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도, 「어부사시사」
[01~0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날이 덥도다 물 위에 고기 떴다
닻 들어라 닻 들어라
㉠갈매기 둘씩 셋씩 오락가락 하는고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낚대는 쥐여 있다 탁주 병(濁酒甁) 실었느냐 <춘사 제2수>
우는 것이 뻐꾸긴가 푸른 것이 버들 숲인가
이어라 이어라
㉡어촌 두어 집이 안개 속에 나락들락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말가한 깊은 소에 온갖 고기 뛰노는다 <춘사 제4수>
석양이 비꼈으니 그만하여 돌아가자
돛 내려라 돛 내려라
버들이며 물꽃은 구비구비 새롭구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삼공(三公)을 부러워할쏘냐 만사(萬事)를 생각하랴 <춘사 제6수>
취(醉)하여 누웠다가 여울 아래 내려가련다
배 매어라 배 매어라
㉣낙홍(落紅)이 흘러오니 도원(桃源)이 가깝도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세(人世) 홍진(紅塵)이 얼마나 가렸는고 <춘사 제8수>
내일이 또 없으랴 봄밤이 얼마 만에 새리
배 붙여라 배 붙여라
㉤낚대로 막대 삼고 시비(柴扉)를 찾아보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부 생애는 이러구러 지내도다 <춘사 제10수>
01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한가로운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② ㉡: 안개로 인해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어촌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③ ㉢: 속세를 벗어난 삶에 대한 화자의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④ ㉣: 자연에서의 삶이 이상향에 가깝다고 느끼는 화자의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⑤ ㉤: 학문의 수양을 게을리하지 않으려는 화자의 의지를 보여 주고 있다.
02 <보기>의 밑줄 친 ⓐ와 ⓑ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이 작품의 각 수는 주제를 직접 구현하는 부분(1행, 3행, 5행)과 여음구에 해당하는 부분(2행, 4행)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각 수의 여음구에 해당하는 부분은 ⓐ배가 출항하여 귀항하기까지의 과정을 나타낸 것(2행)과 ⓑ노 젓는 소리를 나타낸 것(4행)으로 나눌 수 있다.
① ⓐ는 각 수마다 여음구의 내용에 변화를 주어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② ⓑ는 모든 수에서 동일한 여음구를 사용하여 형태적인 통일감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③ ⓐ와 ⓑ는 모두 음성 상징어를 활용하여 시상을 집약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④ ⓐ와 ⓑ는 모두 같은 시어를 반복하는 방식을 통하여 운율을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⑤ ⓐ와 ⓑ는 모두 생략되더라도 주제 전달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03 <보기>를 바탕으로 윗글을 바르게 감상하지 못한 것은?
<보기>
고전 시가에는 ‘어부가(漁父歌)’ 계열의 시가가 상당수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나타나는 ‘어부’는 대부분 고기를 낚아서 생계를 꾸려 나가는 생활인이 아니고, 자연을 즐기며 흥취를 느끼는 ‘가어옹(假漁翁: 가짜 어부)’이었다. 윤선도도 「어부사시사」에서 속세를 떠나 강호 한정을 누리는 ‘가어옹’을 화자로 내세워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① ‘낚대’는 고기를 낚으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고 할 수 있군.
② ‘탁주 병’은 흥취를 즐기는 가어옹의 모습을 드러내는 소재라고 할 수 있군.
③ ‘뻐꾸기’와 ‘버들 숲’은 가어옹인 화자가 즐기고 있는 자연물이라고 할 수 있군.
④ ‘봄밤’은 가어옹이 속세에서의 삶에 대해 반성하는 시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군.
⑤ ‘어부 생애’는 강호 한정을 누리고 있는 가어옹의 삶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군.
도움자료
[2015 EBS 인터넷 수능] 문학(A)
14 윤선도, 「어부사시사」
1 ⑤ 2 ③ 3 ④
이 작품은 작가가 65세 이후 전남 보길도의 부용동에 은거할 때 개작한 연시조로, 봄 노래, 여름 노래, 가을 노래, 겨울 노래 등 각각 10수씩 모두 40수로 이루어져 있다. 사계절의 어촌 정경을 그렸지만 어부로서의 삶보다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 작품의 화자는 강호에서 누리는 삶의 넉넉함과 아름다움에 시선을 집중시켜 고양된 기쁨과 충족에서 오는 흥겨움을 드러내고 있는데, 이는 현실의 혼탁함으로부터 벗어나 자연의 아름다움과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자 하는 작가의 현실관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연 속에서 한가롭게 살아가는 즐거움과 흥
<춘사 제2수>: 봄날 출항의 준비
<춘사 제4수>: 배 위에서 바라본 자연의 평화로운 풍경
<춘사 제6수>: 삼공도 부럽지 않은 자연 속의 삶
<춘사 제8수>: 속세와 거리를 두려는 화자의 태도
<춘사 제10수>: 어부의 유유자적한 생애
01 구절의 의미 파악 ⑤
㉤은 낚싯대로 지팡이 삼아 시비(사립문)를 찾으려는 화자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학문의 수양을 게을리하지 않으려는 화자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 보기 어렵다.
① ‘갈매기 둘씩 셋씩 오락가락’하는 모습은 어촌의 한가로운 풍경을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것을 통해 묘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② ‘어촌 두어 집이 안개 속에 나락들락’하는 모습은 어촌이 안개로 인해 보였다가 안 보였다 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 이라 할 수 있다.
③ ‘삼공을 부러워할쏘냐’에 벼슬길도 부럽지 않다는 화자의 만족감이 드러나 있다고 할 수 있다.
④ ‘낙홍이 흘러오니 도원이 가깝도다’에서 화자가 자연에서의 삶을 도가적 이상향인 ‘도원’에 가깝다고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02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강상 ③
음성 상징어는 의성어와 의태어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음성 상징어를 활용하고 있는 것은 ⓑ이다. 즉 ‘지국총’은 ‘배에서 노를 젓고 닻을 감는 소리’, ‘어사와’는 ‘어여차’를 예스럽게 이르는 말에 해당한다. ⓐ에서는 음성 상징어를 확인하기 어렵다.
① ⓐ는 ‘닻 들어라<제2수>’, ‘이어라<제4수>’, ‘돛 내려라<제 6수>’, ‘배 매어라<제8수>’, ‘배 붙여라<제10수>’와 같이 각 수마다 여음구의 내용에 변화를 주어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있다.
② ⓑ는 모든 수에서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를 사용하여 형태적인 통일감을 주고 있다.
④ ⓐ와 ⓑ는 모두 반복법을 활용하여 운율을 드러내고 있다.
⑤ ⓐ와 ⓑ는 모두 여음구이기 때문에 생략되더라도 주제가 전달되는 데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03 감상의 적절성 평가 ④
<제10수>에서 화자가 자신의 과거에 대해 성찰을 하고 있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즉 ‘봄밤’을 화자인 가어옹이 속세에서의 삶에 대해 반성하는 시간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① ‘낚대’는 일반적으로 고기를 낚는 도구로 사용되지만, 이 글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② ‘탁주 병’은 자연 속에서 흥취를 즐기는 가어옹의 모습을 드러내는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③ ‘뻐꾸기’와 ‘버들 숲’은 봄의 자연물로, 가어옹인 화자가 즐기고 있는 자연물에 해당한다.
⑤ ‘어부 생애’는 자연에서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 있는 가어옹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