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동일한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유전자의 본체인 DNA가 이중 나선 구조를 이루며 들어 있다. DNA는 우리 세포 내에 들어가 있을 때, 어떤 부분은 단단하게 감겨 있고, 어떤 부분은 느슨하게 풀려 있다. 풀린 곳은 효소가 접근하기 쉬워서 유전자가 사용될 수 있는 상태로 바뀐다. 말하자면 동일한 유전자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감겨 있느냐에 따라서 유전자가 발현되거나 발현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2만 5천여 개의 유전자를 모두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모두 똑같은 책이지만 봉인된 부분이 달라 제각기 다른 부분이 읽히는 책과 비슷한 것이다.
이처럼 유전 정보가 같은데도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은 유전자 발현의 조절과 관련된다. 일반적으로 유전자 발현은 유전적 특성뿐만 아니라 여러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이렇게 환경이 유전자의 발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유전학의 하위 학문을 후성 유전학이라고 한다. 이는 DNA 염기 서열(1)의 변화 없이 유전자 발현과 같은 기능의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을 알아내는 새로운 영역의 학문이다. 물론 아직 후성 유전학적 유전자의 발현과 관련 있는 물질에 대한 분자적 수준에서의 이해가 완벽하지는 않다. 하지만 적어도 DNA 메틸화가 후성 유전학적 유전자 발현에 관여하고 있다고는 얘기할 수 있다.
DNA 메틸화란 DNA 메틸 전이 효소에 의해 DNA의 시토신ⓒ 염기에 메틸기가 전이되는 정상 효소 반응을 말한다. 이때 메틸기는 DNA에 붙어 유전자를 켜고 끄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즉 메틸기가 DNA에 붙으면 유전자의 활동이 멈추고 그렇지 않으면 유전자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메틸기처럼 DNA의 특정 부위에 달라붙어 그곳의 유전자 발현에 관여하는 화학 물질을 후성 유전 물질이라고 한다. 결과적으로 DNA 메틸화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결과를 낳는다. 후성 유전학에 따르면 각 생물체의 환경 적응 능력이 달라지는 이유도 DNA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후성 유전학적 변이가 유전자 발현에 차이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여기서 후성 유전학적 변이는 DNA를 보관하거나 사용하는 상태를 조절함으로써 유전자 발현에 차이를 만들게 된다.
후성 유전학은 아직 연구될 영역이 많다. 유전자가 어떻게 후성 유전 물질에 의해 감겨 있는지, 후성 유전학적 변이와 질병 간의 상관관계가 어떠한지, DNA를 잘 정리하고 보관하는 것이 어떻게 조절되어야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발현되는지 등을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 중요한 학문적 영역이 될 것이다.
(주) (1) 염기 서열: 유전자를 결정하는 염기들을 순서대로 붙여 놓은 것을 말한다. A(아데닌), T(티민), G(구아닌), C(시토신)로 이루어져 있다.
24. 윗글에서 알 수 있는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① 우리 몸에 있는 모든 세포의 유전 정보는 동일하지 않다.
② 후성 유전학은 유전학의 기초를 이루는 유전학의 상위 학문이다.
③ 후성 유전학은 유전자의 발현에 있어서 유전적 특성을 강조하고 있다.
④ 세포 내의 DNA가 단단하게 감겨 있으면 그 유전자는 사용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⑤ 후성 유전학은 DNA 메틸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에 연구의 초점을 두고 있다.
25. 윗글을 바탕으로 (보기)를 해석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보기)
미국 듀크대의 랜디 저틀 교수는 새끼를 밴 노란색 아구티(Agouti) 쥐들에게 엽산, 비타민 B12 등 4종의 영양제가 들어간 특수 사료를 먹였다. 그리고 새끼를 밴 다른 노란색 아구티 쥐들에겐 일반적인 사료를 먹였다. 그 결과 특수 사료를 먹인 쥐들은 갈색의 새끼들을 낳은 반면에 일반 사료를 먹인 쥐들은 노란색 아구티 쥐들을 낳았다.
일명 아구티 유전자는 많은 포유동물의 털 색깔을 결정하는 유전자이다. 그런데 랜디 저틀 교수는 갈색 털로 태어난 쥐들의 아구티 유전자에 더 많은 메틸기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① 아구티 유전자에 많은 메틸기가 있을수록 아구티 유전자의 발현은 억제되겠군.
② 갈색 털로 태어난 쥐들은 아구티 유전자의 DNA 염기 서열에 변화가 없겠군.
③ 갈색 털로 태어난 쥐들의 아구티 유전자는 후성 유전 물질의 작용 없이 DNA 메틸화가 진행되었겠군.
④ 위 실험에 동원된, 새끼를 밴 노란색의 아구티 쥐들은 모두 아구티 유전자가 발현된 상태로 볼 수 있겠군.
⑤ 노란색 아구티 쥐가 새끼를 밴 상태에서 먹은 특수 사료는 새끼의 아구티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준 환경적 요인이겠군.
2014년 EBS수능완성국어영역 국어 B형
[수능완성 국어영역 국어 B형 실전편]
실전 모의고사 5회
과학 24~25.
‘후성 유전학’
지문 이해하기
(해제) 동일한 유전자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감겨 있느냐에 따라서 유전자가 발현되거나 발현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처럼 유전 정보가 같은데도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은 유전자 발현의 조절과 관련된다. 일반적으로 유전자 발현은 유전적 특성뿐만 아니라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이처럼 환경이 유전자의 발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유전학의 하위 학문을 후성 유전학이라 한다. 후성 유전학에서 말하는 후성 유전학적 유전자의 발현은 주로 DNA 메틸화에 의해 일어난다. DNA가 메틸화되면 유전자 발현이 억제된다. 앞으로 후성 유전학에서 연구하는 여러 과정들에 대한 이해는 중요한 학문적 영역이 될 것이다.
(주제) 후성 유전학의 이해
흐름 파악하기
* 1문단: 유전자 발현의 조절
* 2문단: 후성 유전학의 개념
* 3문단: DNA 메틸화 과정
* 4문단: 후성 유전학의 전망
24. 세부 정보, 핵심 정보 파악
답: ④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④ 확인: 단단하게 감겨 있으면 그 유전자는 사용될 수 없는 상태
DNA는 우리 세포 내에 들어가 있을 때, 어떤 부분은 단단하게 감겨 있고, 어떤 부분은 느슨하게 풀려 있다. 풀린 곳은 효소가 접근하기 쉬워서 유전자는 사용될 수 있는 상태로 바뀐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확인: 유전 정보는 동일하지 않다.
1문단에서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동일한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② 확인: 유전학의 상위 학문이다.
환경이 유전자의 발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유전학의 하위 학문을 후성 유전학이라고 한다.
③ 확인: 유전자의 발현에 있어서 유전적 특성을 강조
후성 유전학은 유전자의 발현에 있어서 유전적 특성보다는 환경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학문이다.
⑤ 확인: DNA 메틸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후성 유전학은 후성 유전학적 조절 인자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DNA 메틸화의 조절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무조건적으로 메틸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연구 내용으로 삼지는 않는다.
25. 구체적 상황에 적용하기
답: ③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③ 확인: 후성 유전 물질의 작용 없이
DNA 메틸화는 후성 유전 물질인 메틸기가 DNA의 특정 부위에 달라붙어 그곳의 유전자 발현에 관여하는 것이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확인: 많은 메틸기가 있을수록 아구티 유전자의 발현은 억제
메틸기가 많다는 것은 높은 DNA 메틸화가 진행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DNA 메틸화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다.
② 확인: DNA 염기 서열에 변화가 없음
후성 유전학적 변이를 일으킨 후성 유전학적 유전자인 아구티 유전자는 DNA 염기 서열의 변화 없이 유전자 발현과 같은 기능의 변화만 일어나게 된다.
④ 확인: 노란색의 아구티 쥐들은 모두 아구티 유전자가 발현된 상태
노란색의 아구티 쥐들은 아구티 유전자의 메틸화가 진행되지 않아 노란색의 빛깔을 띠고 있다. 아구티 유전자에 메틸화가 진행된 쥐는 갈색빛을 띠게 된다.
⑤ 확인: 특수 사료는 새끼의 아구티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줌
환경이 유전자 발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후성 유전학이다. 이에 따르면 (보기)의 영양 상태(특수 사료의 섭취)라는 환경적 요인이 아구티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