① ⓐ ② ⓑ ③ ⓒ ④ ⓓ ⑤ ⓔ
3. 이 시를 짝사랑의 고백을 담은 연애시로 감상하고자 할 때, ㉠의 의미를 해석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을 사소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그대도 나를 항상 보잘것없게 생각해 왔다.
② 그대를 짝사랑하는 동안 나는 항상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것 같은 시련과 고난의 시간 을 보내 왔다.
③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은 늘 있는 일이라 사소한 듯 하지만 소중한 일인 것처럼 내가 그대를 생각해 온 일도 그와 같다.
④ 짝사랑이기에 그대와 마주 앉을 수는 없었지만 그대의 뒤에 서서 나는 언젠가는 해가 지고 바람이 불리라는 희망을 갖고 살아왔다.
⑤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것조차도 그대에게 필요한 것이 빠지는 일이 없도록 나는 남모르는 수고를 다해 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