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문제] 고전/극/수필

[2015 7월 9일] 3학년 수능 모의고사(A형) - (고전시가) 허난설헌, <규원가>

작성자구렛나루|작성시간15.08.12|조회수3,229 목록 댓글 1

[43~4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엊그제 젊었더니 하마 어이 다 늙거니

소년 행락(少年行樂) 생각하니 일러도 속절없다

늙어서야 서러운 말 하자 하니 목이 멘다

부생모육(父生母育) 신고(辛苦)하여 이내 몸 길러 낼 제

공후 배필(公侯配匹)은 못 바라도 군자 호구(君子好逑)* 원하더니

삼생(三生)의 원업(怨業)이요 월하(月下)의 연분(緣分)으로

장안(長安) 유협(遊俠) 경박자(輕薄子)를 꿈같이 만나 있어

당시에 마음 쓰기 살얼음 디디는 듯

삼오 이팔(三五二八) 겨우 지나 천연 여질(天然麗質) 절로 이니

이 얼굴 이 태도(態度)로 백 년 기약(百年期約)하였더니

연광(年光)이 훌훌하고 조물(造物)이 시샘하여

봄바람 가을 물이 베올에 북 지나듯

설빈화안(雪鬂花顔) 어디 가고 면목가증(面目可憎) 되었구나

내 얼굴 내 보거니 어느 임이 날 사랑할까

스스로 참괴(慚愧)하니 누구를 원망(怨望)하랴

 

(중략)

 

돌이켜 풀어 헤아리니 이리하여 어이하리

청등(靑燈)을 돌려 놓고 녹기금(綠綺琴) 비스듬히 안아

벽련화(碧蓮花) 한 곡조를 시름 좇아 섞어 타니

소상야우(瀟湘夜雨)의 댓잎 소리 섞여 도는 듯

화표(華表)* 천 년(千年)의 별학(別鶴)이 울고 있는 듯

옥수(玉手)의 타는 수단(手段) 옛 가락 있다마는

부용장(芙蓉帳) 적막(寂寞)하니 뉘 귀에 들리겠는가

간장(肝腸)이 구곡(九曲) 되어 굽이굽이 끊겼어라

차라리 잠이 들어 꿈에나 보려 하니

바람에 지는 잎과 풀 속에 우는 벌레

무슨 일 원수로서 잠조차 깨우는가

천상의 견우직녀(牽牛織女) 은하수 막혔어도

칠월 칠석(七月七夕) 일 년 일도(一年一度) 실기(失期)치 않거든

우리 임 가신 후는 무슨 약수(弱水) 가렸관대

오거나 가거나 소식조차 그쳤는고

난간(欄干)에 빗겨 서서 임 가신 데 바라보니

초로(草露)는 맺혀 있고 모운(暮雲)이 지나갈 제

죽림(竹林) 푸른 곳에 새소리 더욱 섧다

세상(世上)의 서러운 사람 수없다 하려니와

박명(薄命)한 홍안(紅顔)이야 나 같은 이 또 있을까

아마도 이 임의 탓으로 살동말동 하여라

-허난설헌, 규원가(閨怨歌)-

 

*군자 호구: 군자의 좋은 배필. 󰡔시경󰡕의 구절에서 따온 말.

*화표: 묘 앞에 세우는 문. 망주석 따위가 있음.

 

43.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과거를 회상하며 현재의 처지에 대해 탄식하고 있다.

음보를 규칙적으로 사용하여 음악적 효과를 얻고 있다.

대상에 감정을 이입하여 화자의 슬픔을 심화하고 있다.

영탄적 어조를 사용하여 화자의 정서를 강조하고 있다.

대구법을 사용하여 운명에 맞서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44. <보기>를 참고하여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

<보기>

규원가는 자신을 사랑해 주지 않는 남편을 원망하면서도 그 원인이 자신에게도 있음을 한탄하는 규방 가사이다. 이 작품은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예속되었던 조선 시대의 봉건적 윤리 속에서 작가 자신이 여성으로서 겪어야 했던 외로움과 한을 다양한 비유적 기법을 사용하여 품격 높은 시적 감각으로 드러내고 있다.

서러운 말에는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은 화자의 운명과 처지에 대한 한이 담겨 있겠군.

스스로 참괴하니를 통해 화자는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 대해 자신을 책망하고 있군.

천상의 견우직녀는 임과 영원히 만날 수 없는 화자의 처지와 동일하다는 점에서 화자의 슬픔을 대변하고 있군.

나 같은 이 또 있을까를 통해 화자는 홀로 지내는 자신의 외로움을 강조하고 있군.

아마도 이 임의 탓으로 살동말동 하여라에는 남편을 원망하는 화자의 정서가 드러나 있군.

 

45. 윗글과 <보기>의 꿈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한밤중에 혼자 일어나 묻노라 이내

만리(萬里) 요양(遼陽)*을 어느 사이에 다녀온고

반갑다 학가 선용(鶴駕仙容)*을 친히 뵌 듯하여라

-이정환, 비가(悲歌)1-

*요양: 청나라 심양.

*학가 선용: ‘왕세자가 타던 수레신선의 용모를 뜻하는 말로, 볼모로 잡혀간 두 왕자를 이름.

대상에 대한 그리움이 바탕이 되어 있다.

화자의 내적 갈등이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대상에 대한 비판 의식을 우회적으로 드러낸다.

화자와 대상이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현실의 문제가 환상이라는 장치로 극복된 결과를 보여준다.

 

43

44

45

** 고전 시가 **

 

출전: 허난설헌, <규원가>

 

43. [출제의도] 표현상의 특징 파악하기

소상야우의 댓잎 소리 섞여 도는 듯 화표 천 년의 별학이 울고 있는 듯과 같이 대구법이 사용되었지만, 녹기금 연주소리에 대한 표현일 뿐 운명에 맞서려는 의지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44. [출제의도]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하기

천상의 견우직녀는 화자의 상황과 달리 일 년에 한 번은 만날 수 있으므로, 화자의 슬픔을 대변한다고 감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45. [출제의도] 작품 간의 공통점 차이점 파악하기

본문의 은 그리운 임을 보기 위한 수단이며 <보기>역시 볼모로 잡혀간 두 왕자에 대한 그리움으로 인한 것이다.

화자의 내적 갈등은 현실의 문제로 발생한 것이다. 현실의 문제가 꿈을 통해 극복되지 않았으므로, 그 결과 역시 나타나지 않는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오릭스 영양 | 작성시간 15.08.21 소중한 자료 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