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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고전/극/수필

[2014 EBS 수능특강 B] - 권근, ‘주옹설’

작성자구렛나루|작성시간15.03.01|조회수1,442 목록 댓글 0

5강 심화 문제

 

[01~ 0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이 주옹(舟翁)*에게 묻기를,

그대가 배에서 사는데, 고기를 잡는다 하자니 낚시가 없고, 장사를 한다 하자니 돈이 없고, 진리 (津吏)* 노릇을 한다 하자니 물 가운데만 있어 왕래(往來)가 없구려.

변화불측(變化不測)*한 물에 조각배 하나를 띄워 가없는 만경(萬頃)을 헤매다가, 바람 미치고 물결 놀라 돛대는 기울고 노까지 부러지면, 정신과 혼백(魂魄)이 흩어지고 두려움에 싸여 명()이 지척(咫尺)에 있게 될 것이로다. 이는 지극히 험한 데서 위태로움을 무릅쓰는 일이거늘, 그대는 도리어 이를 즐겨 오래오래 물에 떠가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으니 무슨 재미인가?”

하니, / 주옹이 말하기를,

아아, 손은 생각하지 못하는가? 대개 사람의 마음이란 다잡기와 느슨해짐이 무상(無常)하니, 평탄 한 땅을 디디면 태연하여 느긋해지고, 험한 지경에 처하면 두려워 서두르는 법이다. 두려워 서두르면 조심하여 든든하게 살지만, 태연하여 느긋하면 반드시 흐트러져 위태로이 죽나니, 내 차라리 위험을 딛고서 항상 조심할지언정, 편안한 데 살아 스스로 쓸모없게 되지 않으려 한다.

하물며 내 배는 정해진 꼴이 없이 떠도는 것이니, 혹시 무게가 한쪽으로 치우치면 그 모습이 반드시 기울어지게 된다. 왼쪽으로도 오른쪽으로도 기울지 않고,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내가 배 한가운데서 평형을 잡아야만 기울어지지도 뒤집히지도 않아 내 배의 평온을 지키게 되나니, 비록 풍랑이 거세게 인다 한들 편안한 내 마음을 어찌 흔들 수 있겠는가?

, 무릇 인간 세상이란 한 거대한 물결이요, 인심이란 한바탕 큰 바람이니, 하잘것없는 내 한 몸이 아득한 그 가운데 떴다 잠겼다 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한 잎 조각배로 만 리의 부슬비 속에 떠 있는 것이 낫지 않은가? 내가 배에서 사는 것으로 사람 한 세상 사는 것을 보건대, 안전할 때는 후환(後患)을 생각지 못하고, 욕심을 부리느라 나중을 돌보지 못하다가, 마침내는 빠지고 뒤집혀 죽는 자가 많다. 손은 어찌 이로써 두려움을 삼지 않고 도리어 나를 위태하다 하는가?”

하고 주옹은 뱃전을 두들기며 노래하기를,

 

[A] [아득한 강 바다여, 유유(悠悠)하여라.

빈 배를 띄웠네, 물 한가운데.

밝은 달 실어라, 홀로 떠가리.

한가로이 지내다 세월 마치리.]

 

하고는 손과 작별하고 간 뒤, 더는 말이 없었다.

- 권근, ‘주옹설

*주옹: 배에서 사는 사람. 뱃사람.

*진리: 나루터를 관리하는 벼슬아치.

*변화불측: 끊임없이 달라져서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음.

 

01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기발한 표현을 통해 세태를 희화화하며 풍자하고 있다.

문답의 결과를 먼저 제시하여 독자의 호기심을 유도하고 있다.

통념을 뒤집는 발상을 통해 주제를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자연의 섭리로부터 인간사의 이치를 유추적으로 이끌어 내고 있다.

질문자는 지적으로 우월한 입장에서 응답자 스스로 교훈을 깨닫게 하고 있다.

 

02 [A]의 기능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배경을 구체화하고 있다.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

갈등하는 심리를 드러내고 있다.

인생관을 함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사건의 전개를 압축적으로 요약하고 있다.

 

도움자료

[2014 EBS 수능특강 B]

 

심화 문제 01 02

 

권근, ‘주옹설

해제 : 작가는 주옹의 문답을 통해 자기 삶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평정을 잃지 않고 스스로 중심을 잡아야 함을 강조한다. 주옹은 작가의 허구적 대리인으로, 작가는 주옹의 입을 빌려 세상을 살아가는 올바른 태도를 제시하고 있다. 이 작품은 한문 수필의 하나인 설() 양식에 따라 역설적 발상을 통해 참된 삶의 방식을 일깨워 주고 있는 교훈적 수필이다.

주제 : 세상을 살아가는 올바른 삶의 태도

구성

손의 질문: 손이 주옹에게 위험한 배 위에서 사는 이유에 관해 물음.

주옹의 대답 : 주옹이 손에게 위험 속에서 항상 조심하는 삶 의 태도를 지니기 위해서라고 답함.

주옹의 대답 : 주옹이 손에게 균형을 잃지 않고 스스로 중심을 잡고 살아가기 위해서라고 답함.

주옹이 손과 작별하며 노래를 남김.

 

01 작품의 종합적 이해 답

이 문제는 작품의 표현상 특징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

[정답이 정답인 이유]

실마리[지문] 편안한 데 살아 스스로 쓸모없게 되지 않으려 한다.

주옹은 편안함에 안주하지 않고 위태로움을 감수하면서, 매사 경계하고 신중한 삶의 자세를 추구한다. 이는 위태로움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최대한 피하려 하는 우리의 일반적 인식과 반대된 것이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어떤 인물의 외모나 성격, 또는 사건이 의도적으로 우스꽝스럽게 묘사되거나 풍자되는 부분을 작품에서 찾아보기는 어렵다.

문답이 이루어지고 있긴 하나 결과가 먼저 제시되지는 않았다.

위태로움을 감수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사는 것을 자연의 섭리로 보기는 어렵다.

지적으로 우월한 입장에 있는 사람은 손(질문자)이 아니라 주옹(응답자)이다.

 

교육과정연계

문학(2) 문학과 삶 () 문학과 자아

문학을 통하여 자아를 성찰하고 삶의 의미에 대하여 질문하며 내면세계를 확충한다.

 

02 서사 구조에 대한 이해 답

이 문제는 작품에 삽입된 운문이 어떠한 서사적 기능을 하는지를 묻고 있다.

[정답이 정답인 이유]

실마리[지문] 한가로이 지내다 세월 마치리.

주옹은 욕심을 부리느라 화를 입는다고 경고한다. 주옹의 인생관이 함축되어 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주옹은 뱃전을 두들기며 노래하고 있는데 이러한 배경이 구체화되어 있지는 않다.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구절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삶의 자세를 보여 줄 뿐, 갈등하는 심리가 담겨 있지는 않다.

손과 주옹의 대화일 뿐, 특정 사건이 벌어졌고 그것을 압축한 것은 아니다.

 

교육과정연계

문학(2) 문학과 삶 () 문학과 자아

문학 활동을 생활화하여 풍요롭고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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