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가정 소설은 가족 집단 속에서의 위치와 역할에 따른 성격을 지닌 구성원들의 갈등이 그들의 혈연적 관계와 세대교체에 따라 구조화되는, 궁극적으로 가정(가문)의 유지와 번영 문제가 주제적 관심사인 소설이다. 그것은 ㉠가정의 ‘안정-혼란-안정 회복’의 순환적 서사 구조를 기본으로 하며, 매우 현세 중심적이고 보수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가족주의에 바탕을 둔 가정의 유지·번영 욕망은, 가족주의보다 상위의 이념 ― 사회 현실에서 지배적이거나 새로 강력히 부상하는 이념을 매개로 합리화 혹은 부정된다. 가족주의에 바탕을 둔 가정의 유지·번영 욕망이 합리화될 경우, 그와 대립되는 이념이나 욕망은 억압·왜곡된다. 따라서 사회 현실 및 그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이념의 변화에 따라 그 욕망의 의미와 그것이 작품화되는 형식이 변하게 된다.
처첩 간의 갈등 중심의 「사씨남정기」 는 아내이자 며느리인 여성에게 요구된 열(烈)이라는 유교 이념을 매개로 가족주의 또는 가정의 유지·번영 욕망을 긍정하고 실현한다. 작품의 전개 구조 자체가 도심 (道心)에 의한 인심(人心)의 억제라는 성리학적 인간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 도심과 인심의 대립은 사 씨와 교 씨의 신분 대립을 통해 의리와 애욕, 도덕 중심과 물질 중심의 가치관 대립으로 치환되면서 당대 현실과 관련된다. 거기서 권선징악의 닫힌 형식과 하늘의 개입을 동반한 인과응보 구성, 열녀전 형식의 변용, 어떤 인물이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인물은 모르거나 독자가 알고 있는 것을 인물은 모르고 있는 ‘알려진 비밀’의 기법, 그리고 작가-서술자의 적극적 개입 등은, 유교 이념 및 그에 따른 제도, 규범 등을 철저히 합리화한다. 그리하여 임·병 양란 이후 사회의 변동과 유교 이념 자체의 모순이 노출됨에 따라 생겨난 양반 계층 집안의 불안을 해소하고, 그 지위와 특권을 정당화하 는데 기여하고 있다. 거기서 신분 상승 욕망, 애욕, 물질욕 등은 억압 되거나 왜곡·부정되면서 매우 교화적(敎化的)이고 경세적(經世的)인 기능을 지닌 「사씨남정기」는 산출된다.
「태평천하」는 당당한 악한인 윤두섭 한 사람과 아들, 손자를 비롯한 그 집안 아랫사람들 전체 사이의 갈등이 중심적인 갈등이다. 구성원 자체부터가 철저히 분열된 이 가정의 가장 윤두섭은, 이전 가정 소설 에서 중시되어 온 가정의 유지·번영 욕망, 재물욕, 애욕 등을 모두 한 몸에 지닌 탐욕스러운 인간이면서도 가정의 유지·번영 욕망을 가장 강하게 지니고 있다. 따라서 그에게 있어 재물은 가정을 위한 것이다. 그는 가족 보호 본능에 가까운 가족주의의 소유자요 반민족적 가족 이기주의자여서, 그가 집안을 감독하는 권리를 물려줄 것으로 보이는 인물인, 둘째 손자이자 지식인다운 지식인이면서 반가족주의자인 윤종학 및 윤종학으로 대표되는 집단과 첨예하게 대립한다. 윤두섭을 비롯하여 부친, 아들, 맏손자에 이르기까지 이 집안 4대의 남성 들이 가통으로 지닌 애욕, 그리고 봉건적 규범에 묶여 있는 여성들의 전근대성 등과 함께, 이 세대 갈등은 결국 윤두섭 가정을 결정적으로 몰락게한다.
그러나 탐욕스러운 가장의 가족 이기주의와 그것을 유지하게 하고 이용하는 일제의 약탈 자본주의 이념은 윤종학의 등장을 억압한다. 따라서 이 작품은 사건의 전개를 통해서보다 서술자의 풍자적 서술 행위 자체에 의해 작품 안팎의 부정적 현실을 비판하는 서술 방식을 취한다. 현실과 작가의 대립이 윤두섭과 서술자의 대립, 사건 층위와 담화 층위의 대립으로 치환된 이러한 주제 생성 방식을 취한 결과, 이 작품은 선(善)이 징벌되고 오히려 악이 권장되는 당대의 뒤집힌 현실을, 부상하는 탈가족주의적 개혁 이념을 바탕으로 다시 뒤집고 있다. 또한 그 결과 이 작품은 윤씨네 집안 5대의 약 60여 년에 걸친 삶이 들어 있으나 그것은 서사적 현재의 만 하루 정도 벌어지는 사건들이 계기적이기보다는 중층적으로, 시간적이기보다는 공간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처럼 이 작품은 시간을 공간화하는 삽화 중첩 구성에 의해 서사적 통일을 이루게 된다. 전망이 닫힌 현실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무의미하며, 계속 확장되는 타락한 공간들과 그것을 긍정하는 담론들에의 끊임없는 야유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타락상이 되풀이되는 그 공간들에서, 가정의 유지와 번영을 위한 윤두섭의 돈은 계층적이고 정치적인 의미를 띠게 된다.
(나) 한편 교 씨는 냉진과 살다가 냉진이 도적을 사귀다가 괴수로 잡혀 죽자, 도망하여 낙양에 이르러 창기가 되어 이름을 칠랑(七娘)이라 하였다.
낙양 사람이 교녀를 모를 이 없더니, 사 시랑 댁 사환이 낙양에 왔다가 칠랑의 유명함을 듣고 청루에 이르러 자세히 보니 과연 교 씨였다. 즉시 사부에 돌아와 유 시랑에게 소식을 전하니, 유 시랑이 크게 분하여 사 씨를 청하여 말하였다.
“내 교녀를 잡아 못할까 절통하더니, 이제 낙양 청루에서 창기 노릇을 한다 하니 내 이년을 잡아 벌하고자 하노라.”
사 씨 또한 교 씨에 대한 미움이 가시지 않았다. 부인이 인아를 만난 후 다시 시름이 없고 시랑이 또한 만사에 시름이 없어 백성을 잘 다스리니, 백성이 농업에 힘쓰고 학업을 부지런히 하여 모든 것이 무사하였다. 천자가 이를 듣고 예부 상서로 부르니 유상서가 이에 가족을 거느리고 올라갈 때, 서주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매파와 상의하였다.
매파가 교 씨를 보고,
“이제 예부 상서로 올라가는 상공이 낭자의 이름을 듣고 저를 불러 분부하시니, 상서는 거룩한 재상이요 또 시비의 전하는 말을 들으매 ‘부인은 신병으로 집을 다스리지 못한다’하니 낭자가 들어가면 어찌 부인과 다르겠는가.”
이에 교 씨 생각하기를,
“내 비록 의식의 부족함이 없으나 나이 점점 많아지니 어찌 종신 의탁할 곳을 생각하지 아니하리오.”
하고 교 씨를 경축 잔치에 청하니, 교 씨는 그저 아무것도 모르고 기뻐하기만 하였다.
이때 유상서는 급히 서울에 이르러 천자를 뵙고 집에 돌아와 친척을 모으고 축하할 때, 사 씨와 임 씨를 불러 두 부인께 뵈오라 하였다.
“오늘 이 즐거운 잔치에 여흥이 없으면 심심할까 합니다. 노상에서 명창(名唱)을 얻어 왔으니 한번 구경하시오.”
하고, 좌우를 명하여 교칠랑을 부르라 하니, 이때 교 씨가 기다리다가 오라는 명령을 듣고 집 안에 들어갈 때, 교 씨가 크게 놀라 말하였다.
“이 집이 유 한림 댁인데 어찌 이리 오는가?”
시비가 말하였다.
“유 한림이 귀양 가시고 우리 상공이 들어 계십니다.”
교 씨가 놀람을 진정하고,
“내 이 집이 인연이 있도다. 이번에도 마땅히 백자당에 거처하리라.”
하더니 시비가 교 씨를 이끌어,
“상공과 부인을 뵈오라.”
하니, 교 씨가 눈을 들어서 좌중을 보니 유연수 문중의 일족이었다. 벼락을 맞은 듯이 땅에 엎드려 슬피 울며 목숨을 살려 달라 애걸하나, 유상서가 교 씨의 비굴한 행동에 더욱 노하여 꾸짖었다.
“네 이년, 네 죄를 네가 알렸다?”
교 씨가 머리를 숙이고 애걸하여 말하였다.
“어찌 모르리까마는 죄를 용서하소서.”
“네 죄가 한둘이 아니니 들어 보아라. 처음에 부인이 너를 경계하여 음란한 풍류를 말함이 또한 좋은 뜻이었는데, 너는 도리어 모함하여 나를 속였으니 죄 하나요, 십랑과 함께 요괴한 방법으로 장부를 속였으니 죄 둘이요, 음흉한 종과 함께 뜻을 모았으니 죄 셋이요, 스스로 방자하고 부인께 미루니 죄 넷이요, 동청과 정을 통하고 집안의 이름을 더럽혔으니 죄 다섯이요, 옥반지를 도적하여 냉진을 주어 부인을 모해하니 죄 여섯이요, 네 손으로 자식을 죽이고 큰 죄를 부인께 미루니 죄 일곱이요, 간부와 동무하여 가장을 사지(死地)에 귀양 보내니 죄 여덟이요, 인아를 물에 넣어 죽게 하니 죄 아홉이요, 겨우 부지하여 살아오는 나를 죽이려 하니 죄 열이라. 천지간 에 큰 죄를 짓고 오히려 살고자 하느냐?”
교 씨가 머리를 두드리고 울며 말하였다.
“이 모두 첩의 죄이오나 장주를 해친 것은 설매의 일이요, 도적을 보냄과 엄승에게 고자질한 것은 동청의 일이옵니다.”
하고 사 씨를 향하여 울며,
“첩이 실로 부인을 저버렸거니와, 오직 부인은 대자대비하신 덕으로 천첩의 목숨만 살려 주옵소서.”
사 씨가 눈물을 흘리며 말하였다.
“네가 나를 해치려 한 것은 죽을죄가 아니나 상공에게 죄를 지었으니 내 어찌 구하리오?”
상서가 더욱 노하여 시동(侍童)에게 엄명하여 교 씨의 가슴을 칼로 찢어 헤치고 심장을 꺼내라 하니, 사 씨가 이를 말렸다.
“비록 죄 중하오나 상공을 모신지 오래니 죽여도 시체를 완전히 하소서.”
상서가 부인의 권고에 감동하여 동쪽 저잣거리에 잡아내려다가 만인의 보는 앞에 죄를 들어 알리고 타살한 후에 동편 언덕에 잘 묻어 주었다.
- 김만중, 「사씨남정기」
(다) 시골은 향교(鄕校)라는 게 있어서, 공자님 맹자님을 비롯하여 옛날 여러 성현을 모시는 공청이 있습니다.
춘추로 소를 잡고 돼지를 잡고 해서 제사를 지내고 하지요. 돌이켜 서는 그게 바로 학교더랍니다.
이 향교의 맨 우두머리 가는 어른을 직원(直員)이라고 합니다.
직원을, 옛날에는 그 골에서 학문과 덕망이 높은 선비가 여러 사람의 촉망으로 뽑혀서 지내곤 했는데, 근년 향교의 재정이며 모든 범백을 군청에서 맡아보게 된 뒤로부터는 전과는 기맥이 좀 달라졌는지, 장의(掌議)라고, 바로 직원의 아랫길 가는 역원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한테 사음이며 농토 같은 것을 줄 수 있는 다액 납세자라면 직원 하나쯤 수월한 모양입니다.
윤 두꺼비로서야 과거를 보아 벼슬을 해서 양반이 되겠습니까, 능참봉을 하겠습니까. 아쉰대로 향교의 직원이 만만했겠지요.
그래 그는 직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윤두섭이란 석 자 위에 무어나 직함이 붙기를 자타가 갈망하던 끝이라 윤 두꺼비는 넙죽 뛰어 윤 직원 영감이 되었던 것입니다.
<중략>
“해가 서쪽으서 뜨겄구나?”
윤 직원 영감은 아들의 이렇듯 부르지도 않은 걸음을, 더욱이나 안방에까지 들어온 것을 이상타고 꼬집는 소립니다.
“……멋 하러 오냐? 돈 달라러 오지?”
“동경서 전보가 왔는데요…….”
지체를 바꾸어 윤 주사를 점잖고 너그러운 아버지로, 윤 직원 영감을 속 사납고 경망스런 어린 아들로 둘러놓았으면 꼬옥 맞겠습니다.
“동경서? 전보?”
“종학이놈이 경시청에 붙잽혔다구요?”
“으엉?”
외치는 소리도 컸거니와 엉덩이를 꿍 ― 찧는 바람에, 하마 방구들이 내려앉을 뻔했습니다. 모여 선 온 식구가 제가끔 정도에 따라 제각기 놀란 것은 물론이구요.
윤 직원 영감은 마치 묵직한 몽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양, 정신이 멍 ― 해서 입을 벌리고 눈만 휘둥그렛지, 한동안 말을 못하고 꼼짝도 않습니다.
그러다가 이윽고 으르렁거리면서 잔뜩 쪼글트리고 앉습니다.
“거, 웬 소리냐? 으응? 으응……? 거 웬 소리여? 으응? 으응?”
“그놈 동무가 친 전본가 본데, 전보가 돼서 자세는 모르겠습니다.”
윤 주사는 조끼 호주머니에서 간밤의 그 전보를 꺼내어 부친한테 올립니다. 윤 직원 영감은 채듯 전보를 받아 쓰윽 들여다보더니 커다랗게 읽습니다. 물론 원문은 일문이니까 몰라보고, 윤 주사네 서사 민 서방이 번역한 그대로지요.
“종학, 사상 관계로, 경시청에 피검……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다 냐?”
“종학이가 사상 관계로 경시청에 붙잽혔다는 뜻일 테지요!”
“사상 관계라니?”
“그놈이 사회주의에 참예를…….”
“으엉?”
아까보다 더 크게 외치면서 벌떡 뒤로 나동그라질 뻔하다가 겨우 몸을 가눕니다.
윤 직원 영감은 먼저에는 몽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같이 멍했지만, 이번에는 앉아 있는 땅이 지함을 해서 수천 길 밑으로 꺼져 내려가는 듯 정신이 아찔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단코 자기가 믿고 사랑하고 하는 종학이의 신상을 여겨서가 아닙니다.
윤 직원 영감은 시방 종학이가 사회주의를 한다는 그 한 가지 사실 이 진실로 옛날의 드세던 부랑당패가 백 길 천 길로 침노하는 그것보다도 더 분하고, 물론 무서웠던 것입니다.
진(秦)나라를 망할 자 호(胡: 오랑캐)라는 예언을 듣고서 변방을 막으려 만리장성을 쌓던 진시황, 그는, 진나라를 망한 자 호가 아니요, 그의 자식 호해(胡亥)임을 눈으로 보지 못하고 죽었으니, 오히려 행복 이라 하겠습니다.
“사회주의라니? 으응? 으응?”
윤 직원 영감은 사뭇 사람을 아무나 하나 잡아먹을 듯 집이 떠나게 큰 소리로 포효(咆哮)를 합니다.
“……으응? 그놈이 사회주의를 허다니! 으응? 그게, 참말이냐? 참 말이여?”
“허긴 그놈이 작년 여름 방학에 나왔을 때버틈 그런 기미가 좀 뵈긴 했어요!”
“그러머넌 참말이구나! 그러머넌 참말이여, 으응!”
윤 직원 영감은 이마로, 얼굴로 땀이 방울방울 배어 오릅니다.
“……그런 쳐죽일 놈이, 깎어 죽여두 아깝잖을 놈이! 그놈이 경찰서 장허라닝개루, 생판 사회주의허다가 뎁다 경찰서에 잽혀? 으 응……? 오―사 육시를 헐놈이, 그놈이 그게 어디 당헌 것이라구 지가 사회주의를 히여? 부자놈의 자식이 무엇이 대껴서 부랑당패에 들어?”
아무도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고개를 떨어뜨리고 섰기 아니면 앉았을 뿐, 윤 직원 영감이 잠깐 말을 그치자 방 안은 물을 친 듯이 조용 합니다.
“……오죽이나 좋은 세상이여? 오죽이나…….”
윤 직원 영감은 팔을 부르걷은 주먹으로 방바닥을 땅― 치면서 성 난 황소가 영각을 하듯 고함을 지릅니다.
“화적패가 있너냐아? 부랑당 같은 수령(守令)들이 있더냐……? 재산이 있대야 도적놈의 것이요, 목숨은 파리 목숨 같던 말세넌 다 지내가고오…… 자 부아라, 거리거리 순사요, 골골마다 공명헌 정사 (政事), 오죽이나 좋은 세상이여…… 남은 수십만 명 동병(動兵)을 히여서, 우리 조선놈 보호히여 주니, 오죽이나 고마운 세상이여? 으응……? 제 것 지니고 앉아서 편안허게 살 태평세상, 이걸 태평 천하라구 허는 것이여, 태평천하……! 그런디 이런 태평천하에 태어난 부자놈의 자식이, 더군다나 왜 지가 떵떵거리구 편안허게 살 것이지, 어찌서 지가 세상 망쳐 놀 부랑당패에 참섭을 헌담 말이여, 으응?”
- 채만식, 「태평천하」
21. ㉠을 바탕으로 (나)와 (다)를 설명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나)는 유 상서가 교 씨를 징벌하는 장치를 통해 가부장적 처첩 제도의 타파가 가정의 안정 회복을 이루는 방법임을 드러내고 있다.
② (다)는 사회주의라는 탈가족주의적 이념에 의해 윤 직원 영감이 바라는 가정의 안정에 혼란이 오고 있다.
③ (나)와 (다)는 외부 세력이 혼란의 원인을 제공하는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
④ (나)와 (다)는 교 씨의 사형과 윤종학의 검거를 통해 순환적 서사 구조가 명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⑤ (나)의 유 상서와 달리 (다)의 윤 직원 영감은 외부의 도움 없이 주체적으로 안정 회복을 도모하고 있다.
22. (가)를 바탕으로 (나)에 대해 <학습 활동>을 수행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학습 활동>
•작가는 문학 작품을 통해 작가가 처한 현실을 반영하고 작가의 세계관을 투영합니다. 「사씨남정기」 는 서인(西人)인 김만중(1637~1692)이 숙종이 인현 왕후 민씨를 폐위시키고 희빈 장씨를 왕비로 맞아들이는 데 반대하다가 귀양을 간 후, 귀양지에서 흐려진 임금의 마음을 참회시키고자 이 작품을 썼다고 합니다. 후에 이 작품을 읽은 숙종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인현 왕후 민씨를 복위시켰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이 창작 배경과 희빈 장씨에 관한 다음의 역사적 사실을 참고하여 「사씨남정기」를 살펴봅시다.
숙종의 총애를 받은 희빈 장씨가 1688년 왕자 윤을 낳자, 숙종은 이듬해 음력 1월 윤을 원자로 책봉하려 하였다. 그러자 송시열 등의 서인은 이를 반대하였다가 숙종의 미움을 사게 된다. 이로 인해 서인들은 파직되거나 유배를 가게 되고 정권은 남인 (南人)에게 넘어간다. 서인이 몰락하면서 인현 왕후 민씨가 폐비되고, 남인의 지지를 등에 업은 희빈 장씨가 1689년에 자신이 꿈꾼 대로 왕비로 책봉되었다. 그러나 왕비가 된 장씨의 행동이 방자해지고 불미스러운 일이 거듭되자 숙종은 인현 왕후에게로 마음이 돌아섰다. 이때 서인의 폐비 복위 운동이 있었는데, 남인이 이를 반대하자 숙종은 남인을 제거하고 서인을 등용시켰다. 서인이 다시 집권하면서 1694년에 인현 왕후 민씨가 복위되었고, 희빈 장씨는 왕후의 자리에서 쫓겨나 다시 희빈의 작호를 받았다. 그리고 1701년 인현 왕후가 죽은 뒤에 희빈 장씨는 거처인 취선당에 신당(神堂)을 차려 놓고 인현 왕후를 저주해 죽게 했다는 혐의를 받아 사약을 받고 죽었다. |
① (나)에서 교 씨가 사형에 처해진 것에는 희빈 장씨를 사형에 처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심리가 투영되었겠군.
② (나)에서 교 씨가 사 씨를 내쫓고 백자당에 거처했던 것은 희빈 장씨가 왕후의 자리에 오른 것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겠군.
③ 인현 왕후 민씨의 폐위와 복위가 당파 싸움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점이 (나)에서는 배제되고 인물 간의 갈등으로만 나타나고 있군.
④ 작가가 (나)에서 사 씨가 쫓겨났다가 다시 부인의 지위를 회복한 것으로 형상화한 것은 현실에서 서인의 폐비 복위 운동과 일맥상 통하겠군.
⑤ (나)에서 낙양의 창기로 전락한 교 씨가 다시금 백자당의 주인이 되려고 시도한 것은 희빈 장씨가 취선당에 신당을 차려 놓고 인현 왕후를 저주한 사건을 차용한 것이겠군.
23. (가)를 바탕으로 (나)를 설명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냉진이 죽고 교 씨가 창기가 된 것은 악행에 따른 인과응보 구성의 한 사례로 볼 수 있다.
② 교 씨가 유연수 문중의 일족 앞에 서게 되는 과정에서 ‘알려진 비밀’의 기법이 나타나 있다.
③ 상서가 열 가지로 열거한 교 씨의 죄를 보면 유교 이념을 합리화하려는 창작 태도를 엿볼 수 있다.
④ 상서가 교 씨를 사형에 처하는 것은 양반 계층 집안의 지위와 특권을 정당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⑤ 상서가 부인의 권고에 감동하여 교 씨의 시체를 동편 언덕에 잘 묻어 주었다고 한 것에서 작가-서술자의 적극적 개입이 나타나있다.
24. (가)를 바탕으로 (다)를 감상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윤종학을 경찰서장으로 만들려는 윤두섭의 시도는 일제의 약탈 자본주의 이념에 의해 좌절되는군.
② 윤두섭이 당대 현실을 태평천하라고 평가한 것에서 반민족적 가족 이기주의자로서의 면모가 드러나는군.
③ 윤두섭이 재물을 사용하여 직원의 지위를 획득한 것은 그 지위를 재물의 축적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로군.
④ 전보에 의해서만 윤종학의 근황이 언급되는 것은 윤종학의 타락이 윤두섭의 몰락의 전초가 됨을 암시하기 위한 것이로군.
⑤ 윤 주사를 점잖은 인물로 묘사한 것은 윤 주사가 아버지와 달리 윤리적인 인물임을 부각하여 부자간 갈등의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로군
25. (다)의 서술상 특징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시간적 배경을 묘사하여 인물의 성격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② 인물의 과장된 행동을 통해 비극적 분위기에 반전을 꾀하고 있다.
③ 여러 인물의 내면을 서술하여 인물들의 다양한 특성을 보여 주고 있다.
④ 의문과 추측의 진술을 통하여 인물의 부정적인 면모를 부각하고 있다.
⑤ 서술자가 개입하여 인물에 대한 작가의 판단과 인물의 심리를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