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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현대소설

채만식, ‘레디메이드 인생’[2014년 EBS수능완성 B형][실전 모의고사 4회]

작성자구렛나루|작성시간14.11.09|조회수3,736 목록 댓글 0

[34~3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부분의 줄거리) 주인공 P는 대학을 나온 인텔리로 직장을 구하기 위해 신문사 사장 K를 찾아가 채용을 부탁하지만 거절당한다. 집으로 돌아온 P는 고향에 있는 형에게서 편지를 받는데 P의 아들인 9살 된 창선을 올려 보낼 테니 직접 키우라는 것이다.

[A][1934년의 이 세상에도 기적이 있다.

그것은 P가 굶어 죽지 아니한 것이다. 그는 최근 일주일 동안 돈이 생긴 데가 없다. 잡힐 것도 없었고 어디서 벌이한 적도 없다.

그렇다고 남의 집 문 앞에 가서 밥 한술 주시오 하고 구걸한 일도 없고 남의 것을 훔치지도 아니하였다.

그러나 그동안 굶어 죽지 아니하였다. 야위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멀쩡하게 살아 있다. P와 같은 인생을 이 세상에 하나도 없이 싹 치운다면 근로하는 사람이 조금은 편해질는지도 모른다.

P가 소부르주아 축에 끼이는 인텔리가 아니요 노동자였더라면 그동안 거지가 되었거나 비상수단을 썼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그러한 용기도 없다. 그러면서도 죽지 아니하고 살아 있다. 그렇지만 죽기보다도 더 귀찮은 일은 그를 잠시도 해방시켜 주지 아니한다.]

그의 아들 창선이를 올려 보낸다고 어제 편지가 왔고 오늘은 내일 아침에 경성 역에 당도한다는 전보까지 왔다.

오정 때 전보를 받은 P는 갑자기 정신이 난 듯이 쩔쩔매고 돌아다니며 돈 마련을 하였다. 최소한도 20원은 하고 돌아다닌 것이 석양 때 겨우 15원이 변통되었다.

종로에서 풍로니 냄비니 양재기니 숟갈이니 무어니 해서 살림 나부랭이를 간단하게 장만해 가지고 올라오는 길에 전에 잡지사에 있을 때 알은 ×× 인쇄소의 문선 과장을 찾아갔다.

월급도 일없고 다만 일만 가르쳐 주면 그만이니 어린아이 하나를 써 달라고 졸라 대었다.

A라는 그 문선 과장은 요리조리 칭탈(1)을 하던 끝에-그는 P가 누구 친한 사람의 집 어린애를 천거하는 줄 알았던 것이다-

보통학교나 마쳤나요?”

하고 물었다.

아니요.”

P는 솔직하게 대답하였다.

나이 ‘V인데?”

아홉 살.”

아홉 살?”

A는 놀라 반문을 하는 것이다.

기왕 일을 배울 테면 아주 어려서부터 배워야지요.”

그래도 너무 어려서 원 뉘 집 애요?”

내 자식놈이랍니다.”

P는 그래도 약간 얼굴이 붉어짐을 깨달았다. A는 이 말에 가장 놀라운 일을 보겠다는 듯이 입만 벌리고 한참이나 P를 물끄러미 바라다본다.

? 내 자식이라고 공장에 못 보내란 법 있답디까?”

아니, 정말 그래요?”

정말 아니고?”

괜히 실없는 소리! 자제라고 해야 들여 줄 테니까 그러시지?”

아니, 그건 그렇잖애요. 내 자식놈야요.”

그럼 왜 공부를 시키잖구?”

인쇄소 일 배우는 것도 공부지.”

그건 그렇지만 학교에 보내야지.”

학교에 보낼 처지도 못 되고 또 보낸댔자 사람 구실도 못 할 테니까 .”

거 참 모를 일이오 우리 같은 놈은 이 짓을 해 가면서도 자식을 공부시키느라고 애를 쓰는데 되려 공부시킬 줄 아는 양반이 보통학교도 아니 마친 자제를 공장엘 보내요?”

내가 학교 공부를 해 본 나머지 그게 못쓰겠으니까 자식은 딴 공부를 시키겠다는 것이지요.”

글쎄 정 그러시다면 내가 내 자식 진배없이 잘 데리고 있으면서 일이나 착실히 가르켜 드리리다마는 원 너무 어린데 애차랍잖애요?”

애차라운 거야 애비 된 내가 더하지오만 그것이 제게는 약이니까

P는 당부와 치하를 하고 인쇄소를 나왔다. 한 짐 벗어 놓은 것같이 몸이 가뜬하고 마음이 느긋하였다.

그는 집으로 올라가는 길에 싸전에 쌀 한 말을 부탁하고 호배추도 몇 통 사들였다. 그렁저렁 5원을 썼다.

10원 남은 중에 주인 노인에게 6원을 내주니 입이 귀밑까지 째어진다. 그 끝에 P가 사 온 호배추를 내주며 김치를 담가 달라고 하니 선선히 응낙한다. 그리고 자식을 데리고 자취를 하겠다니까 깍두기야 간장이야 된장 같은 것을 아까운 줄 모르고 날라다 주곤 한다.

-채만식, ‘레디메이드 인생

() (1) 칭탈: 무엇 때문이라고 핑계를 댐.

 

34. 윗글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P는 인쇄소에서 얼마간의 노동으로 돈을 마련한다.

P는 창선의 교육이 걱정되어 A에게 자문을 받는다.

AP의 부탁을 의아하게 여기지만 거절하지 않는다.

P는 고향으로 직접 내려가 창선을 서울로 데리고 온다.

창선과 P는 살 거처를 정한 후 풍로와 냄비 등 살림살이를 함께 장만한다.

 

35. (보기)를 바탕으로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

(보기)

1930년대 우리 사회에서는 경제적 대공황과 일제 강점이라는 상황이 맞물려 대규모의 실업 사태가 벌어졌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은 자연스럽게 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상당수의 어린아이들도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등 교육까지 받은 대부분의 식민지 지식인들은 실업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일제는 식민 통치에 이용하기 위해 전문 기능인이나 하급 관리만을 고용했고, 인텔리 계층은 그에 맞는 역할로 고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변변한 돈벌이 없이 궁핍하게 살아가는 P의 모습은 실업자로 전락한 당시 지식인들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어.

P를 극진히 대접하는 주인 노인을 통해 고등 교육을 받은 인텔리들을 동정하고 걱정해 주는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아들 창선을 왜 공부시키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A를 통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당시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

P의 아들이 아홉 살이라는 말에 정말 아홉 살인지 놀라 반문하는 A의 모습을 통해 당시에도 아홉 살은 일을 하기에 어린 나이였음을 확인할 수 있어.

아들 창선을 보통학교에 보내지 않고 일을 가르치려 하는 P의 모습은 고등 교육을 받았지만 이것을 활용할 기회를 얻지 못했던 지식인의 절망감을 보여 주고 있어.

 

36. [A]에 나타난 서술상 특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서술자가 인물에 대한 자신의 주관적 판단을 드러내고 있다.

인물 간의 대화를 통해 갈등의 내용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인물에 대한 외양 묘사를 통해 앞으로 벌어질 일을 암시하고 있다.

인물을 둘러싼 공간을 우울하게 묘사함으로써 주제를 강조하고 있다.

작품 속 서술자가 지난 일주일 동안 자신의 행적을 요약하여 서술하고 있다.

 

2014EBS수능완성국어영역 국어 B  

[수능완성 국어영역 국어 B형 실전편] 

실전 모의고사 4

 

현대 소설 34~36.

채만식, ‘레디메이드 인생

지문 이해하기

(해제) 이 소설은 고등 교육을 받았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한 지식인의 비애와 좌절을 통해 일제 강점기의 실업난과 부조리한 사회 구조를 풍자하고 있다. ‘레디메이드 인생이란 대량 생산되어 팔리기만을 기다리는 기성품처럼 일자리를 기다리는 지식인의 인생을 의미한다.

(주제) 식민지 현실을 살아가는 지식인의 비애

전체 줄거리

P는 대학을 나온 인텔리이지만 직장을 구하지 못해 극도의 빈궁에 시달린다. 신문사 사장 K를 찾아가 일자리를 부탁하지만 거절당하고 형에게서 P의 아들 창선을 올려 보낼 테니 직접 키우라는 편지를 받는다. 이에 P는 평소 친분이 있는 인쇄소의 문선 과장에게 자신의 아들을 채용해 줄 것을 부탁하는데, 이것은 인텔리로서 변변한 직장 하나 얻지 못하는 자신의 신세를 아들 창선이 따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34. 글의 내용 파악

:

정답이 정답인 이유

확인: P의 부탁을 승낙하는 A

자신의 아들에게 일을 가르쳐 달라는 P의 부탁을 받고 A는 의아하게 여기지만 거절하지 않는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확인: 인쇄소에서의 노동

P는 인쇄소에서 창선을 고용해 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직접 그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확인: A에게 자문을 받음

P는 아들 창선의 취직자리를 부탁했을 뿐 A에게 자문을 받은 것은 아니다.

확인: 고향으로 내려감

P가 직접 고향으로 내려간 것이 아니라 창선이 서울로 올라온 것이다.

확인: 창선과 함께 살림살이 장만

살림살이는 창선이 오기 전 P가 혼자 장만한다.

 

35.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

정답이 정답인 이유

확인 1: P를 극진히 대접하는 주인 노인

주인 노인은 P에게 김치를 담가 줄 뿐만 아니라 깍두기, 간장, 된장 같은 것을 날라다 주며 극진히 대접한다.

확인 2: 인텔리에 대한 동정

주인 노인이 P를 극진히 대접하는 것은 고등 교육을 받은 인텔리에 대한 동정 때문이 아니라 P가 방세를 낸 것에 대한 기쁨 때문이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확인: 실업자로서의 지식인

P는 고등 교육을 받은 인텔리로, P의 모습을 통해 실업자로 전락한 지식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확인: 교육에 대한 관심

왜 공부시키지 않느냐는 A의 물음은 당시 많은 사람들이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음을 드러낸다.

확인: 일을 하기에 어린 나이였음

일을 시켜 달라고 부탁한 아이가 아직 아홉 살이라는 말에 놀라는 A의 모습을 통해 당시에도 아홉 살은 일을 시키기에 어린 나이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확인: 지식인의 절망감

고등 교육을 받은 P가 자신의 자식을 공부시키지 않는 모습에서 지식인의 절망감을 확인할 수 있다.

 

36. 서술상 특징 파악

:

정답이 정답인 이유

확인 1: 서술자의 주관적 판단

서술자가 인물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밝히는 것은 3인칭 시점에서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이것은 우리 전통 문학 중 하나인 판소리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채만식 작품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문체상의 특징 중 하나이다.

확인 2: P는 거지가 되었을 것이다.

‘P와 같은 인생을 이 세상에 하나도 없이 싹 치운다면 근로하는 사람이 조금은 편해질는지도 모른다.’, ‘P가 소부르주아 축에 끼이는 인텔리가 아니요 노동자였더라면 그동안 거지가 되었거나 비상수단을 썼을 것이다.’에서 서술자가 인물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밝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확인: 인물 간의 갈등

인물 간의 대화가 제시되지 않았으며, 인물 간의 갈등도 드러나지 않는다.

확인: 외양 묘사를 통한 암시

인물에 대한 외양 묘사가 드러나 있지만, 이것을 통해 앞으로 벌어질 일을 암시하고 있지는 않다.

확인: 공간 묘사

인물을 둘러싼 공간을 우울하게 묘사하고 있지 않으며, 이를 통해 주제를 강조하고 있지도 않다.

확인: 행적 요약

인물의 행적을 요약하여 제시하고 있지만, 서술자가 작품 속 인물인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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