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기술이 급속하게 발달함에 따라 인간의 삶은 더욱 여유롭고 의미 있는 것으로 될 것인가, 아니면 더욱 바쁘고 의미 없는 것으로 전락할 것인가? ‘사색적 삶’과 ‘활동적 삶’을 대비하여 사회 변화를 이해하는 방식은 이런 물음의 답을 구하는 데 도 움이 된다.
최초로 인간의 삶을 사색적 삶과 활동적 삶으로 구분한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이다. 그는 진리, 즐거움, 고귀함을 ⓐ추구하는 사색적 삶의 영역이 생계를 위한 활동적 삶의 영역보다 상위에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인식은 근대 이전의 오랜 역사 속에서 사회 질서의 기본 원리로 자리 잡아 왔다.
근대에 접어들어 과학 혁명과 청교도 윤리의 등장으로 활동적 삶과 사색적 삶에 대한 인식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16, 17세기 과학 혁명으로 실험 정신과 경험적 지식이 중시되면서 사색적 삶의 영역에 속한 과학적 탐구와 활동적 삶의 영역에 속한 기술 사이의 거리가 좁혀졌다. 또한 직업을 신의 소명으로 이해하고, 근면과 ⓑ검약에 의한 개인의 성공을 구원의 징표로 본 청교도 윤리는 생산 활동과 부의 축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로써 활동적 삶과 사색적 삶이 대등한 위상을 갖게 된 것이다.
18, 19세기 산업 혁명을 계기로 활동적 삶은 사색적 삶보다 중요성이 더 커지게 되었다. 생산 기술에 과학적 지식이 ⓒ응용되고 기계의 사용이 본격화되면서 기계의 속도에 기초하여 노동 규율이 확립되었고, 인간의 삶은 시간적 규칙성을 따르도록 재조직되었다. 나아가 시간이 관리의 대상으로 부각되면서 시간-동작 연구를 통해 가장 효율적인 작업 동선(動線)을 ⓓ모색했던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론은 20세기 초부터 생산 활동을 합리적으로 조직하는 중요한 원리로 자리 잡았다. 이로써 두뇌에 의한 노동과 근육에 의한 노동이 분리되어 인간의 육체노동이 기계화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또한 과학을 기술 개발에 활용하기 위한 시스템이 요구되어 공학, 경영학 등의 실용 학문과 산업체 연구소들이 출현하였다. 이는 전통적으로 사색적 삶의 영역에 속했던 진리 탐구마저 활동적 삶의 영역에 속하는 생산 활동의 논리에 ⓔ포섭되었음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이처럼 산업 혁명 이후 기계 문명이 발달하고 그에 힘입어 자본주의 시장 메커니즘이 사회를 전면적으로 지배하게 됨에 따라 근면과 속도가 강조되었다. 활동적 삶이 지나치게 강조된 데 대한 반작용으로, ‘의미 없는 부지런함’이 만연해진 세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타나 성찰에 의한 사색적 삶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하였다.
이제 20세기 말 정보화와 세계화를 계기로 시간적․공간적 거리가 압축되어 세계가 동시적 경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인간의 삶은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 기술의 비약적 발달로 의식주 등 생활의 기본 욕구는 충족되었지만, 현대인들은 더욱 다양해진 욕구와 성취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스스로를 소진하고 있다. 경쟁이 세계로 확대됨에 따라 사람들이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동시에 자신의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스스로를 끝없이 몰아세울 수밖에 없는 내면화된 내면화된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삶을 여유롭고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사색적 삶은 설 자리를 잃고 활동적인 삶이 폭주하게 된 것이다.
21. 윗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아리스토텔레스는 생존을 위한 필요에서 비롯된 생산 활동이 사색적 삶보다 더 중요하다고 보았다.
② 과학 혁명의 시대에는 활동적 삶의 위상이 사색적 삶의 위상보다 높았다.
③ 청교도 윤리는 성공과 부를 추구하는 태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화시켰다.
④ 시간-동작 연구는 인간의 노동이 두뇌노동과 근육노동으로 분리되는 데 영향을 주었다.
⑤ 공학, 경영학 등의 실용 학문은 기술을 과학에 활용하기 위해 출현했다.
22. ㉠의 내용과 가장 가까운 것은?
① 기계 기술은 정신 기술처럼 가치 있으며, 산업 현장은 그 자체로 위대하고 만족스럽다.
② 인간은 일하기 위해서 사는 것이며, 더 이상 할 일이 없다면 괴로움과 질곡에 빠지고 말 것이다.
③ 자극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여유롭게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사유의 방법을 배워야 한다.
④ 나태는 녹이 스는 것처럼 사람을 쇠퇴하게 만들며 쇠퇴의 속도는 노동함으로써 지치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⑤ 인간은 기계이므로 인간의 행동, 언어, 사고, 감정, 습관, 신념 등은 모두 외적인 자극과 영향으로부터 생겨났다.
23. <보기>를 바탕으로 윗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20세기 후반 이후의 ‘후근대 사회’를 ‘피로 사회’로 규정하는 견해가 있다. 이에 따르면 근대 사회가 ‘규율 사회’였음에 비해 후근대 사회는 ‘성과 사회’이다. 규율 사회가 외적 강제에 따라 인간이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사회라면, 성과 사회는 성공을 향한 내적 유혹에 따라 인간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사회이다. 과학 기술의 발달에 따라 결핍이 해소되고 규율 사회의 강제가 약화된다고 해서 인간이 삶의 온전한 주체가 되는 사회가 도래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 생산적으로 되어야 한다.’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근본적인 요구가 규율 사회에서 외적 강제에 의한 타자 착취를 통해 관철되었다면, 성과 사회에서 그 요구는 내적 유혹에 의한 자기 착취를 통해 관철된다. 그 결과 피로는 현대인의 만성 질환이 되었다는 것이다.
① 근대 사회에서 기계의 속도에 기초하여 확립된 노동 규율은 타자 착취를 위한 규율 사회의 외적 강제로 볼 수 있겠군.
② 자신의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현대인의 강박증은 피로 사회에서 일어나는 자기 착취의 한 단면으로 볼 수 있겠군.
③ 정보화, 세계화에 따라 세계가 동시적 경험이 가능한 공간이 되면서 성과 사회에서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근본적인 요구가 달라지는군.
④ 기술의 발달에 따라 삶이 더 여유롭고 의미 있는 것이 될 것이라는 견해는 현대 사회를 피로 사회로 포착하는 견해에 반하는 것이군.
⑤ 다양해진 욕구와 성취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자신을 소진하는 현대인의 행동은 성공적인 인간이 되기 위한 내적 유혹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겠군.
24. ⓐ~ⓔ의 사전적 의미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목적을 이룰 때까지 뒤쫓아 구함.
② ⓑ : 돈이나 물건, 자원 따위를 낭비하지 않고 아껴 씀.
③ ⓒ : 어떤 이론이나 지식을 다른 분야의 일에 적용하여 이용함.
④ ⓓ : 일이나 사건 따위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나 실마리를 더듬어 찾음.
⑤ ⓔ : 어떤 대상을 너그럽게 감싸 주거나 받아들임.
21. ④ 22. ③ 23. ③ 24. ⑤
[21~24] 사회, ‘기술의 발달에 따른 사회 변화’
지문해설 : 이 글은 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삶, 곧 사회의 변화에 미친 영향을 ‘사색적 삶’과 ‘활동적 삶’을 대비하여 설명하고 있다. 근대 이전까지는 생계를 위한 활동적 삶의 영역보다 진리, 즐거움, 고귀함을 추구하는 사색적 삶의 영역을 중시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사회 질서의 기본 원리로 삼았다. 그런데 근대에 들어서는 과학 혁명으로 인해 사색적 삶의 영역에 속하는 과학과 활동적 삶의 영역에 속하는 기술의 거리가 가까워졌다. 또한 생산 활동과 부의 축적을 중시한 청교도 윤리의 등장으로 사색적 삶과 활동적 삶은 대등한 위상을 갖게 되었다. 18, 19세기 산업 혁명 이후에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활동적 삶이 사색적 삶보다 중요성이 더 커지게 되었다. 심지어 인간을 기계처럼 관리하는 이론까지 만들어졌다. 물론 활동적 삶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사회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20세기 말 기술의 비약적 발달로 생활의 기본 욕구는 충족되었지만 현대인들은 다양해진 욕구와 성취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자신을 끝없이 몰아세우고 있다. 사색적 삶을 잊은 채 활동적 삶만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주제] 기술의 발달에 따른 사회 변화의 양상
21. 세부 정보의 파악
정답해설 : 4문단에 언급되어 있듯이 테일러는 시간-동작 연구를 통해 가장 효율적인 작업 동선을 모색했다. 그의 과학적 관리론은 20세기 초 생산 활동을 합리적으로 조 직하는 중요한 원리로 자리 잡았는데, 이로 인해 두뇌에 의한 노동과 근육에 의한 노동이 분리되어 인간의 육체노동이 기계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정답 ④
[오답피하기] ① 2문단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사색적 삶의 영역을 생계를 위한 활동 적 삶의 영역보다 중시했다. ② 16, 17세기 과학 혁명으로 인해 활동적 삶과 사색적 삶은 대등한 위상을 갖게 되었다. ③ 청교도 윤리는 생산 활동과 부의 축적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을 심화시키지 않고, 오히려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는 계기를 마련 해 주었다. ⑤ 20세기 초 공학, 경영학 등의 실용 학문은 기술을 과학에 활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과학을 기술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 출현했다.
22. 세부 정보의 추론
정답해설 : ㉠은 기계 문명의 발달로 인해 근면과 속도가 강조되는 활동적 삶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현실에 대한 반작용으로 등장했다. 즉 성찰에 의한 사색적 삶의 중요성을 역설하기 위한 목소리이다. 사색적 삶은 자극에 예민한 삶이 아니라 여유로운 삶과 관계가 깊다. 정답 ③
[오답피하기] ① 기계 기술과 산업 현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진술이며, 이는 활동적 삶을 중시하는 내용이다. ② 일하기 위한 삶을 중시하는 서술이며, 이는 활동 적 삶을 중시하는 내용이다. ④ ‘나태’는 여유로운 삶과 관련이 있으며, 나태가 사람을 녹슬게 한다는 생각은 활동을 중시하는 내용이다. ⑤ 인간을 사색하지 못하는 기계라고 여기는 진술이며, 이는 활동적 삶을 중시하는 내용이다.
23. 구체적 상황에 적용하기
정답해설 : 20세기 후반 이후 ‘후근대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정보화, 세계화에 따라 ‘성과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근대 사회인 규율 사회가 후근대 사회인 성과 사회가 되었다고 해서 자본주의 시스템의 근본적인 요구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규율 사회에서는 이 요구가 외적 강제에 의한 타자 착취를 통해 관철되었다면 성과 사회에서는 내적 유혹에 의한 자기 착취를 통해 관철되었을 뿐이다. 즉 요구를 관철하는 방식만 달라졌던 것이다. 정답 ③
[오답피하기] ① 근대 사회에서는 기계 속도에 기초하여 노동 규율을 확립했는데, 이런 노동 규율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인간을 착취하는 사회의 외적 강제에 해당한다. ② 자신의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는 현대인의 강박증은 자기 착취를 함으로써 결국 피로라는 만성 질환을 앓게 한다. ④ 기술 발달이 삶을 여유롭고 의미 있게 만든다는 견해는 현대 사회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담고 있지만, 현대 사회는 피로 사회라는 견해는 현대 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담고 있다. ⑤ 다양해진 욕구와 성취 욕망을 충족을 위해 자기 착취를 하는 현대인의 행동은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 는 동시에 자신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려는 내적 유혹에 기인한 것이다.
24. 어휘의 문맥적 의미 파악
정답해설 : ‘포섭(包攝)’은 ‘상대편을 자기편으로 감싸 끌어들임.’의 의미로, 이 말에는 ‘너그러움’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남을 너그럽게 감싸 주거나 받아들임’의 의미를 지닌 단어로는 ‘포용(包容)’이 있다. 정답 ⑤
[오답피하기] ① ‘추구(追求)’의 사전적 의미는 ‘목적을 이룰 때까지 뒤좇아 구함.’이다. ② ‘검약(儉約)’의 사전적 의미는 ‘돈이나 물건, 자원 따위를 낭비하지 않고 아껴 씀.’이다. ③ ‘응용(應用)’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이론이나 이미 얻은 지식을 구체적 인 개개의 사례나 다른 분야의 일에 적용하여 이용함.’이다. ④ ‘모색(摸索)’의 사전적 의미는 ‘일이나 사건 따위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나 실마리를 더듬어 찾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