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월 4일] 3학년 수능 모의고사(A형) - (고전시가) 남구만 ‘동창이 밝았느냐’ / 위백규 ‘농가(農歌)’ / 정학유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작성자구렛나루작성시간15.08.11조회수2,892 목록 댓글 1[31~3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 칠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 남구만 -
(나)
㉡도롱이에 호미 걸고 뿔 굽은 검은 소 몰고
고동풀 뜯기면서 개울물 가 내려갈 제
어디서 품 진* 벗님 함께 가자 하는고 <제2수>
둘러내자* 둘러내자 우거진 고랑 둘러내자
㉢바랭이 여뀌 풀을 고랑마다 둘러내자
쉬 짙은 긴 사래는 마주 잡아 둘러내자 <제3수>
땀은 듣는 대로 듣고 볕은 쬘 대로 쬔다
청풍에 옷깃 열고 긴 휘파람 흘리 불 제
어디서 길 가는 손님네 아는 듯이 머무는고 <제4수>
- 위백규, 「농가(農歌)」-
(다)
사월이라 초여름 되니 입하 소만 절기로다
㉣비 온 끝에 볕이 나니 날씨도 화창하다
떡갈잎 퍼질 때에 뻐꾹새 자주 울고
보리 이삭 패어 나니 꾀꼬리 노래한다
농사도 한창이요 누에치기 한창이라
남녀노소 몰두하니 집에 있을 틈이 없어
㉤적막한 사립문을 녹음(綠陰) 속에 닫았도다
목화를 많이 가꾸소 길쌈의 근본이라
수수 동부 녹두 참깨 부룩*을 적게 하소
갈 꺾어 거름할 제 풀 베어 섞어 하소
물 댄 논을 써레질하고 이른모를 내어 보세
- 정학유,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 품 진 : 품앗이를 한.
* 둘러내자 : 휘감아서 걷어 내자.
* 부룩 : 곡식이나 채소를 심은 사이사이에 다른 농작물을 심는 일.
31. (가)~(다)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가)에서는 근경에서 원경으로, (다)에서는 원경에서 근경으로 시선이 이동하고 있다.
② (나)의 <제2수>에는 생성의 이미지가, (다)에는 소멸의 이미지가 나타나 있다.
③ (나)의 <제3수>와 (다)에서는 화자의 심경 변화에 따라 시상이 전개되고 있다.
④ (나)의 <제4수>와 (다)에는 반어적 표현이 활용되고 있다.
⑤ (가), (나), (다)에는 모두 청각적 심상이 나타나 있다.
32. ㉠~㉤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밝아 오는 ‘동창’과 ‘노고지리’의 지저귐을 통해 ‘아이’가 일어나야 할 때임을 알려 주고 있다.
② ㉡ : ‘호미’를 챙기고 ‘소’를 직접 몰고 가는 모습을 통해 농사일을 하러 가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③ ㉢ : ‘고랑’의 풀을 ‘마주 잡아’ 걷어 내는 것을 통해 농사일을 함께 하려는 태도를 보여 주고 있다.
④ ㉣ : ‘비 온 끝에 볕’이 나는 ‘화창’한 날씨를 통해 좋은 때에 일을 해야 하는 괴로움을 드러내고 있다.
⑤ ㉤ : ‘사립문’이 ‘녹음 속’에 닫혀 있는 모습을 통해 농번기에 집이 비어 있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33. (나)와 (다)를 비교하여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나)에는 (다)와 달리, 특정 시기에 재배해야 하는 작물이 제시되어 있군.
② (나)에는 (다)와 달리, 농사일 중에 휴식을 즐기는 여유로움이 그려져 있군.
③ (다)에는 (나)와 달리, 먹고 입는 것과 관련한 농사일이 다양하게 나타나 있군.
④ (나)와 (다)의 화자는 모두 노동의 현장을 주목하고 있군.
⑤ (나)와 (다)의 배경은 모두 농부들의 일상적인 삶을 보여 주는 공간으로 볼 수 있군.
31. ⑤ 32. ④ 33. ①
[31~33] 고전시가 – 남구만 ‘동창이 밝았느냐’/ 위백규 ‘농가(農歌)’/ 정학유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작품해설 : (가)~(다)는 모두 농촌 생활을 중심 소재로 삼아, 양반사대부가 지은 노래이다. (가)~(다)에서 배경으로 등장하는 농촌은 건강한 삶의 터전이자 노동의 현장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작품의 주된 내용도 농가의 일상이라 할 수 있는 농사일과 관계되어 있다. (가)는 일종의 ‘권농가(勸農歌)’로서 화자는 작품의 앞 부분에서 농촌의 정겨운 아침 풍경을 제시한 뒤, ‘소 치는 아이’에게 농사일을 부지런히 할 것을 타이르듯 부드러운 어조로 권유하고 있다.
[주제] (가) 농사를 부지런히 할 것을 권유
(나)는 농가(農歌)의 생활과 농사일의 즐거움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연시조(전 9수) 중 일부로서, 한자어의 사용을 자제하고 농촌의 일상어를 사용한 점이 특징이다. (나)의 제2수와 제3수는 노동의 풍경과 일하는 사람들이 서로 유대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으며, 제4수는 부지런히 일한 뒤에 만끽하는 휴식의 즐거움을 흥취 있게 묘사하고 있다.
[주제] (나) 농가(農家)의 생활과 농사일을 하는 즐거움.
(다)는 1월에서 12월까지 그 달에 해야 할 농사일과 절기에 따른 세시풍속을 담고 있는 월령체 가사(전 13장)로서, 농사에 필요한 유용한 정보와 농부가 해야 할 바람직한 일들을 명령형ㆍ청유형 어미를 사용해 노래한 작품이다.
[주제] (다) 각 달과 절기에 따른 농사일과 세시풍속 소개
31. 표현상 특징 파악 정답 ⑤
정답해설 : (가)의 ‘노고지리 우지진다’, (나)의 ‘긴 휘파람 흘리 불 제’, (다)의 ‘뻐국새 자주 울고’와 ‘꾀꼬리 노래한다’와 같은 표현에 청각적 심상이 사용되어 있다.
[오답피하기] ① (가)와 (다)는 시선의 이동에 따라 시상이 전개되고 있지는 않다. ② (나)의 <제2수>는 농가의 일상을 담담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생성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다)는 초여름을 배경으로, 자연에 넘쳐흐르는 생명력을 그려 보이고 있으므로 ‘소멸의 이미지’와는 무관하다. ③ (나)의 <제3수>는 부지런히 일한 뒤에 누리는 휴식의 기쁨을 묘사한 작품으로, ‘화자의 심경 변화’에 따라 시상이 전개되고 있지 않다. ④ (나)의 <제4수>와 (다)는 반어적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
32. 구절의 의미 파악 정답 ④
정답해설 : (다)에 묘사된 ‘비 온 끝에 볕’이 나는 ‘화창’한 날씨는 ‘4월이 농사일을 하기에 적절한 때(농사일을 부지런히 해야 할 때)’임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며, ‘농사일의 괴로움’과는 무관하다.
[오답피하기] ① ㉠은 지금이 밭일을 나가야 할 이른 아침임을 알려주는 표현이다. ② ㉡은 농사일을 하러 나가는 농가의 일상적인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③ ㉢은 농사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과 힘든 일은 서로 도와가며 하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⑤ ㉤은 농가의 식구들이 모두 일하러 나가 집이 텅 비어 있는 모습을 묘사함으로써 농번기의 농촌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33. 감상의 적절성 평가 정답 ①
정답해설 : 특정 시기에 재배해야 하는 작물이 제시된 작품은 (다)이다. (다)는 4월에 심고 기를 만한 작물로 목화, 수수, 동부, 녹두, 참깨를 열거하고 있다. (나)에는 이러한 작물들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
[오답피하기] ② (나)의 <제4수>에 ‘농사일 중에 휴식을 즐기는 여유로움’이 잘 표현되어 있다. (다)는 그 달에 해야 할 농사일에 관한 정보를 제시하고 있을 뿐 휴식의 즐거움은 언급하고 있지 않다. ③ (다)는 (나)와 달리, ‘보리’, ‘수수’ 등 먹는 것과 ‘누에치기’, ‘목화’ 등 입는 것과 관련한 농사일이 나타나 있다. ④ (나)와 (다)의 화자는 ‘건강한 노동의 공간’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농촌을 묘사하고 있다. ⑤ (나)와 (다)는 모두 농촌을 배경으로, 일하는 농부들의 일상 생활을 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