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제망매가(祭亡妹歌) / 월명사 지음, 양주동 해독
(나) 향가의 해독과 작품 해석
[01~0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A] <생사로(生死路)는
生死路隱(생사로은)
예 있으매 ㉠두렵고
此矣有阿米次肹伊遣(차의유아미차힐이견)
‘나는 간다’ 말도
吾隱去內如辭叱都(오은거내여사질도)
못다 이르고 가느닛고.>
毛如云遣去內尼叱古(모여운견거내니질고)
[B]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於內秋察早隱風未(어내추찰조은풍미)
이에 저에 떨어질 잎같이,
此矣彼矣浮良落尸葉如(차의피의부량락시엽여)
한 가지에 나고
一等隱枝良出古(일등은지량출고)
가는 곳 모르온저!>
去奴隱處毛冬乎丁(거노은처모동호정)
[C] <아으, 미타찰(彌陀刹)에 만날 나는
阿也 彌陀刹良逢乎吾(아야미타찰량봉호오)
도(道) 닦아 기다리련다!>
道修良待是古如(도수량대시고여)
(나) 해독에 따라 향가는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근본적으로 향찰 해독이 어렵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해독이 어느 정도 일치된 작품은 해석의 폭은 넓지 않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 해석은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제망매가」 제2행의 ‘次肹伊遣(차힐이견)’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次肹伊遣(차힐이견)’은 한자의 음을 중심으로 분석한 입장[음차]과 한자의 뜻과 음을 함께 고려한 입장 [훈독과 음차]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독될 수 있다. 전자에 따르면 이 부분은 ‘저히고’[두렵고], ‘저흘이고’ [生 → 낳고 / ㉡眠 → 자고(영원히 죽고)], ‘즈흘이고’[의지하고] 등으로, 후자는 ‘멈흐리견’[머물거니와], ‘머믓그리고’[머뭇거리고], ‘아잇고’[어찌하릿고] 등으로 읽을 수 있다.
이러한 해독에 따라 작품의 주제와 분위기는 달라진다. ‘차힐이견’을 ‘두렵고’로 해독한다면 작품의 시작에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 화자를 만날 수 있고, ‘의지하고’로 읽는다면 죽음의 순간 절대자에게 귀의 하려는 화자를 발견할 수도 있다. 그리고 ‘머뭇거리고’의 해독을 따른다면 죽음의 문턱에서 삶에 대해 미련을 느끼는 화자의 마음을 읽을 수도 있다.
이처럼 향가 작품은 시어의 해독이 단순한 시구 해석에 머무르지 않고 작품 전체 주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01. (가)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영탄의 방식을 통해 시상을 전환하고 있다.
② 연쇄의 방식을 통해 시상의 초점을 모으고 있다.
③ 반복의 방식을 통해 시상에 역동성을 부여하고 있다.
④ 대구의 방식을 통해 시상을 병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⑤ 대조의 방식을 통해 시상을 여운 있게 마무리하고 있다.
02. <보기>를 바탕으로 할 때, [A]~[C]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제망매가」는 죽음에 대한 화자의 태도를 기준으로 세 부분으로 구분된다. 첫째 부분에서는 인간적인 차원에서, 둘째 부분에서는 생명체 일반의 차원에서 죽음의 문제를 고민하다가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를 극복하려는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① [A]: 생사의 길로 나누어지는 세상에서의 예고 없는 죽음이 ‘못다 이르고’에 드러나 있다.
② [A]: 가까운 사람을 떠나보내는 개인적 고통과 탄식이 ‘가느닛고.’에 드러나 있다.
③ [B]: 유한한 생명인 ‘잎’과 유한한 생명을 지배하는 힘인 ‘바람’이 대조를 이루며 드러나 있다.
④ [B]: 생명체 일반에 대한 무상성이 ‘가는 곳 모르온저!’에 드러나 있다.
⑤ [C]: [A]에서 [B]까지 고조된 번민이 ‘기다리련다!’에 드러나 있다.
03. (나)를 참고할 때 ㉠, ㉡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은 ‘次肹伊遣(차힐이견)’을 한자의 음을 중심으로 해독해서 풀이한 것이군.
② ㉠과 같이 풀이함으로써 1~4행에서 죽음을 두려워하는 정서를 느낄 수 있게 되었군.
③ ㉡과 같이 풀이하면 삶에 애착을 가진 화자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겠군.
④ ㉡도 ㉠과 같이 ‘次肹伊遣(차힐이견)’을 한자의 음을 중심으로 해독해서 풀이한 것이군.
⑤ ㉠과 ㉡은 모두 우리말로 해독된 여러 의미 중 하나일 뿐이므로 어느 것이 더 정확하다고 말 하기는 어렵겠군.