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김광섭, 「성북동 비둘기」
해제: 이 시는 산업화·도시화 과정에서 파괴되는 자연과 인간성이 상실되어 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성북동 비둘기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이 시에서 ‘번지’는 인간의 문명이자 산업화를 나타내는데, 이는 원래부터 성북동에 살고 있는 비둘기의 보금자리를 빼앗고 들어선 것이다. 이때 성북동 비둘기가 자연을 상징한다면 이 시는 산업화의 과정 속에서 파괴되는 자연에 대한 안타까움을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성북동 비둘기를 도시 재개발로 인해 쫓겨난 원주민들을 상징하는 것으로 본다면 이 시는 도시화 과정 속에서 소외되는 사람들과 인간성이 상실되어 가는 현대인에 대한 안타까움을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주제: 산업화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는 현실에 대한 비판 / 도시 화로 인해 소외되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인간성 상실에 대 한 비판
•1연: 자연 파괴로 삶의 보금자리를 잃게 된 비둘기
•2연: 보금자리를 잃기 전의 옛날을 그리워하는 비둘기
•3연: 사람들에게 소외되어 쫓기는 새가 된 비둘기
(나) 정끝별, 「가지가 담을 넘을 때」
해제: 이 시는 수양의 늘어진 ‘가지’가 ‘담’을 넘는 과정에서 ‘가 지’가 ‘담’을 넘을 수 있게 하는 힘에 주목하고 있다. 시인은 ‘~이 아니었을 것이다’, ‘~아니었으면’, ‘~못했을 것이다’와 같이 부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담’을 넘기 위해 함께하는 존재들을 강조하고 있다. 시인은 가지를 힘들게 하는 ‘비’와 ‘폭설’, 그리고 가지가 넘어가는 ‘담’을 이러한 존재들로 보고 있어 참신한 시각을 보여 준다. 가지에게 장애물일 수 있는 부정적인 대상이 가지에게 긍정적인 힘을 준다는 것이다. 가지에게 담은 도박이자 도반이라는 진술은 이런 생각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뿌리, 꽃, 잎과 같은 수양의 전부가 담을 넘는 과정에 함께하기 때문에 가지가 담을 넘는 것은 도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담이 있기 때문에 가지가 담을 넘어서는 꿈을 꾸고 담을 넘을 수 있으므로, 담은 가지에게 도반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주제: 가지가 담을 넘는 과정과 의미
•1연: 가지가 담을 넘을 수 있게 하는 내적 요인들
•2연: 가지가 담을 넘을 수 있게 하는 외적 요인들
•3~4연: 가지가 담을 넘는다는 것의 의미
01 작품 간의 공통점 파악 답 ②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② (가)에서는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 가슴에 금이 갔다’, ‘아침 구공탄 굴뚝 연기에서 향수를 느끼다가’에서 ‘비둘기’에 인격을 부여하여 자연이 파괴되는 현실을 보여 주고 있다. (나)에서는 ‘수양’에 인격을 부여하여 ‘가지’가 담을 넘을 때 ‘뿌리’, ‘꽃과 잎’이 ‘가지’를 ‘믿어’ 준다고 함으로써 가지가 담을 넘을 때 전 존재가 함께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가)에서는 ‘성북동’이라는 구체적 지명을 사용하여 시의 상황 에 현실감을 주고 있지만, (나)에서는 시의 배경이 ‘담’인 것은 알 수 있으나 구체적 지명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③ (가)에서는 ‘돌 깨는 산울림’, ‘채석장 포성’과 같은 청각적 심상을 사용하였으나, 이곳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공간이므로 화자가 지향하는 공간을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나)에서는 ‘담 밖’의 공간을 지향하고 있으나, 청각적 심상을 활용한 표현이 나타나 있지는 않다.
④ (가)에서는 과거와 달리 번지가 없어진 비둘기의 현재 상황을 보여 주고 있는데, 화자는 이러한 비둘기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지 비둘기에 대한 태도가 변한 것은 아니다. (나)에 서는 수양의 가지가 담을 넘는 상황을 보여 주고 있으므로, 현재와 과거를 대비한다고 볼 수 없다.
⑤ (나)에서는 수양의 늘어진 가지가 담을 넘는 상황을 보여 준 후, 목련 가지, 감나무 가지, 줄장미 줄기, 담쟁이 줄기와 같이 수양과 유사한 속성을 지닌 대상을 나열하여 가지가 담을 넘는 행위를 일반화하고 있다. (가)에서는 비둘기를 사랑과 평화의 새, 쫓기는 새로 보고 있으나, 유사한 속성을 지닌 다른 대상들을 열거하고 있지는 않다.
02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답 ④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④ 2연에서 ‘금방 따낸 돌’은 개발로 인해 채석장에서 깨어진 돌이다. 비둘기가 이 돌의 온기에 기대어 입을 닦는 것은 ‘진정한 장소’였던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지, 채석장을 ‘진정한 장소’로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없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성북동 비둘기는 자신의 번지가 없어진 공간에서 향수를 느끼며 머물고 있다. <보기>에서 주체가 진정성을 갖고 장소와 관계를 맺는 곳을 ‘진정한 장소’라 하였으므로, 비둘기에게 ‘번지가 새로 생기’기 전의 성북동 산은 ‘진정한 장소’라 할 수 있다.
② ‘돌 깨는 산울림’, ‘채석장 포성’은 이전까지 비둘기가 ‘진정한 장소’로 여기던 성북동 산을 파괴하고 도시화와 산업화를 진행하는 것을 나타내므로, 비둘기의 ‘진정한 장소’를 파괴하는 폭력적인 개발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③ 성북동 산에서 번지가 없어진 비둘기는 ‘성북동 하늘’을 돌거나 ‘피난하듯 지붕에 올라 앉아’ 향수를 느낀다. 따라서 ‘성북동 하늘’과 ‘지붕’은 ‘진정한 장소’를 상실한 비둘기가 예전을 그리워하며 배회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⑤ 예전에는 비둘기가 ‘사람 가까이’, ‘사람과 같이’ 사랑하고 평화를 즐겼다고 한다. 이것은 그 장소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속에서 공동체성을 느끼던 비둘기의 모습을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03 작품의 종합적 이해 답 ④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④ 수양의 늘어진 가지가 담을 넘을 수 있는 것처럼 ‘목련 가지’, ‘감나무 가지’, ‘줄장미 줄기’, ‘담쟁이 줄기’도 담을 넘어서려 한다는 것이므로, 담 안에 머물고자 한다는 감상은 적절하지 않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가지가 담을 넘을 때 ‘뿌리’, ‘꽃’, ‘잎’이 ‘혼연일체 믿어 주지 않았다면 / 가지 혼자서는 한없이 떨기만 했을 것이다’에서 이들이 가지가 담을 넘을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② ‘금단의 담’은 ‘가지의 마음을 머뭇 세우’는 대상이다. 그러나 ‘금단의 담이 아니었으면’ 가지는 ‘담을 열 수 있다는 걸 / 수양의 늘어진 가지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는 부분에서 가지에게 ‘담’은 담 안에서 머뭇거리게 만드는 동시에 담 밖으로 나아가게 하고 싶어하는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③ ‘가지가 담을 넘을 때 가지에게 담은’, ‘도박이자 도반이었을 것이다’에서 담은 가지의 ‘뿌리’, ‘꽃’, ‘잎’이라는 전 존재를 걸어야 가능한 도박이라는 것과 모든 위험을 감수할 때 가지가 담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⑤ ‘한 닷새 내리고 내리던 고집 센 비가 아니었으면 / 밤새 정분만 쌓던 도리 없는 폭설이 아니었으면 / 담을 넘는다는 게 / 가지에게는 그리 신명 나는 일이 아니었을 것’에서 가지에게 고난의 대상인 ‘비’와 ‘폭설’이 오히려 가지가 담을 넘도록 의지를 자극하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