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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고전/극/수필

작자 미상, 「전우치전」 [2015 EBS 인터넷 수능] 문학(B)

작성자구렛나루|작성시간15.04.17|조회수1,071 목록 댓글 1

7 작자 미상, 전우치전

 

[01~0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한편 우치가 두루 다니다가 사대문에 붙은 방을 보고는 비웃으며 대궐 앞으로 나아가 외쳤다. / “소신 전우치, 죄를 스스로 아뢰옵나이다.”

승정원에서 이 일을 임금께 아뢰니, 임금께서 생각하시기를,

이놈이 환술이 뛰어나 도처에서 난리를 일으키니, 차라리 벼슬을 주어 달래자. 그런 다음에도 만일 다시 난리를 일으키면 그때 가서 죽이리라.’

하고 대궐로 들어오라 하시니 우치가 들어와 땅에 엎드렸다.

네 죄를 아느냐?” / 임금의 말에 우치가 더욱 납작 엎드리며 사죄했다.

신의 죄는 백 번 죽는다 해도 애석하지 않을 정도이니 무슨 말을 아뢰겠사옵니까.”

이에 임금께서 말씀하시기를,

네 재주를 아껴 죄를 용서하고 벼슬을 내리니, 너는 모름지기 충성을 다하라.”

하고 선전관 사복시 내승의 벼슬을 내리시니, 우치는 그 은혜에 감사하고 물러나와 묵을 곳을 정했다.

<중략>

하루는 임금께서 호조 판서에게 물으셨다.

전날에 호조의 은과 돈이 다 변했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떠하냐?”

호조 판서가 대답했다. / “전날과 그대로 변함없이 있나이다.”

이 말을 듣고 임금께서 크게 근심하시자 우치가 나서서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신이 각처에 있는 창고의 변고를 자세히 살펴 폐하께 아뢰고자 하옵니다.”

임금께서 허락하시니, 우치가 즉시 호조 판서와 함께 호조로 나아가 창고 문을 열어 살펴보니 은이 예전처럼 있었다. 호조 판서가 크게 놀라 말했다.

내 어제 창고를 조사할 때는 청개구리만 있더니, 밤사이에 도로 은이 되었으니 참으로 괴이하도다.”

바깥쪽 창고를 열어 보니 또한 예전과 같았으며 각 병영의 무기도 마찬가지이니, 모두 놀라고 신기하게 여겼다. 우치가 살펴본 후 임금께 그대로 아뢰니, 임금께서 기뻐하시며 우치가 도술을 부려 된 일이라 짐작하셨다. / 이때 간의대부가 임금께 여쭈어 말했다.

호서 지방에서 네다섯 사람이 모여 역모를 꾀한다고 고발자가 문서를 가지고 신에게 왔기에 고발자를 가두고 아뢰옵니다.”

임금께서 말씀하시기를,

과인이 덕이 없어 도적이 봉기하니 어찌 한심치 아니하리오.”

하고 의금부와 포도청에 명하여 잡아들이라 하니, 즉시 잡아 왔다. 임금께서 직접 심문하시니, 그중 한 놈이 아뢰었다.

전우치를 임금으로 삼아 백성을 진정시키고자 하였으나 이제 일이 발각되었으니, 만 번 죽어도 애석하지 않습니다.”

이때 우치는 문사낭청으로 임금을 곁에 모시고 서 있었는데, 뜻밖에 역적의 진술에 이름이 오르게 된 것이었다. 임금께서 크게 화를 내며 말씀하셨다.

전우치가 필경 역모를 꾸밀 줄 알았더니, 이제 진술에 그 이름이 나왔도다.”

이에 신속하게 우치를 잡아 내리고 형구를 갖춘 후 임금께서 명령을 내리셨다.

내 전날에 네 죄를 용서하고 벼슬을 주었더니, 국가의 은혜에 감복하지는 아니하고 이제 역률을 범했으니, 변명하지 말고 죽으라.”

임금께서 나졸에게 엄히 명하시기를, / “한 매에 죽이라.” / 하니, 나졸이 온 힘을 다해 치려고 했으나 팔이 아파 매를 들지 못했다.

우치가 아뢰었다.

신의 전후 죄상은 만 번 죽어 마땅하오나, 오늘 역률을 범했다 함은 천만 억울하옵니다.”

이렇게 말하며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이는 반드시 나를 모함해서 해치려는 자가 있어 이리 된 것이니, 어찌 애달프지 아니하 리오.’ / 하고 다시 아뢰었다.

신이 이제 죽을진대 평생 배운 재주를 세상에 전하지 못할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폐하는 신의 소원을 풀게 하소서.”

임금께서 생각하시기를 / ‘이놈의 재주가 매우 기이하니 한번 시험해 보리라.’ / 하고는 명령을 내리셨다.

네 무슨 재주가 있느냐?” / 우치가 대답했다.

신이 그림을 잘 그리니, 나무를 그리면 점점 자라고, 짐승을 그리면 걸어가고, 산을 그리면 초목이 나는 고로, 세상에서 명화라 하옵나이다. 이 그림을 세상에 전하지 못하고 죽으면 원혼이 될 것이옵니다.”

임금께서 생각하시기를, / ‘이놈이 죽어 원혼이 되면 괴로운 일이 생길 것이다.’ / 하고 즉시 묶은 것을 끌러 주고 붓과 먹, 종이를 주었다. 우치가 붓을 들어 산수를 그리니, 만학 천봉에 만 길이나 되는 폭포를 산꼭대기에서 흘러내리게 하고 시냇가에는 버들가지가 늘어지게 했다. 그 아래 안장 얹은 나귀를 그린 후에, 붓을 던지고 네 번 절하니, 임금께서 말씀하셨다. / “너는 죽을 죄인인데, 네 번 절하는 것은 무슨 뜻이냐?”

우치가 아뢰기를 / “신은 이제 폐하를 하직하고 산속으로 들어가나이다.” / 하고는 나귀 등에 올라 산속으로 들어가니, 문득 간데없이 사라졌다.

임금께서 크게 화를 내며 말씀하시기를,

내가 이놈에게 또 속았으니 이를 장차 어찌하리오?”

하시며 좌우에 명하여 그림을 불태우라 하시고, 죄인들을 다시 엄히 심문하여 자백을 받은 후에 끌어내 목을 베어 죽이라 명하셨다.

또한 우치에게 속은 것을 못내 원통하게 생각하여 각 도에 공문을 보내, 우치를 잡아들이는 자가 있으면 천금의 상과 벼슬을 주겠다고 하셨다. / 우치가 도술을 부려 임금을 속이고 액에서 벗어나 집에 돌아와 어머니께 전후 사연을 고하니, 부인이 크게 놀라며 말했다.

앞으로는 몸을 감추고 다시는 조정에 나가지 마라. 네 임금을 속였으니 그 죄는 천지간에 용납되지 못할 것이로다. 네 죽은 뒤에 무슨 면목으로 조상을 뵈려 하느냐?”

어머니가 한바탕 크게 책망하니, 우치는 어머니의 경계를 들은 후에 산속에서 조용히 공부에만 힘썼다.

 

01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이 전개되고 있다.

대화와 행동에 의해 인물의 성격이 드러나고 있다.

주인공의 행적을 중심으로 사건을 전개하고 있다.

등장인물의 목소리로 서술하여 공감을 유도하고 있다.

전기적 요소의 개입으로 사건이 비현실성을 띠고 있다.

 

02 윗글이 <보기>의 내용을 반영하여 창작되었다고 가정할 때, 윗글에 대한 감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전우치 관련 기록> 전우치에 대한 공식적인 역사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여러 문집에 그와 관련한 기록이 남아 있다. 특히 허균은 자신의 문집에 그의 시를 맑고 빼어나다고 평했고, 이수광은 지봉유설에서 그 말이 도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라고 평했다. 이 외에도 전우치는 송도 태생으로 도술에 능했으나 나라에 죄를 짓고 1530년경 옥사한 것으로 기록한 문집들이 다수 존재한다.

<전우치 관련 전설> 전우치가 신광한의 집에 가서 식사 대접을 받으며 도술을 부려 보라는 주인의 부탁을 받고 씹던 밥알을 모조리 나비로 만들어 입을 벌릴 때마다 흰나비가 날아오르도록 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죽어서도 이적을 나타내 후세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즉 감옥에서 죽어 묻혔으나 가족들이 그의 시신을 이장하려고 묘를 파 보니 빈 관만 남아 있었던 것이다.

 

도술에 능했다는 실존 인물을 등장시킴으로써 사건의 개연성을 높이고자 했군.

<보기>에는 없는 관직에 올랐다는 내용을 추가하여 서사적 흥미를 높였군.

나라에 죄를 지은 역사적 사실을 모함을 받은 것으로 설정했군.

나비를 만드는 도술 대신 그림을 그리는 능력을 제시하여 도술을 숭상하는 세태를 비판하고자 했군.

시신이 없어진 이야기를 그림 속으로 사라지는 것으로 개작하여 신비한 분위기를 강화했군.

 

03 문맥상 과 바꾸어 쓸 수 있는 말로 적절한 것은?

유만부득(類萬不得)입니다.

천재일우(千載一遇)입니다.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입니다.

천부당만부당(千不當萬不當)입니다.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입니다.

 

도움자료

[2015 EBS 인터넷 수능] 문학(B)

 

07 작자 미상, 전우치전

01 02 03

 

도술에 능한 전우치라는 인물의 생애를 소재로 하여 쓴 소설로 대단히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당시의 부패한 정치와 당쟁을 풍자하고 그것을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부각시키는 등 사회 비판적인 색채가 강한 작품이다. 이 소설의 전체 내용은 주인공 전우치가 의협심을 발휘하여 부패한 정치를 시정하고, 백성의 곤궁한 생활을 구제코자 자기의 도술을 사용하다가 나중에 서화담을 따라 영주산에 도를 닦고자 들어가는 것으로 끝난다.

무능력한 지배 계층에 대한 비판과 전우치의 영웅적인 행적

전체 줄거리

고려 말 전숙의 아들로 태어난 전우치는 여우에게서 호정(狐精)을 빼앗아 삼키고 천서를 빼앗아 읽은 후 도술을 얻었다. 선관으로 변신하여 임금에게 황금 대들보를 빼앗고 일부러 잡혔다가 임금을 우롱하고 도망치기도 하고 장부 정리를 잘못한 죄로 곤경에 처한 호조의 고지기 장계창을 살려주기도 하고 가난뱅이 한재경에게 돈이 나오는 족자를 주어 모친을 봉양하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모 사건의 주범으로 몰려 죽을 위기에 처하자, 그림 속의 나귀를 타고 도망친다. 나중에 서화담을 따라 선도를 닦기 위해 영주산으로 들어갔다.

 

01 작품의 종합적 이해

이 소설은 등장인물의 목소리가 아니라 소설 밖의 서술자의 목소리로 서술되어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이 배열되어 있다.

전우치의 성격은 신은 이제 폐하를 하직하고 산속으로 들어가나이다.’에서 대화와 행동을 통해 드러나고 있고, 임금의 성격 역시 내가 이놈에게 또 속았으니 이를 장차 어찌 하리오?’, ‘베어 죽이라 명하셨다.’에서 대화와 행동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주인공인 전우치의 행적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되고 있다.

이 소설에는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장면 등 비현실적 요소가 드러나 있다.

 

02 외적 준거에 의한 작품 감상

<전우치 관련 전설>은 실존 인물인 전우치의 도술 능력을 구체화한 것이다. 제시된 부분에서 전우치의 도술 관련 일화는 이런 전설의 차용으로 볼 수는 있겠지만, 도술 숭상 풍조에 대한 비판으로 보기는 어렵다.

허구를 구성하면서 실존 인물을 등장시키는 것은 독자들에게 사건이 있음직했다고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

<전우치 관련 기록>과 달리 나라에서 그를 달래기 위해 벼슬을 준 내용을 추가하여 내용을 풍성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우치와 관련해 나라에 죄를 지었다는 막연한 기록에 모함을 받았다는 내용을 추가하여 구체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우치의 시신이 없어진 것을 그림 속으로 사라진 것으로 개작한 것은 신비한 분위기를 강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03 관용어의 적용

천부당만부당(千不當萬不當)’은 어림없이 사리에 맞지 않는다는 뜻으로, 역모라는 뜻밖의 누명을 쓰고 억울하다고 말하는 과 문맥상 의미가 통한다.

유만부득(類萬不得)’은 여러 가지로 많다 하여도 그것을 얻거나 취할 수는 없다는 뜻으로, 과는 거리가 멀다.

천재일우(千載一遇)’는 좀처럼 얻기 어려운 좋은 기회를 이르는 말로 과는 뜻이 통하지 않는다.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는 조금 낫고 못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차이가 없음을 이르는 말로, 과 같은 상황에 쓸 말이 아니다.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은 가까이할 수도 멀리할 수도 없다는 뜻으로, 이 역시 과는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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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오릭스 영양 | 작성시간 15.05.27 소중한 자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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