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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고전/극/수필

[2014 EBS 수능특강 B] - 실전 모의고사 1회 - 김기림, ‘단념’

작성자구렛나루|작성시간15.03.01|조회수706 목록 댓글 0

[44~4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살아간다고 하는 것은 별 게 아니었다. 끝없이 단념해 가는 것. 그것뿐인 것 같다.

산 너머 저 산 너머는 행복이 있다 한다. 언제고 그 산을 넘어 넓은 들로 나가 본다는 것이 산골 젊은이들의 꿈이었다. 그러나 이윽고는 산 너머 생각도 잊어버리고 아르네’*는 결혼을 한다. 머지않아서 아르네는 사오 남매의 복() 가진 아버지가 될 것이다.

이렇게 세상의 수많은 아르네들은 그만 나폴레옹을 단념하고 셰익스피어를 단념하고 토머스 아퀴나스를 단념하고 렘브란트를 단념하고 자못 풍정낭식(風定浪息)*한 생애를 이웃 농부들의 질소(質素)*한 관장 (觀葬)* 속에 마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아주 단념해 버리는 것은 용기를 요하는 일이다. 가계를 버리고 처자를 버리고 지위를 버리고 드디어 온갖 욕망의 불덩이인 육체를 몹쓸 고행으로써 벌하는 수행승의 생애는 바로 그런 것이다. 그것은 무()에 접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는 아주 반대로 끝없이 새로운 것을 욕망하고 추구하고 돌진하고 대립하고 깨뜨리고 불타다가 생명의 마지막 불꽃마저 꺼진 뒤에야 끊어지는 생활 태도가 있다. 돈 후안이 그랬고 베토벤이 그랬고 장 크리스토프의 주인공이 그랬고 랭보가 그랬고 로렌츠가 그랬고 고갱이 그랬다.

이 두 길은 한 가지로 영웅의 길이다. 다만 그 하나는 영구한 적멸(寂滅)로 가고 하나는 그 부단한 건설로 향한다. 이 두 나무의 과실로 한편에 인도의 오늘이 있고 다른 한편에 서양 문명이 있다.

이러한 두 가지 극단 사이에 있는 가장 참한 조행(操行)* ()에 속하는 태도가 있다. 그저 얼마간 욕망하다가 얼마간 단념하고……. 아주 단념도 못 하고 아주 쫓아가지도 않고 그러는 사이에 분에 맞는 정도의 지위와 명예와 부동산과 자녀를 거느리고 영양도 갑을 보전하고 때로는 표창(表彰)도 되고 해서 한 편() 아담한 통속 소설 주인공의 표본이 된다. 말하자면 속인 처세의 극치다.

이십 대에는 성히 욕망하고 추구하다가도 삼십 대만 잡아서면 사람들은 더욱 성하게 단념해야 하나 보다. 학문을 단념하고 연애를 단념하고 새로운 것을 단념하고 발명을 단념하고 드디어는 착한 사람이고자 하던 일까지 단념해야 한다. 삼십이 넘어 가지고도 시인이라는 것은 망나니라는 말과 같다고 한 누구의 말은 어쩌면 그렇게도 찬란한 명구냐.

약간은 단념하고 약간은 욕망하고 하는 것이 제일 안전한 일인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단념은 또한 처량한 단념이기도 하다. 그러나 예술에 있어서도 학문에 있어서도 나는 나 자신과 친한 벗에게는 이 고상한 섭생법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일체(一切)냐 그렇지 않으면 ()?’

예술도 학문도 늘 이 두 단애(斷崖)*의 절정을 가는 것 같다. 평온을 바라는 시민은 마땅히 기어 내려가서 저 골짜기 밑바닥의 탄탄대로를 감이 좋을 것이다.

- 김기림, ‘단념

*아르네: 노르웨이 작가의 소설 주인공. 사생아로 태어났으며 감성적이며 먼 곳을 동경하는 젊은이. 순진한 젊은이를 상징.

*풍정낭식: 바다 위의 파도가 가라앉듯 잔잔하고 고요하다는 뜻으로, 들떠서 어수선하던 것이 가라앉음을 비유.

*질소: 꾸밈없이 소박함.

*관장: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르는 장례.

*조행: 태도와 행실을 아울러 이르는 말.

*단애: 낭떠러지.

 

44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설의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의미를 부각하고 있다.

사례를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비유를 통해 글쓴이가 지향하는 삶을 보여 주고 있다.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글쓴이의 생각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의 삶과 현재의 삶을 대비하여 글을 전개하고 있다.

 

45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은 보통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추구하는 삶이다.

② ㉡은 속인들의 처세와는 달리 끝없이 욕망하는 생활이다.

③ ㉠과 달리 부단한 건설을 향하는 삶의 태도이다.

④ ㉡과 달리 영웅이 걷는 길로서 수행승의 생애와 유사하다.

⑤ ㉠모두 평온을 바라는 시민의 규범적인 삶의 태도이다.

 

도움자료

[2014 EBS 수능특강 B 

 

[44~45] 김기림, ‘단념

해제 : 이 수필은 평범한 속인들처럼 적당히 단념하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되고, 모든 것을 단념하는 삶을 살든지 아니면 끝없이 추구하고 욕망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삶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주제 : 진정한 삶의 자세

구성

살아가는 것은 끝없는 단념

용기를 요하는 단념

단념과 반대되는 욕망하는 삶

속인의 처세

두 단애의 절정

 

44 서술상 특징 파악 답

이 문제는 작품의 서술상 특징을 이해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정답이 정답인 이유]

실마리[답지] 과거의 삶과 현재의 삶을 대비

글쓴이가 추구하는 삶의 자세는 모든 것을 단념하거나 혹은 모든 것을 욕망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의 대비는 일체’, 혹은 두 단애의 절정골짜기 밑바닥의 탄탄대로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수필에서는 과거의 삶과 현재의 삶을 대비하고 있는 부분을 찾기 어렵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설의적 표현은 삼십이 넘어 가지고도 ~ 어쩌면 그렇게도 찬란한 명구냐.’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속인들의 삶의 태도를 두드러지게 나타내고 있다.

모든 것을 욕망하는 생활 태도를 보여 준 인물들에 대한 예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수필에서 비유적 표현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특히 두 단애의 절정이라는 비유를 통해 예술과 학문에서 글쓴이가 지향하는 삶을 보여 주고 있다.

일체냐 그렇지 않으면 무냐?’라는 물음과 그에 대한 답을 마지막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교육과정연계

문학(2) 문학 활동 () 문학의 수용

내용, 형식, 표현의 유기적 연관을 고려하며 작품을 수용한다. 문학(2) 문학과 삶 () 문학과 자아

문학을 통하여 자아를 성찰하고 삶의 의미에 대하여 질문하며 내면세계를 확충한다.

 

45 구절의 의미 파악 답

이 문제는 사실적 이해를 바탕으로 구절의 문맥적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정답이 정답인 이유]

실마리[답지] 부단한 건설

그 하나는 영구한 적멸로 가고 하나는 그 부단한 건설로 향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영구한 적멸, ‘부단한 건설을 가리킨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보통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추구하는 삶은 이 아니라 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글의 후반부에 이십 대에는 성히 욕망하고 추구하다가도 삼십 대만 잡아서면 사람들은 더욱 성하게 단념해야 하나 보다.’라고 제시되어 있다.

모든 것을 아주 단념하는 것은 라고 제시되어 있다. 따라서 속인들의 처세와는 달리 끝없이 욕망하는 생활은 이 아니라 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④ ㉠모두 영웅의 길이라고 제시되어 있다.

⑤ ㉠모두 평온을 바라는 시민의 삶의 태도는 아니다. 이런 사람은 얼마간 욕망하다가 얼마간 단념하는 것으로 제시되어 있다.

 

교육과정연계

문학(2) 문학 활동 () 문학의 수용

섬세한 읽기를 바탕으로 작품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하고 감상하며 평가한다.

문학(2) 문학과 삶 () 문학과 자아

문학을 통하여 타자를 이해하고 삶의 다양성을 수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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