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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고전/극/수필

작자 미상, 「이춘풍전」 [2015 EBS 인터넷 수능] 문학(B)

작성자구렛나루|작성시간15.04.17|조회수2,292 목록 댓글 1

14 작자 미상, 이춘풍전

 

[01~0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부분의 줄거리] 이춘풍은 본래 부자였으나, 그의 부모가 죽은 후에 주색잡기로 재산을 탕진한다. 춘풍의 아내가 5년간 고생을 하여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어지자, 춘풍은 호조에서 돈을 빌려 장사를 하겠다며 평양으로 떠난다. 하지만 기생 추월을 만나 그녀에게 홀려 돈을 다 뺏기고 만다. 춘풍의 아내가 춘풍의 돈을 찾아 주기 위해 비장이 되어 평양에 온다.

 

이때 사또 평양 비장에게 회계 비장을 겸하게 하고 분부하여 추월을 잡아들여 돈 오천 냥 바치라 하시니 뉘 영이라 거역할까? 성화같이 재촉하여 불일내에 받아가니 춘풍이 비장 덕에 돈 받아 실어 놓고 갓 망건 의복 치레하여 은안 준마 높이 타고 경성을 올라와서 제 집을 찾아가니, 이때 춘풍의 아내 문밖에서 썩 나서서 춘풍의 소매 잡고 깜짝 놀라며 하는 말이,

어이 그리 더디던고. 장사에 소망 얻어 평안히 오시닛가?”

춘풍이 반기면서, / “그새 잘 있던가?”

춘풍이 이십 바리 돈을 여기저기 벌이고 장사에 남기듯이 의기양양하니 춘풍 아내 거동 보소. 주찬을 소담히 차려 놓고,

자시오.”

하니 저 잡놈 거동 보소. 없던 교태 지어내어 제 아내 꾸짖으되,

안주도 좋지 않고 술맛도 무미하다. 평양서는 좋은 안주로 매일 장취하여 입맛이 높았으니, 평양으로 다시 가고 싶다. 아무래도 못 있겠다.”

젓가락으로 그릇 박고 고기도 씹어 뱉어 버리며 하는 말이,

평양 일색 추월이와 좋은 안주 호강으로 지냈더니 집에 오니 온갖 것이 다 어설프다. 호조 돈이나 다짐하고 약간 전량 수쇄하여 전 주인에게 환전 부치고 평양으로 내려가서, 작은집과 한가지로 음식을 먹으리라.”

그 거동은 차마 못 볼러라. 춘풍 아내 거동 보소. 춘풍을 속이려고 상을 물려 놓고 황혼 시에 밖에 나가 비장 복색 다시 하고, 오동수복 화간죽을 한 발이나 빼쳐 물고 대문 안에 들어가서 기침하고,

춘풍아 왔느냐?” / 춘풍이 자세히 보니 평양서 돈 받아 주던 회계 비장이라. 춘풍이 황겁하여 버선발로 뛰어 내달아 복지하여 여쭈오니,

소인 오늘 와서 날이 저물어 명일에 댁 문하에 문안코저 하옵더니, 나으리 먼저 행차 하옵시니 황공만만하외다.”

비장이 답 왈,

내 마침 이리 지나가다가 너 왔단 말 듣고 네 집에 잠깐 들렀노라.”

방 안에 들어가니, 춘풍이 아무리 제 안방인들 어찌 들어올까. 문밖에 섰노라니,

춘풍아, 들어와서 말이나 하여라.”

춘풍이 여쭈오되, / “나으리 좌정하신대 감히 들어가오리까?”

비장이 가로되, / “잔말 말고 들어오라.”

춘풍이 마지못하여 들어오니 비장이 가로되,

그때 추월에게 돈을 진작 받았느냐?”

춘풍이 왈,

나으리 덕택에 즉시 받았나이다. 못 받을 돈 오천 냥을 일조에 다 받았사오니, 그 덕택이 태산 같사이다.” / “그때 맞던 매가 아프더냐?”

소인에게 그런 매는 상이로소이다. 어찌 아프다 하리이까?”

비장이 왈, / “네 집에 술이 있느냐?”

춘풍이 일어서서 주안을 드리거늘 비장이 꾸짖어 왈,

네 계집은 어디 가고 네게 일을 시키느냐? 네 계집 빨리 불러 술 준비 못 시킬까?”

춘풍이 황겁하여 아무리 찾은들 있을소냐. 들며 나며 찾아도 무가내라 제 손수 거행하니 한두 잔 먹은 후에 취담으로 하는 말이,

네 평양에서 추월의 집 사환할 제 형용도 참혹하고 걸인 중 상거지라, 추월의 하인되어 봉두난발 헌 누더기 감발 버선 어떻더냐?”

춘풍이 부끄러워 제 계집이 문밖에서 엿듣는가 민망하건마는, 비장이 하는 말을 제가 어찌 막을쏜가. 좌불안석하는 꼴은 혼자 보기 아깝더라. 비장 왈,

남산 밑 박 승지 댁에 갔다 술이 대취하여 네 집에 왔더니 시장도 하거니와, 해갈이나 하게 갈분이나 그릇하여 오라.”

춘풍이 황공하여 밖으로 내달아서 아무리 제 계집을 찾은들 어디 간 줄 알리오. 주적주적 하더라. 비장이 꾸짖어 왈,

네 계집을 어디 숨기고 나를 아니 뵈는고?”

차왈피왈 하니,

너는 벌써 잊었느냐? 평양 일을 생각하여 보라. 네가 집에 왔다고 그리 체중한 체하느냐?”

춘풍이 갈분을 가지고 부엌에 내려가 죽쑤는 꼴은 차마 볼 수 없더라. 한참 꿈적여서 쑤어 드리거늘, 비장이 조금 먹는 체하고 춘풍을 주며,

[A][“먹으라, 추월의 집에서 깨어진 선 사발에 누른밥 토장덩이에 이지러진 숟가락도 없이 먹던 생각하고 먹으라.”]

춘풍이 받아먹으며 제 아내가 밖에서 다 듣는가, 속으로 민망히 여기더라. 비장이 왈,

밤이 깊었으니 네 집에서 자고 가리라.”

하고 의복 벗고 갓 망건을 벗으니, 춘풍이 감히 가란 말은 못하고 속마음으로 해포 만에 그리던 아내 만나서 잘 잘까 하였더니, 비장이 잔다 하니 속으로 민망히 여기더라. 관망 탕건 벗어 놓고 윗옷을 훨훨 벗은 후 일어서니 완연한 제 계집이라. 춘풍이 깜짝 놀라 자세히 보니 분명한 제 계집이라. 춘풍이 어이없이 묵묵무언 앉았으니 춘풍의 아내 달려들며,

이 사람아, 아직도 나를 모르는가?”

춘풍이 그제야 아주 깨닫고 깜짝 놀라며, 두 손을 마주 잡고,

이것이 웬 일인가? 평양 회계 비장으로서 지금 내 아내 될 줄 어이 알리. 이것이 생신가 꿈인가, 태중인가. 귀신이 내 눈을 어리어 이러한가?”

 

01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과거와 현재의 사건을 교차하면서 서술하고 있다.

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일어난 일을 병치하고 있다.

서술자가 개입하여 인물과 사건에 대해 논평하고 있다.

전기적 요소에 의해 사건이 비현실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인물의 외양을 묘사하여 인물 간의 갈등을 형상화하고 있다.

 

02 <보기>를 참고하여 윗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이춘풍전과 같은 풍자 소설에서는 풍자 대상이 가지고 있는 열등성을 부각시키는 수법이 종종 구사된다. 비록 풍자 대상이라 하더라도 절대적 열등성을 지닌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풍자 대상만으로는 그 부정성이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풍자 대상의 열등성을 드러내기 위해서 정상적이고 건전한 인물이 등장하게 된다. 정상적이고 건전한 인물의 등장만으로도 풍자 대상의 열등성이 드러나지만, 풍자 대상의 열등성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풍자 소설에 등장하는 건전한 인물은 풍자 대상과 대비되는 행동을 하거나 풍자 대상을 직접 비판하기도 한다. 이러한 대비를 통해 풍자 대상의 열등성이 강화되는 만큼 건전한 인물의 긍정적 가치는 상승하게 된다.

 

춘풍이 아내와 추월을 비교하는 대목에서 추월이 갖는 열등성이 풍자되고 있군.

춘풍의 아내가 변복을 하고 춘풍을 꾸짖는 대목에서 풍자 대상인 춘풍의 열등성이 뚜렷이 드러나는군.

가장으로서의 권위 실추를 거듭하는 것으로 보아 춘풍은 열등성을 지닌 풍자 대상으로 설정된 것으로 볼 수 있겠군.

평양에서의 망신에도 불구하고 집에 돌아와서 큰소리치는 모습에서 춘풍의 풍자 대상으로서의 열등성이 부각되겠군.

가정에 닥친 고난을 능동적으로 극복하는 것으로 보아 춘풍의 아내는 풍자 대상과 대비되는 건전한 인물로 볼 수 있겠군.

 

03 [A]에 드러난 아내의 말하기 방식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자신의 체험을 들려주며 상대방을 위로하고 있다.

과거의 처지를 언급하며 상대방을 압박하고 있다.

명분을 내세워 상대방에게 따끔한 충고를 하고 있다.

관용 표현을 내세워 상대방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자신의 신세를 내세워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

 

04 공간적 배경을 중심으로 윗글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고 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경성

춘풍은 허세를 부리며 아내를 구박한다.

(변복) 회계 비장의 복장

평양

춘풍과 아내의 관계가 전도된다.

춘풍의 아내가 춘풍에게 돈을 되찾아 주었다.

(변복) 여인의 복장

경성

춘풍의 아내는 공손한 태도로 춘풍을 대한다.

춘풍이 아내의 호의에 대해 감사하는 태도를 보인다.

(변복) 회계 비장의 복장

경성

춘풍의 아내가 춘풍보다 우월한 태도를 보인다.

(변복) 여인의 복장

① ⓐ ② ⓑ ③ ⓒ ④ ⓓ ⑤ ⓔ

 

도움자료

[2015 EBS 인터넷 수능] 문학(B)

 

14 작자 미상, 이춘풍전

01 02 03 04

 

이 작품은 평양을 중심 무대로 하여 이춘풍이라는 인물이 기생의 유혹에 빠졌다가 현명한 아내의 노력으로 돈을 되찾고 잘못을 뉘우친다는 내용으로, 타락한 양반의 위선과 사회의 부패상을 형상화하고 있다. 허위에 찬 남성 중심의 사회를 비판하고 여성의 능력을 부각하려는 주제 의식이 드러난 작품이다.

위선적인 남성 중심 사회 비판과 진취적 여성상의 제시

전체 줄거리

조선 숙종 때 경성에 이춘풍이라는 인물이 살았는데, 부모가 남겨 준 수많은 재산을 방탕한 생활로 모두 탕진해 버린다. 그러나 그 부인 김 씨가 온갖 일을 하여 5년 만에 금 수천을 모아 의식 걱정 없이 지내게 된다. 춘풍은 잠시 잘못을 뉘우치고 아내에게 집안일을 다 맡기겠다는 각서를 쓰지만, 아내가 삯바느질로 재산을 모으자 다시 본성이 발동하여 나랏돈 2천 냥을 빌려 장사하겠다며 평양으로 가 버린다. 평양에 도착한 춘풍은 기생 추월에게 빠져 가진 돈을 다 날리고 오갈 데 없게 되자, 추월의 집 하인이 되어 구박을 받는 처량한 신세가 된다. 이 소식을 들은 김 씨는 뒷집에 사는 참판이 평양 감사로 가게 되자 비장으로 써 달라고 청하여 남장을 하고 따라간다. 평양에서 김 씨는 회계 비장을 맡아 교묘한 상술로 많은 돈을 벌어 감사와 반분하여 신임을 얻는다. 어느 날, 남장을 하고 추월의 집을 찾아가 남루한 남편의 행색을 보고 추월에 대한 분노를 삭이며 복수하기로 마음먹는다. 추월은 외모가 출중한 회계 비장을 유혹하지만, 비장은 춘풍과 추월을 잡아들여 매를 치고 추월에게 춘풍의 돈을 물어내게 한다. 집으로 돌아온 이춘풍은 먼저 돌아와 있는 아내 앞에서 돈을 많이 벌어 온 것처럼 허세를 부린다. 하지만 곧 아내가 바로 자신을 구해 준 비장임을 알게 되고,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쳐 새사람이 된다.

 

01 서사 구조에 대한 이해

뉘 영이라 거역할까?’, ‘그 거동은 차마 못 볼러라’, ‘춘풍이 아무리 제 방인들 어찌 들어올까’, ‘혼자 보기 아깝더라등에서 서술자가 개입하여 인물과 사건에 대해 논평하고 있다.

해당 장면은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서술하고 있다.

소설에서 사건의 병치란 동일한 시간에 서로 다른 장소에서 일어난 사건을 나란히 서술하는 것인데, 이 소설에서는 사건이 경성 평양 경성을 배경으로 순차적으로 서술되었기 때문에 병치로 보기 어렵다.

도술 등 전기적 요소를 사용한 부분은 없다.

해당 장면에서 인물의 외양을 묘사한 부분을 찾기 어렵고, 제시된 장면에서는 갈등이 심화된 것이 아니라 해소되었다고 할 수 있다.

 

02 외적 준거에 따른 새로운 가치 발견

이 글에서 추월은 재물만을 추구하는 부정적인 인물이기는 하지만 열등성을 부각시키는 풍자 대상은 아니다. 춘풍이 아내와 추월을 비교하는 대목은 열등한 인물인 춘풍이 건전한 인물인 자신의 아내를 비하하고 있으므로 춘풍의 열등성이 드러날 뿐이다.

춘풍의 아내가 변복을 하고 춘풍을 꾸짖는 대목은 건전한 인물이 열등한 인물을 직접 비판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장면에서 춘풍의 열등성이 부각된다고 볼 수 있다.

가장으로서의 권위 실추는 건전한 인물인 춘풍의 아내가 가정을 위기로부터 구하는 것과 대비를 이루면서 춘풍의 열등성을 부각시킬 뿐이다.

춘풍이 평양에서 재물을 탕진하고, 회계 비장의 도움으로 겨우 이를 되찾아 왔음에도 아내에게 큰소리치는 모습은 그의 풍자 대상으로서의 열등성을 부각시킨다.

춘풍의 아내는 자신과 가정에 닥친 고난을 능동적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에 풍자 대상과 대비되는 건전한 인물로 볼 수 있다.

 

03 인물의 말하기 방식 파악

춘풍의 아내는 춘풍의 과거의 처지를 언급하여 춘풍에게 죽을 먹도록 압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신의 체험이 아니라 춘풍의 체험이다.

아내의 말하기에는 명분이라고 할 만한 내용이 없다.

이 부분에는 관용 표현이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신세를 내세우고 있지 않다.

 

04 작품의 배경의 의미, 역할 파악

평양에서 회계 비장으로 변복하고 재물을 되찾아 준 아내는 집으로 돌아온 춘풍을 공손하게 대하지만, 춘풍은 오히려 허세를 부리며 아내를 구박한다.

춘풍의 아내가 회계 비장의 복장을 하면서, 춘풍은 아내를 존대하고 아내는 춘풍을 하대하는 관계로 바뀐다.

평양에서 회계 비장의 복장으로 춘풍의 아내는 추월에게서 춘풍의 돈을 되찾아 주었다.

다시 여인의 복장을 한 아내는 평양에서 돌아온 춘풍에게 공손히 대한다.

남편의 구박에 다시 회계 비장의 복장을 한 춘풍의 아내는 춘풍을 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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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오릭스 영양 | 작성시간 15.05.27 소중한 자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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