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5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우리는 ‘정의’에 대해 생각할 때 흔히 평등, 공평 등의 말을 떠올린다. 이러한 생각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론과 관련이 깊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를 모든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보편적인 가치로 생각했으며,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공평하게 조정할 수 있는 판단과 행동의 표준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정의를 모든 영역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보편적 정의’와 특정한 영역에서 적용되는 ‘특수한 정의’로 구분했다. 보편적 정의는 모든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가 말한 특수한 정의는 어떤 것일까? 그는 특수한 정의를 ㉠‘시정적 정의’와 ㉡‘분배적 정의’로 나누어 설명했다.
(나) 시정적 정의는 차이를 해소시키는 조정을 통해 구현하는 정의로 ‘(A+B) : 2’의 공식에 입각한 산술적 비례를 따른다. 즉 A와 B의 합이 특정한 수인 2에 비례하는 관계를 유지하면서, A와 B에 균등하지 않게 주어진 가치를 다시 조정하여 균등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가령 A와 B가 모두 1이라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A가 가해자이고 B가 피해자가 되어 A는 +0.5의 이득을 취하고 B는 -0.5의 손해를 보았다면, A는 1.5, B는 0.5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A와 B의 합은 여전히 2이지만 균등함이 깨진 것이다. 여기에서 시정적 정의란 A가 얻은 이익인 +0.5를 떼어 B에게 되돌려줌으로써 B가 손실된 -0.5를 보상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처럼 시정적 정의는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을 균등하게 조정하는 것이다. 시정적 정의에서는 재화, 상품, 서비스 등뿐만 아니라 사람까지도 균등하게 취급한다.
(다) 시정적 정의는 주로 경제와 법의 분야에 적용되는 것인데, 물건의 거래와 계약의 체결 등 자발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불균형을 시정하는 ‘교환 정의’와 불법과 폭력 등에 의해 희생되는 비자발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불균등을 시정하는 ‘처벌 정의’로 구분된다. 교환 정의는 시장에서 구현되는 정의로서, 농산품, 공산품, 건축물, 서비스, 노동력 등 가치를 교환하는 사람의 욕구가 균등하게 충족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처벌 정의는 법정에서 재판관의 판결로 실현되는 것이다. 재판관이 불법 행위로 흐트러진 이득과 손해의 관계를 ‘(A+B) : 2’의 공식에 따라 균등하게 조정할 때 처벌 정의가 구현된다.
(라) 분배적 정의는 직업, 업적, 기여, 성취, 품격 등의 측면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차이를 고려하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여 각자를 ‘A : B = C : D’인 기하학적 비례에 따라 평등하게 만들어 준다. 사람들 간의 차이를 평가하고 그에 따른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예컨대, 조선 시대 두 왕이었던 세종과 정조를 비교한다고 가정해 보자. A와 B가 각각 세종과 정조라고 하고, 조선을 위해 성취한 업적 면에서 세종이 가장 크고 그 다음으로 정조라고 하면, C와 D는 차례로 각각 A와 B가 받게 되는 가장 큰 찬사와 두 번째로 큰 찬사에 일치한다. 따라서 분배적 정의는 산술적 비례에 기초하여 차이를 제거하는 평등이 아닌 기하학적 비례에 입각하여 성취의 차이를 인정하는 평등이라고 볼 수 있다.
(마) 아리스토텔레스는 타자와의 관계에서 공평함을 추구하는 보편적 정의와 특수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지적 능력과 윤리적 능력이 교육을 통해 개발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인간이 우선 평등한 것이 무엇인지, 모두에게 이로운 것이 무엇인지를 사유하고 판단할 수 있는 지적 능력과 올바른 것을 지향하는 습관을 지닐 때에만 사회에서 정의가 실현된다고 본 것이다.
52 (가)~(마)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가): 정의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를 소개하며 글의 중심 화제를 제시하고 있다.
② (나): 구체적인 상황을 가정해 ‘시정적 정의’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③ (다): ‘시정적 정의’가 두 유형으로 나뉨을 제시하고 각각의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④ (라): 익숙한 사례들로부터 개념을 유추하여 ‘분배적 정의’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⑤ (마): 정의 실현의 요건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를 소개 하며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53 윗글의 ‘아리스토텔레스’와 <보기>의 ‘플라톤’의 ‘정의’에 대한 입장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이 욕구, 용기, 이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것들이 조화롭게 제 역할을 해야 정의로운 사람이 된다고 보았다. 욕구가 의식주를 갈구해야 인간은 살아갈 수 있는데, 이 성이 용기의 도움을 받아 욕구가 탐욕으로 변하지 않도록 통제할 수 있어야 정의롭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플라톤은 정의를 개인의 측면에서 인간 영혼의 건강한 상태로 보았는데, 공동체에 있어서는 정의가 질서와 조화를 부여하는 조직의 원리가 된다고 보았다. 플라톤은 통치자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육 제도를 잘 정비하고 섬세한 맞춤형 교육을 통해 정의로운 인간을 양성하고 이렇게 양성된 각 개인이 자신의 본성과 재능을 개발하여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사회를 조직화해야 한다고 여겼다.
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모두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는 데에 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② 아리스토텔레스와 달리 플라톤은 개인의 측면에서 정의를 인간 영혼의 건강한 상태로 보았다.
③ 아리스토텔레스와 달리 플라톤은 사회 구성원이 자신의 본성과 재능을 개발하여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을 정의의 실현 요건 중 하나로 보았다.
④ 플라톤과 달리 아리스토텔레스는 개인이 올바른 지적 능력과 습관을 갖는 것은 사회의 정의가 실현될 때 가능하다고 보았다.
⑤ 플라톤과 달리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를 인간관계에서 초래되는 갈등을 공평하게 조정할 수 있는 판단과 행동의 표준이라고 정의했다.
54 ㉠과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 ㉡은 모두 차이를 해소시키는 조정을 통한 평등의 실현을 중시한다.
② ㉠, ㉡은 모두 여러 영역에 예외 없이 두루 적용되는 정의의 유형에 해당한다.
③ ㉠, ㉡은 모두 실현 요건으로 법정에서 이루어지는 재판관의 판결을 필요로 한다.
④ ㉠은 개인들을 모두 균등하게 취급하는 반면, ㉡은 개인 간의 차이점을 고려한다.
⑤ ㉠은 자발적으로 맺은 관계에서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기준이 되는 반면, ㉡은 비자발적으로 맺은 관계에서의 불균형을 바로 잡는 기준이 된다.
도움자료
[2014 EBS N제]-(A형)
52~54
52 ④ 53 ④ 54 ④
「정의란 무엇인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에 대한 견해를 설명하고 있는 글이 다. 이 글에 따르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를 모든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보편적인 가치로 생각했으며,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공평하게 조정할 수 있는 판단과 행동의 표준이라고 보았다. 그는 정의를 ‘보편적 정의’와 ‘특수한 정의’로 구분했는데, 이 글에서는 ‘특수한 정의’에 대해 주로 설명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특수 한 정의’를 ‘시정적 정의’와 ‘분배적 정의’로 나누어 설명했다. 시정적 정의는 차이를 해소시키는 조정을 통해 판결하는 정의로 재화, 상품, 서비스 등뿐만 아니라 사람까지도 균등하게 취급한다. 반면에 분배적 정의는 직업, 업적, 기여, 성취, 품격 등의 측면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차이를 고려하는 것이다. 아울러 아리스토텔레스가 보편적 정의와 특수한 정의의 실현을 위해 교육을 중시했다는 입장도 소개하고 있다.
정의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
■ (가): 정의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
■ (나): 시정적 정의의 개념
■ (다): 시정적 정의의 종류
■ (라): 분배적 정의의 개념
■ (마): 교육과 정의 실현의 관계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
52 문단의 전개 방식 이해 ④
(라)에서는 세종과 정조의 사례를 들어 분배적 정의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분배적 정의의 개념을 익숙한 사례들로부터 유추해 설명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① (가)에서는 정의에 대해 흔히 떠올리는 평등, 공평 등의 말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론과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제시하며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에 대한 견해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특수한 정의는 어떤 것일까?’란 물음을 통해 글의 화제를 제시하고 있다.
② (나)에서는 A가 가해자이고, B가 피해자인 구체적 상황을 가정해 ‘시정적 정의’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③ (다)에서는 ‘시정적 정의’가 ‘교환 정의’와 ‘처벌 정의’로 나뉜다는 사실을 제시한 후, 각각의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⑤ (마)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 실현의 요건으로 지적 능력과 윤리적 능력을 들었음을 제시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그것들은 교육을 통해 개발될 수 있는 것이다.
53 입장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 파악 ④
아리스토텔레스는 보편적 정의와 특수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지적 능력과 윤리적 능력이 교육을 통해 개발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즉 교육을 통해 개발되는 인간의 지적 능력과 윤리적 능력을 사회에서 정의를 실현하는 요건으로 본 것이다. 그리고 플라톤도 교육을 중시했는데, 플라톤은 통치자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육 제도를 잘 정비하고 섬세한 맞춤형 교육을 통해 정의로운 인간을 양성해야 한다고 보았다.
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모두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는 데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②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를 모든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보편적 가치로 생각했다. 그런데 플라톤은 정의를 인간 영혼의 건강한 상태로 보았다.
③ 플라톤은 교육을 통해 양성된 각 개인이 자신의 본성과 재능을 개발하여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사회를 조직화하면 사회 정의가 실현될 수 있다고 보았다.
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를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공평하게 조정할 수 있는 판단과 행동의 표준으로 정의했다.
54 개념 간의 차이에 대한 이해 ④
시정적 정의에서는 재화, 상품, 서비스 등뿐만 아니라 사람까지도 균등하게 취급한다. 그러나 분배적 정의에서는 직업, 업적, 기여, 성취, 품격 등의 측면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차이를 고려한다. 즉 시정적 정의는 개인들을 모두 균등하게 취급하는 반면, 분배적 정의는 개인 간의 차이점을 고려하는 것이다.
① 시정적 정의는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을 균등하게 조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분배적 정의는 차이를 제거하는 평등이 아니라 기하학적 비례에 입각하여 성취의 차이를 인정하는 평등이다.
② 시정적 정의와 분배적 정의는 모두 ‘특수한 정의’에 속하는 것이다. 모든 영역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정의는 ‘보편적 정의’이다.
③ 법정에서 이루어지는 재판관의 판결을 실현 요건으로 하는 것은 시정적 정의 중에서 처벌 정의이다. 분배적 정의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⑤ 주로 경제와 법의 분야에 적용되며 물건의 거래와 계약의 체결 등 자발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불균형을 시정하는 것은 시정적 정의 중 교환 정의에 해당한다. 그리고 비자발적으로 맺은 관계에서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은 시정적 정의 중 처벌 정의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