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속에 살아갈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 담을지네.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01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화자의 이동 경로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② 소망과 의지를 드러내는 어미를 반복하고 있다.
③ 대구의 방법을 사용하여 리듬감을 구현하고 있다.
④ 청자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을 부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⑤ 동일한 구조의 연을 반복하여 주제 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02 윗글을 [보기]와 동일한 맥락으로 해석하고자 할 때, [보기]의 시어와 관련지어 윗글을 감상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눈이 부시네 저기 / 난만(爛漫)히 멧등마다
그날 쓰러져 간 / 젊음 같은 꽃사태가
맺혔던 / 한(恨)이 터지듯 / 여울 여울 붉었네.
그렇듯 너희는 지고 / 욕처럼 남은 목숨
지친 가슴 위엔 / 하늘이 무거운데
연련(戀戀)히 / 꿈도 설워라 / 물이 드는 이 산하(山河).
- 이영도,「진달래 - 다시 4·19 날에」
① ㉠에는 ‘욕처럼 남은 목숨’이 자신의 한계를 절감하는 괴로움이 드러나 있군.
② ㉡이 가리키는 공간은 ‘너희’의 희생을 기억하는 ‘이 산하(山河)’에 해당하는군.
③ ㉢은 ‘젊음’을 추모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라고 할 수 있겠군.
④ ㉣의 이유를 ‘맺혔던 한(恨)’과 관련지을 수 있겠군.
⑤ ㉤에는 ‘그날’의 뜻이 소멸되지 않으리라는 기대가 담겨 있겠군.
03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그’가 지향하던 가치를 상징한다.
② ‘행인’이 미래를 낙관하는 근거로 작용한다.
③ 화자가 자신의 삶을 후회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④ 화자가 ‘그’를 기리기 위해서 무덤 앞에 놓은 것이다.
⑤ ‘그’와 ‘행인’ 사이의 갈등을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한다.
도움자료
[2014 EBS 인터넷 수능]
(문학A)
신동엽,「산에 언덕에」
01 ① 02 ① 03 ①
해제 ㅣ 이 시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이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그의 의로운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다. 아마도 불행한 삶을 살다가 어떤 슬픔을 안은 채 세상을 떠났을 ‘그’를 떠올리며, ‘행인’은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을 더듬는다. 그리고 화자 는 비록 그리운 ‘그’의 얼굴을 다시 볼 수는 없을지라도, ‘그’는 산에, 언덕에, 들에, 화사한 꽃과 맑은 숨결 같은 바람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위로의 말을 ‘행인’에게 건넨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 별한 이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이 시의 창작 연대와 시인의 창작 경향을 고려한다면, 이 작품은 4·19 혁명으로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 하면서, 그들이 추구했던 소망과 신념이 이 땅에 언젠가는 실현되길 바라는 기원과 소망을 노래한 것으로 해석해 볼 수도 있다. 유사한 구조의 반복과 독특한 어미의 활용을 통해 화자의 소망, 당위, 의지 등을 효과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주제 ㅣ 그리운 이가 추구하던 소망의 실현에 대한 기원과 의지
구성 ㅣ
1연~2연: 그리운 그의 정신이 영원할 것이라는 기대
3연~4연: 그를 추억하는 행인에게 건네는 위로와 격려
5연: 억울하게 죽은 그의 소망이 실현될 것에 대한 염원
01 표현상 특징 파악 ①
정답이 정답인 이유
이 시는 화자의 이동 경로를 제시하면서 그에 따라 시상을 전 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유사한 구조의 반복을 통해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② 1연, 2연, 5연에 반복되어 있는 ‘-ㄹ지어이’라는 독특한 어 미는 문맥으로 보아 ‘-ㄹ 것이네’정도의 의미로서, 화자의 소망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는 당위의 의미도 담고 있다. 4연의 ‘담을지네’에서 ‘-을지네’도 ‘~해야 하네’ 정도의 의미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는 화자의 의지를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시는 ‘그’가 죽고 없는 상황에서 ‘그’를 그리워하는 화자의 소망과 의지를 담은 어미를 반복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③ 4연은 대구를 이룬 두 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리듬감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④ ‘행인’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 3연, 4연에서 확인할 수 있다.
⑤ 이 시의 1연, 2연, 5연은 거의 똑같은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처럼 동일한 구조의 연을 세 차례 반복한 것은 ‘그’에 대한 추모, ‘그’가 추구하던 소망의 실현에 대한 기대 같은 주제를 강조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02 작품 간의 공통점, 차이점 파악 ①
특정 맥락에서 작품을 이해하고자 할 때 시어 및 시구의 의미를 파악해 보는 문제이다. [보기]에 제시된 작품과의 비교 감상을 통해 개별 시어 및 시구의 의미와 기능을 이해해 본다.
정답이 정답인 이유
‘다시 4·19 날에’라는 부제로 볼 때, [보기]는 4·19 당시 희생된 영령들(‘그날 쓰러져 간 / 젊음’)을, 살아남은 이(‘욕처럼 남은 목숨’)가 추모하고 있는 노래이다. 이와 동일한 맥락으로「산에 언덕에」를 해석한다면, ‘다시 찾을 수 없어도’는 4·19 때 ‘그’ 가 죽었기 때문에 다시는 ‘그’를 만날 수 없다는 진술이다. 여기서 화자는 ‘그’의 죽음으로 인해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지 자신의 한계를 절감하여 괴로워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② 이 시에서 ‘들’과 ‘숲 속’은 1연의 ‘산’과 ‘언덕’처럼 ‘그’가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 땅을 의미한다. [보기]의 시어로 설명하자면 ‘너희’, ‘젊음’의 희생을 기억하는 ‘이 산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얼굴’을 다시 찾을 수는 없지만 ‘그의 꽃’이 ‘산에 언덕에’피어나고, ‘그의 노래’를 다시 들을 수는 없지만 ‘그 숨결’이 ‘들에 숲 속에’ 살아가리라고 한 것이다. 민주화를 위해 싸우다 희생된 이들을 다시 만나 볼 수는 없지만 그들의 정신과 지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에 계속 구현될 것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③ 이 시에서 ‘행인’은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을 더듬어 보고 있다. 그것은 ‘그’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을 찾는 행동일 것이고, 그 밑바탕에는 ‘그’를 추모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이 시의 ‘그’는 [보기]의 ‘젊음’에 해당한다.
④ ‘그의 영혼’이 ‘울고 간’이유를 [보기]와 관련지어 이해한다면, 4·19 당시에 의로운 뜻이 완전히 성취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희생당한 한스러움, 즉 ‘맺혔던 한’과 통한다고 할 수 있다.
⑤ ‘그’의 영혼이 들에 언덕에 꽃처럼 피어날 것이라고 한 것 은 [보기]의 ‘그날’, 즉 4·19 때의 고결한 정신적 지향이 사라지지 않고 이 땅에 구현될 것이라는 기대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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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 이 작품은 봄이 되어 온 산을 붉게 물들인 진달래의 이미지를 통해 4·19 혁명 당시 희생된 영령들의 한을 형상화한 현대 시조이다. 자신을 ‘욕처럼 남은 목숨’이라고 표현한 화자는 고결하게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 하고 애도하고 있다.
주제 ▶ 4·19 혁명 당시 희생된 젊은 넋들에 대한 추모와 애도
03 구절의 의미 파악 ①
정답이 정답인 이유
‘화사한 그의 꽃’은 2연에서는 ‘맑은 그 숨결’, 5연에서는 ‘울고 간 그의 영혼’으로 변주되고 있다. ‘그’가 죽었기에 화자는 ‘그’를 직접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 땅 어디 에나 ‘화사한 그의 꽃’이 피어날 것이고 ‘맑은 그 숨결’이 살아 갈 것이며 ‘그의 영혼’이 피어날 것이라고 화자는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화사한 그의 꽃’은 ‘그’가 죽은 뒤에도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을 ‘그’의 지향과 의지, ‘그’가 소중히 여기던 가치에 대한 의로운 소망 같은 것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② 3연에서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모습으로 그려진 것으로 볼 때, ‘행인’이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는 진술은 적절하지 않다.
③ 이 시에서 화자는 ‘그’를 그리워하고 있을 뿐 자신의 삶을 후회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④ 여기서의 ‘꽃’은 추모의 수단으로 무덤에 꺾어 바친 실제의 꽃이 아니라, ‘그’의 지향이나 의지를 상징하는 것이다.
⑤ ‘그’와 ‘행인’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3연으로 보아 ‘행인’은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