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둥근, 어머니의 두레밥상 / 정일근
(나)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01~0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모난 밥상을 볼 때마다 어머니의 두레밥상이 그립다.
고향 하늘에 떠오르는 한가위 보름달처럼
달이 뜨면 피어나는 달맞이꽃처럼
어머니의 두레밥상은 어머니가 피우시는 사랑의 꽃밭.
내 꽃밭에 앉는 사람 누군들 귀하지 않겠느냐,
식구들 모이는 날이면 어머니가 펼치시던 두레밥상.
둥글게 둥글게 제비 새끼처럼 앉아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밥숟가락 높이 들고
골고루 나눠 주시는 고기반찬 착하게 받아먹고 싶다.
세상의 밥상은 이전투구의 아수라장
한 끼 밥을 차지하기 위해
혹은 그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이미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짐승으로 변해 버렸다.
밥상에서 밀리면 벼랑으로 밀리는 정글의 법칙 속에서
나는 오랫동안 하이에나처럼 떠돌았다.
짐승처럼 썩은 고기를 먹기도 하고, 내가 살기 위해
남의 밥상을 엎어 버렸을 때도 있었다.
이제는 돌아가 어머니의 둥근 두레밥상에 앉고 싶다.
어머니에게 두레는 모두를 귀히 여기는 사랑
귀히 여기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라 가르치는
어머니의 두레밥상에 지지배배 즐거운 제비 새끼로 앉아
어머니의 사랑 두레 먹고 싶다.
(나) [A]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B]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C] <바깥은 요란해도
아버지는 어린것들에게는 울타리가 된다.
양심을 지키라고 낮은 음성으로 가르친다.>
[D]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눈물이 절반이다.>
[E]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들이다.
가장 화려한 사람들은
그 화려함으로 외로움을 배우게 된다.>
01. (가)와 (나)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가)는 (나)와 달리 설의적 표현을 활용하여 지향하는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② (나)는 (가)와 달리 직유법을 활용하여 대상의 속성을 구체화하고 있다.
③ (가)와 (나)는 모두 인간과 자연을 대비하여 주제 의식을 부각하고 있다.
④ (가)와 (나)는 모두 계절적 배경을 통해 애상적 분위기를 환기하고 있다.
⑤ (가)와 (나)는 모두 근경에서 원경으로 시선을 이동하면서 대상을 포착하고 있다.
02. (가)를 <보기>와 같이 구조화하여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ㄱ] 어머니의 두레밥상 [1~9행]
[ㄴ] 세상의 밥상 [10~17행]
[ㄷ] 어머니의 두레밥상 [18~22행]
① [ㄱ]은 ‘두레밥상’의 둥근 이미지에서 ‘보름달’로, ‘달’에서 ‘달맞이꽃’, ‘꽃밭’으로 이어지는 의미의 연쇄를 통해 ‘어머니의 두레밥상’의 의미를 구체화하고 있다.
② [ㄱ]에는 [ㄴ]에 나타난 상황으로 인해 ‘어머니의 두레밥상’에 함께 둘러앉아 있던 ‘어린 시절’이 회복될 수 없다는 비관적 전망이 전제되어 있다.
③ [ㄱ]의 ‘모난 밥상’은 [ㄴ]의 ‘세상의 밥상’과 유사한 의미를 지니며, [ㄱ]은 ‘두레밥상’을 통해 화자가 지향하는 바를 나타내고 있다.
④ [ㄴ]의 ‘짐승’과 ‘하이에나’는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심을 보여 주는 소재로, [ㄱ]과 [ㄷ]의 ‘제비 새끼’와는 대조적인 의미를 드러낸다.
⑤ [ㄷ]에는 [ㄴ]의 ‘세상의 밥상’에서 벗어나 [ㄱ]의 ‘어머니의 두레밥상’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화자의 소망이 나타나 있다.
03. (나)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A]는 유사한 시구의 반복을 통해 세상의 어떠한 사람도, 결국에는 누군가의 아버지임을 보여 주고 있군.
② [B]는 행위의 나열을 통해 가족에 대한 아버지의 헌신과 배려를 드러내고 있군.
③ [C]에는 험한 세상으로부터 자식을 보호해 주면서 자식에게 올바른 삶의 태도를 가르치는 아버지의 모습이 나타나 있군.
④ [D]에는 아버지로서 감내해야 하는 삶의 무게와 고뇌가 드러나 있군.
⑤ [E]는 점층적 표현을 통해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 느끼는 아버지의 고독감이 점차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