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고 TV도 보고 영화도 보는 요즘, 이어 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품이다. 하지만 주머니나 가방 속 이어폰 줄은 제멋대로 꼬여 버리기 일쑤인데, 누구나 이렇게 꼬여 버린 이어폰 줄 때문에 고생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꼬인 매듭을 푸는 일이 일상적인 관심사만은 아닌 모양이다. 수학에서 는 학문의 대상으로 매듭을 연구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매듭을 분류하고 이들의 변형을 연구하는 매듭론이 그것인데, 매듭론은 위상 수학의 한 분야로, 순수 수학치고는 꽤나 구체적인 현실을 다룬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매듭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매듭과는 약간 다르게 처음과 끝을 이어 놓은 실, 즉 완전한 폐곡선 형태를 말한다.
매듭론이 폐곡선 형태의 구체적인 대상을 다루는 이유는 그 기원이 물리학의 소용돌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전기와 열역학 연구에서 엄청난 공을 세운 켈빈 경은 정작 원자론에는 재능이 없었는지, 원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중대한 오류를 범했다. 켈빈 경은 원자는 단단한 입자가 아니라 특정한 모양과 고리의 개수를 지니는 소용돌이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했으며, 소용돌이의 모양과 구조에 따라 물질의 성질과 화학 반응이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켈빈 경이 원자의 소용돌이 이론의 기본 골격을 만들었다면 동료인 피터 테이트는 원자를 대체할 매듭의 개념을 분명하게 정의하고 매듭을 종류별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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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세잎매듭 | ▲ 오른세잎매듭 |
매듭은 그것을 이루는 실이 서로 교차되어 꼬인 부분이 몇 개인지에 따라 구분한다. 이때 실이 서로 교차되어 꼬인 부분, 즉 교차점의 수는 어떠한 변형을 통해서도 사라지지 않는 교차점의 개수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하나의 매듭이 갖는 최소 교차점 수인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매듭은 교차된 부분이 없는 원형이다. 원형 매듭을 중간을 끊지 않은 채 이리저리 복잡하게 꼬아 놓아도 꼬인 부분을 신중하게 풀어 나가면 끈을 자르지 않고도 원래의 원형으로 되돌릴 수 있다. 이때 원래의 원형 매듭과 복잡하게 꼬아 놓은 매듭은 동일한 매듭이다. 매듭에서 두 번째로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한 번 묶었을 때 나타나는 모양의 매듭의 양 끝을 연결한 매듭이다. 세잎매듭이라 불리는 이 매듭은 선이 교차되는 교차점의 개수가 세 개로, 매듭의 방향에 따라 왼세잎매듭과 오른세잎매듭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밖에도 교차점이 네 개인 8자 매듭, 교차점의 수가 다섯 개인 오엽매듭 등 다양한 매듭의 종류가 있다.
그렇다면 복잡하게 얽힌 두 매듭이 같은지 다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라이데마이스터는 하나의 매듭이 같은 종류의 다른 매듭으로 변할 때 그림과 같은 세 가지 변형을 거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1종 변형은 실을 한 번 비틀어 형태를 다르게 만든 것이고, 2종 변형은 단순한 실의 교차, 3종 변형은 실의 위치 이동을 통한 변형이다. 이런 변형을 통해 바뀔 수 있는 매듭은 동일한 매듭이지만, 변형을 통해 바뀔 수 없는 매듭은 서로 다른 매듭이다. 예를 들어 위에서 언급한 왼세잎매듭과 오른세잎매듭은 교차점 수가 같고, 모양도 비슷하지만 라이데마이스터 변형으로는 서로 같은 매듭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서로 다른 매듭이다. 한편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 중 매듭과 매듭이 아닌 것은 어떻게 구분할까? 앞서 언급했듯이 수학에서 매듭은 처음과 끝을 이어 놓은 완전한 폐곡선의 형태를 말한다. 따라서 복잡하게 얽힌 한 줄기를 잘랐을 때 매듭은 한 가닥의 실이 되지만 매듭이 아니라면 두 가닥 이상의 실, 또는 한 가닥의 실과 또 다른 매듭이 만들어질 것이다.
매듭 이론은 수학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도 응용된다.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분야가 바로 분자 생물학이다. 분자 생물학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 대상 중 하나가 DNA이다. 유전 정보를 담은 DNA는 평소에는 차지하는 공간을 줄이기 위해 빽빽하게 꼬인 상태로 존재한다. 그러다 유전 정보를 복제하거나 단백질을 만들어 내야 할 때 잔뜩 꼬인 나선 구조를 풀어야 하는데, 효소가 가장 효율적으로 꼬임을 풀 수 있도록 DNA의 적당한 부분을 끊는다. 매듭 이론은 이 과정을 분석하는 데 매우 요긴하다. 물리학의 최전선인 양자장 이론에서도 매듭론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순한 고리에서 시작된 연구가 세상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는 열쇠가 된 것이다.
23 윗글을 쓰기 위해 구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일상적 사례를 통해 독자의 관심을 환기해야겠어.
② 문답의 방식을 통해 독자가 지녔을 의문을 해소해 주어야겠어.
③ 대상의 유형을 구분하여 대상이 지닌 특성을 설명해 주어야겠어.
④ 대상이 사용되는 다양한 영역을 소개하여 대상의 가치를 부각해야겠어.
⑤ 핵심적 개념을 다른 대상에 빗대어 설명하여 독자의 이해를 쉽게 해야겠어.
24 윗글에 대한 이해로 적절한 것은?
① 매듭론은 순수 수학의 한 영역으로 연구가 시작되었다.
② 켈빈 경은 원자의 단단한 입자는 매듭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③ 테이트는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로서 원자의 존재를 인정했다.
④ 라이데마이스터 변형을 가하더라도 매듭의 교차점 수는 변하지 않는다.
⑤ DNA가 꼬여 있는 이유는 유전 정보를 복제하거나 단백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25 윗글의 내용을 바탕으로 <보기>의 ⓐ, ⓑ, ⓒ를 이해한 것으로 적절한 것은? [3점]
<보기>
① ⓐ는 라이데마이스터 변형을 통해 원형 매듭이 될 수 있겠군.
② ⓐ와 ⓑ는 교차점 수가 세 개라는 점에서 동일한 종류의 매듭이군.
③ ⓑ를 자르지 않고도 적당히 변형하면 ⓒ와 같은 형태가 되겠군.
④ ⓒ는 교차된 선이 다섯 개인 오엽매듭의 한 형태임을 알 수 있군.
⑤ ⓐ, ⓑ, ⓒ의 한 줄기를 각각 자르면 모두 한 가닥의 실이 되겠군.
23 ⑤ 24 ④ 25 ①
과학 [23~25] ‘복잡한 세상을 풀어 주는 매듭론’
해제
이 글은 위상 수학의 한 분야로 과학의 다양한 영역에서 응용되고 있는 매듭론을 소개하고 있다. 글쓴이는 물리학의 소용돌이 이론에서 출발한 매듭론의 기원과 완전한 폐곡선으로서 매듭의 개념, 교차점의 수에 따라 구분되는 매듭의 종류, 그리고 서로 다른 매듭을 구별하는 방법으로서 라이데마이스터 변형 등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이 글은 전문적이고 어려운 내용을 친근한 사례와 다양한 예시를 바탕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주제 세상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는 매듭론
•1문단: 매듭의 개념과 매듭론
•2문단: 물리학에서 기원한 매듭론
•3문단: 매듭의 종류와 성격
•4문단: 매듭의 구별 방법과 변형
•5문단: 매듭론이 응용된 분야
23 _ 내용 전개 방식 파악 답 ⑤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⑤ 핵심적 개념을 다른 대상에 빗대어 설명
이 글은 핵심 개념인 ‘매듭’, ‘라이데마이스터 변형’ 등을 구체적이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으나, 다른 대상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지는 않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일상적 사례를 통해 독자의 관심을 환기
첫 번째 문단에서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이어폰 줄이 꼬인’ 사례를 통해 독자의 관심을 환기하고 있다.
② 문답의 방식을 통해 독자가 지녔을 의문을 해소
네 번째 문단은 묻고 답하는 방식을 통해 독자가 궁금해하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③ 대상의 유형을 구분하여 대상이 지닌 특성을 설명
세 번째 문단을 보면 매듭의 유형을 교차점 개수에 따라 원형 매듭, 세잎매듭, 8자 매듭, 오엽매듭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④ 대상이 사용되는 다양한 영역을 소개
마지막 문단에서 매듭론이 응용되는 분야로 분자 생물학, 양자장 이론 등을 소개하고 있다.
24 _ 세부 정보, 핵심 정보 파악 답 ④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④ 교차점 수는 변하지 않음
세 번째 문단에서 매듭은 교차점 수에 따라 구분된다고 했고, 네 번째 문단을 보면 라이데마이스터 변형으로 같게 만들 수 없으면 서로 다른 매듭이라고 하였다. 즉 매듭의 교차점 수가 바뀐다는 것은 매듭의 종류가 바뀐다는 것을 의미하고, 라이데마이스터 변형은 매듭이 같은 매듭인지 다른 매듭인지를 구분해 주기만 할 뿐 매듭의 종류를 바꿔 주는 것은 아니기에 라이데마이스터 변형을 가하더라도 교차점 수는 바뀌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순수 수학의 한 영역으로 연구가 시작
두 번째 문단을 보면 매듭론은 물리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시작된 이론임을 알 수 있다.
② 원자의 단단한 입자는 매듭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
두 번째 문단을 보면 켈빈 경은 원자는 단단한 입자가 아니라 소용돌이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했음을 알 수 있다.
③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로서 원자의 존재를 인정
테이트는 켈빈 경의 연구를 이어받아 원자를 대체할 매듭의 개념을 정의하였으므로 켈빈 경과 마찬가지로 원자를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로 인정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⑤ 유전 정보를 복제하거나 단백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
마지막 문단을 보면 DNA가 꼬여 있는 이유는 차지하는 공간을 줄이기 위해서이고, 유전 정보를 복제하거나 단백질을 만들어 내야 할 때는 이를 풀어야 함을 알 수 있다.
25 _ 구체적 상황에 적용하기 답 ①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① 라이데마이스터 변형을 통해
ⓐ를 자세히 보면 원래 교차점이 없는 원형이었던 매듭을 단순하게 꼬아 놓은 것으로, 그림의 라이데마이스터 1종 변형을 통해 쉽게 다시 원형 매듭으로 돌릴 수 있는 형태임을 알 수 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② 동일한 종류의 매듭
ⓐ와 ⓑ는 단순하게 보면 교차된 선의 개수가 셋으로 같다고 하겠으나, ⓐ에서 교차된 것처럼 보이는 선들은 단순 변형을 통해 모두 사라져 교차점의 수가 없어지므로 ⓐ는 원형 매듭이고, ⓑ는 세 번째 문단에서 소개한 ‘한 번 묶었을 때 나타나는 모양의 매듭의 양 끝을 연결한’ 세잎매듭이다.
③ 자르지 않고도 적당히 변형
ⓑ는 기본적으로 교차점 수가 세 개로 고정되어 있는 세잎매듭이고, ⓒ는 원형 매듭 세 개가 교차되어 연결된 고리 형태로 매듭이 아니다. 따라서 ⓑ를 자르고 연결하지 않는 한 ⓒ와 동일한 형태를 만들 수 없다.
④ 교차된 선이 다섯 개인 오엽매듭
기본적으로 ⓒ에 교차된 선은 여섯 개이므로 오엽매듭이라 할 수 없고, 앞서 언급했듯이 ⓒ의 교차된 선들은 연결되어 하나의 폐곡선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세 개의 원형 매듭들이 서로 꼬여 고리를 만들고 있는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수학적 매듭의 전제에서 벗어나는 것이므로 매듭이 아님을 알 수 있다.
⑤ 한 줄기를 각각 자르면 모두 한 가닥의 실이 됨
ⓐ와 ⓑ는 양 끝이 연결된 완전한 폐곡선으로 된 매듭이므로 한 줄기를 자르면 한 가닥의 실이 된다. 하지만 ⓒ는 세 개의 원형 매듭이 고리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므로 한 줄기를 잘랐을 때 한 가닥의 실과 두 개의 원형 매듭이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